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채연의 물구나무서기] 김성태 의원의 부적절한 행태에 대하여

[오피니언타임스=송채연] 서울 강서구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두고 지역주민과 장애인 학부모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5일 열린 ‘강서 지역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교육감과 주민 토론회’에서 장애학생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지역주민들에게 특수학교 설립 찬성을 호소하면서 크게 화제가 됐다. 여론은 이번 사태에 대해 이기주의와 님비(NIMBY)현상에서 비롯된 문제라며 설립 반대 주민들을 비난했다. 그러나 본질적인 원인제공자는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구 을)이다.

김성태 의원은 과거 총선을 앞두고 ‘강서 르네상스’ 공약을 통해 특수학교 설립이 예정된 부지(구 공진초등학교)에 국립 한방병원을 세우겠다고 공언했다. 지역주민들은 무조건적인 특수학교 설립 반대가 아닌, 그들의 투표권 행사를 근거로 김 의원이 한방병원 공약을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강서 주민들이 토론회에서의 인권감수성이 결여된 발언에 대해 비난을 받을지언정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한다는 사실 자체로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워런(Warren, 1978)의 지역사회 내 하위체계 기능 정의에 따르면, 지역 행정조직은 그 커뮤니티 내에서 사회 통제의 역할을 맡게 된다. 지역에서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해내면서 상위, 혹은 하위체계와 상호작용함으로써 사회는 안정성과 변화를 갖게 된다. 그러나 현재 김 의원을 비롯한 관련 책임자는 강서지역의 행정 조직으로서 요구되는 역할들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은 토론회장에서 ‘양측 간 갈등이 큰데도 왜 특수학교 설립을 강행하려 하는지, 왜 이러한 상황까지 오게 되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그는 장애학생 부모 측의 발언 중간에 퇴장해 버리는 매정함과 무책임함을 보였다. 이 사실이 불거지자 김 의원은 이번 토론회가 서울시 교육감이 주최한 자리이기에 자신은 중요하지 않은 인물임에도 화살이 날아오는 것은 억울하다며 불만을 호소했다.

그러나 이 특수학교 사태의 책임자는 김 의원이다. 그는 과거 총선에서 표를 얻기 위해 한방병원이라는 공략을 내세웠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지역주민과 장애학생 부모 간의 갈등이라는 대결구도를 내세우고 뒤로 빠지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논란을 중재해야 할 핵심 이해관계자가 문제를 회피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장애학생의 부모가 강서구에 특수학교를 수용해 달라고 무릎을 꿇고 호소해야 할 이유는 없다. 특수학교 설립은 ‘간곡히 부탁해야 하는 것’이 아닌 기본권에 해당한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어야 한다. 더욱이 강서 지역주민들에게 이를 허가해 줄 것을 부탁할 이유는 없다. 이 부지는 이미 적법한 절차와 과정을 통해 특수학교 설립이 예정돼 있었으며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지역주민 또한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특수학교 설립 철회를 요구하고, 장애학생 부모 측을 향해 비난의 말을 쏟을 이유가 없다. 한방병원 설립을 약속한 것은 이들이 아니다.

만일 지역사회에 한방병원이 설립된다면 누군가는 그 효용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다른 누군가에게 특수학교는 학습권 보장, 나아가 인간으로서 기본권과 생존권을 보장받는 문제이다. 서울시 교육청은 계획대로 강서 특수학교 설립을 진행해야 한다. 김 의원은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송채연

  대한민국 218만 대학생 중 한 명. 그냥 평범한 직장인이 될래요.

  오피니언타임스 청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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