[오늘의사설] 文정부 자충수, “자칫 대화를 구걸로 비칠수도”

[오피니언타임스=박형재 기자] 정부가 북한에 800만 달러(약 9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다음날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인도적 지원으로 남북 경색을 풀려던 정부 입장에선 난감해졌다.

북한이 15일 오전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북태평양 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미사일의 최대 고도는 약 770여km, 비행거리는 약 3700여km로 판단된다고 합동참모본부는 밝혔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한의 도발은 이번이 11번째다.

정부는 전날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의 영유아, 임산부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사업에 800만 달러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현금이 아닌 현물 지원이라서 전용 가능성은 없다고 했지만 북한이 다시 도발해 옴에 따라 논란이 예상된다.

언론들은 “문 대통령이 전술핵의 한반도 배치는 반대하면서도 대북 인도적 지원은 서두르고 있다”며 “이런 타이밍에 대북지원을 꼭 해야하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장면 ©조선중앙TV 캡처

△조선일보: 文 대통령 "전술핵 배치 반대" 정부는 對北 지원 검토

조선일보는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미 CNN 인터뷰에서 ‘북핵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 자체 핵개발이나 전술핵 반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와대 안보실 차장 언급과 같은 것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우리 안보상황을 남 얘기하듯 하는 안보 책임자들의 생각이 놀라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핵에는 핵으로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은 진리다. 북핵에 대응해 미국 핵우산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핵 대 핵’이 절대적으로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북핵에 우리도 핵으로 맞서면 남북 평화가 유지되기 어렵다. 동북아 핵 경쟁도 촉발시킨다’고 했다. 북핵으로 남북의 군사력 균형은 ‘100 대 0’으로 무너졌는데 이게 평화인가. 5000만이 핵 인질로 북 집단에 굴종하면서 살자는 얘기로 들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전술핵 반대”“대북 인도적 지원” … 왜 이렇게 서두르나

중앙일보는 “통일부 당국자가 14일 ‘유니세프와 세계식량계획 등 유엔 산하 국제기구의 요청에 따라 800만 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아동과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영양강화 사업과 백신 및 필수의약품, 영양실조 치료제 사업을 위해서다”라고 전했다.

이어 “북한 동포에 대한 지원은 800만 달러가 아닌, 그 10배, 100배라도 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지금이 바로 그런 때인가에 대해선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 지 11일 만이고 이를 제재하는 유엔 결의안이 통과된 지 불과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을 뿐이다. 아무리 인도적 지원이라고는 하지만 생뚱맞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우려했다.

△매일경제: 이 판국에 대북 지원 재개 추진이라니

매일경제 역시 “과연 지금이 정부가 대북 지원을 해도 좋을 때인가 심각한 의문이 든다. 정부가 지원을 재개하면 무엇보다 폭주하는 김정은 정권에 잘못된 신호를 주게 된다. 북한은 문재인정부 들어서만 아홉 차례나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고 급기야 6차 핵실험으로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런 판국에 북한에 자금을 지원하면 자칫 대화를 구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북 압박에 긴밀한 공조가 절실한 국제사회에도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의 직접 당사자인 우리가 최고 수준의 대북 제재에 앞장서지 않고 엇나가는 듯한 인상을 주면 공조를 다지기 어렵다. 지금 급한 것은 대북 지원 재개가 아니라 핵과 미사일 위협에 맞설 수 있는 국민적 에너지와 지혜를 모으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주요 신문 9월 15일 사설>

경향신문 = 대통령이 당당히 나와 사과하고 바로잡아야 / 종교인 과세 2년 유예하라는 개신교의 뻔뻔한 요구 / 원전보다 단가 크게 낮아진 재생에너지의 경쟁력

서울신문 = 잇단 검증 실패 靑 인사 시스템 바꿔야 / 국제기구 통한 대북 지원 큰 틀에서 옳다 / 금융기관장 인사 흔드는 시민단체와 노조

세계일보 = 文정부, 원전 공론화 '공정성' 침해 말라 / 사드 괴담 퍼뜨린 여당 의원들, '이철우 언행' 보고 있나 / 대법원장이 사법권 독립 훼손 걱정하는 현실

조선일보 = 文 대통령 "전술핵 배치 반대" 정부는 對北 지원 검토 / '쇼 타임'은 끝나고 '성적표'가 날아오기 시작했다 / 결국 '이명박' 표적 적폐 청산, 軍엔 "北 더 신뢰" 인물까지

중앙일보 = "전술핵 반대" "대북 인도적 지원"…왜 이렇게 서두르나 / '정치 적폐'가 된 추미애 대표의 품격없는 언어 / 아이들 볼모로 한 사립유치원 '생떼 휴업'에 반대한다

한겨레 = 국민의당, '김명수 인준' 협조가 옳다 / 대북 인도적 지원, 남북 경색 푸는 계기 되기를 / 사립유치원 집단 휴원, 명분 없다

매일경제 = 이 판국에 대북 지원 재개 추진이라니 / 이념갈등이 재판독립 위협한다는 양승태 대법원장의 쓴소리 / SNS 위험성 일깨운 240번 버스 소동

한국경제 = '타성 깨는 지도자 에너지' 보여준 마크롱의 노동개혁 / "정규직화ㆍ최저임금 부담이 청년고용 위축시킨다" / 정부가 귀담아 들어야 할 방위산업 기업들의 '위기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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