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심화의 세상읽기]

자살을 부르는 그림자, 우울증①

[오피니언타임스=묘심화] 수험생 우울증이나 게임중독, 왕따, 군대, 취업, 외모, 비만 등의 이유로 우울감에 빠져 현실을 비관하거나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소중한 목숨을 자살이라는 비극으로 끝내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예전보다 신경정신과 의사들의 수가 늘고 심리 상담자들도 넘쳐나는 데 왜 환자는 점점 더 늘어만 가는 걸까? 갑갑한 작금의 사태가 아닌가 싶다.

차라리 암이나 성인병은 치료결과에 따라서 확실히 결말이 나지만 정신의 장애는 그 원인이 갈수록 복잡다양화하고 있어 환자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이나 사회 모두가 제대로 된 치유방안을 찾지 못해 고통과 슬픔 속에서 살아가곤 한다.

필자는 한순간의 잘못으로 평생 폐인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우울증 환자들을 보면서 그들이 어떻게 하면 밝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까 항상 생각하고 고민한다.

©픽사베이

20년 이상 이런 환자들과 만나면서 상담과 종교적 치유로 정성을 쏟아온 나로서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우울증과 자살은 가족과 사회가 포기하지 않는 한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다고. 오직 가족, 주위의 관심과 강한 의지만이 환자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를 찾은 사람들의 하소연은 한결같다.

“스님! 지금 우리 아이가 정신병으로 난동을 부리고 폭력과 폭언으로 가족을 괴롭혀 도저히 살 수가 없습니다. 학교를 안 가려고 합니다!”
“모든 것을 부정하고 말을 듣지 않습니다!”“누구와도 대화를 하지 않고 방문을 닫고 캄캄한 방에서 컴퓨터와 핸드폰만 하며 식사도 함께하지 않고 있습니다.”
“PC방에서 살고 있습니다!”
“혼자서 말하고 혼자서 웃으며 무서운 눈초리로 부모를 노려보며 대수롭지 않은 말에도 화를 냅니다!”
“집안의 기물을 파손하고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의심을 합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이러한 사연들로 아우성을 치는 하루가 될 때가 많다. 때론 ‘귀신이 보인다’ ‘귀신의 소리가 들린다’ ‘귀신의 냄새가 난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환청 환시 환각 불면 불안감에 시달려 술과 담배가 없으면 한시도 살아갈 수 없고 누군가가 자신의 행동을 감시하고 생각이나 행동, 말 등 모든 것이 지배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먹지도 않고 방안을 서성대며 가슴이 터질 것 같다고 온몸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다.

표정없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아래만 바라보며 모자와 옷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는가하면 지나치게 자주 씻거나 아예 씻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과 행동, 끝없는 의심과 대인기피, 공포에 의한 반항, 피해망상 등 그 증상이 너무나 다양하다.

이런 환자들이 생기면 가족들의 관심은 온통 환자에게 쏠리거나 우왕좌왕하며 걱정만 할뿐 뾰족한 대책없이 하루하루 지옥같은 생활을 하게 된다.
창피해서 주위에 말도 못하고 전전긍긍하면서 병들어간다.

필자가 그동안 이런 사람들을 수없이 접하면서 알게 된 것은 이 모든 증상들이 바로 현대인의 다양한 문화, 다양한 생활패턴, 온갖 스트레스로 인해서 발생된다는 점이다. 필자의 저서 ‘빙의’에서 설명했듯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신체만이 이런 몹쓸 증상에 시달리지 않게 된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요즘의 젊은 세대들이 이런 정신질환의 공격대상이 되는 것이다.

몸이 있는 신(神)은 정신(精神)이라 하고, 몸이 없는 신을 귀신(鬼神)이라 하는 데 올바른 정신을 가진 자는 절대로 이런 병에 노출되지 않는다. 귀신은 고통과 병고를 그저 맹목적으로 사람에게 주지는 않는다. ‘귀신이 그렇게 하는 데는’ 필연적으로 어떤 원인과 동기가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이런 환자들이 정신연령이 낮거나 IQ가 낮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 사람들이 천성이 매우 착하고 양심적이며 두뇌가 명석해 공부도 상위권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그들이 한순간 어떤 정신적 스트레스와 충격으로 인해서 차츰 비정상적인 정신상태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성격을 보면 대개 소심하고 내성적이다. 장래에 대한 희망은 높은 데 거기까지 도달할 용기가 없고 가족들의 기대에 큰 부담을 느낄 때도 이런 병적 증상이 나타난다.

어떤 환자들은 병원치료나 상담치료 자체를 두려워하고 꺼려한 나머지 주위에 숨기면서 몇 달, 몇년씩 방치되다 보니 영원히 폐인으로 살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과감히 문제를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반드시 치료가 될 문제다.

본인과 가족들이 병원치료를 거부하거나 종교적 치료가 비과학적이라 생각하며 거부하고 방치하다 사회 밖으로 영구 추방되는 그들을 볼 때마다 측은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도 이미 15년 전에 정신질환치료법에 ‘영적 치료’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세계적 방송인 영국의 BBC가 필자를 2005년 특집다큐멘터리로 제작한 적이 있다. 주제가 바로 빙의(Possession)였다. BBC는 필자가 있는 자비정사를 방문하여 6시간 동안 심층취재한 뒤 세계 40여개국에 소개했다. 방송 취재도중 종교적 영적치유 장면을 내보내면서 한 앵커의 말이 생각난다.
“한국 묘심화 스님의 빙의치료는 참으로 신기하고 놀랍다”

묘심화 스님이 세계적 정신치료사의 일인자라는 앵커의 설명이 있었다. 나에게는 참으로 영광스런 찬사였다. BBC에서 미스테리한 나의 영적 빙의치유를 과학적인 치료의 한 예로 전 세계에 소개한 것은 나의 영광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대한민국 정신의학의 승리요, 문화의 승리라고 나는 감히 말한다. 한국사회가 아직도 샤머니즘 정도로 치부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런 전통문화, 우리의 얼이자 우리의 자산인 정신문화를 세계 만방에 소개하면서 BBC는 영국 본사방송에 직접 출연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으나 당시 나의 사정으로 이뤄지지 못한 것이 너무나 후회스럽다.

또한 유명한 미국배우 리차드기어는 한국의 빙의와 티벳불교의 윤회사상을 높이 평가하면서 내가 자신을 초청해주면 기꺼이 방문하겠다는 말을 일본인 친구를 통해 전화로 문의해오기도 했다. 당시 나는 베스트셀러 ‘빙의’가 온 세상에 회자되는 바람에 너무나 바빴던데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배우였기에 마음에 부담도 컸었던 것 같다. 언젠가 그를 만날 기회가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자랑하려는 게 아니다. 불교 전통의식인 빙의치유 과정은 고통받는 환자를 구하고 죽은 원혼을 달래는 과학적 종교의식임을 밝혀둔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기회에 상술하겠다.

 묘심화

 법성종 종정스님 

 저서 ‘빙의’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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