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판매량, 올해도 회복 기미 안보여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계속되는 위스키시장의 한파에 디아지오코리아, 페르노리카코리아 등 업체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위스키 판매량은 2008년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올 1분기도 37만1634상자에 그쳤다. 지난해 동기간보다 6.3% 줄었으며 2015년과 비교하면 13% 이상 감소한 수치다.

주류업계에선 올해 위스키 판매량이 지난해 167만상자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선 아직 위스키소비가 살아날 조짐이 없다”며 시장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주류와 비교하면 국내 소비자들이 얼마나 위스키를 외면하고 있는지 드러난다. 국세청의 국내 주류 출고 현황에 의하면 위스키는 2005~2015년 동안 출고량이 90% 이상 급락한 유일한 술이다. 고객이 위스키를 사지 않으니 도·소매업체들도 위스키를 쌓아둘 이유가 없는 것이다.

위스키업체들은 시장 침체에 직격탄을 맞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보면 조니워커와 윈저로 유명한 디아지오코리아는 2012~2013년 매출액 3599억원을 기록했으나 2015~2016년에는 3420억으로 떨어졌다. 임페리얼과 발렌타인으로 알려진 페르노리카코리아는 같은 기간 매출액이 1307억원에서 1055억원으로 줄었다.

국내 위스키시장이 침체된 이유는 위스키 소비가 경제 사이클에 맞춰 움직여서다. 고급 술인 위스키는 소주나 맥주같은 대중주와 달리 주류업소에서 주로 판매된다. 고객이 비싼 가격을 감당할 수 있어야 위스키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이다.

즉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지부진한 국내 경제를 고려하면 소비자들은 위스키에 지갑을 열 만한 여력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이 맥주에 위스키를 섞는 폭탄주에서 소주와 맥주를 조합하는 소맥으로 옮겨간 것도 원인이다.

양주 종류도 진, 데킬라, 보드카, 브랜디 등 다양화가 이뤄졌다. 소비자로선 양주를 고를 때 과거처럼 위스키를 고집하지 않고 취향에 따라 고르게 된 셈이지만 위스키시장엔 악재로 작용했다.

위스키업체들은 불황을 이기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위스키 도수를 낮추고 가격을 깎은 소용량 제품을 판매한다. 이들은 위스키의 고급 술 이미지에 맞지 않게 할인 프로모션을 시행하기도 한다. 페르노리카코리아의 경우 젊은 층에게 접근하기 위해 위스키 광고에 웹툰을 활용했다.

일부 위스키업체는 다루는 주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기네스와 하프, 킬케니 등 맥주를 위스키와 함께 취급하고 있다. 국내 위스키업체 골든블루는 최근 지역특산주를 생산하는 오미나라와 협약을 맺었다. 골든블루는 오미나라가 생산한 전통주를 전국에 판매할 계획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위스키업체가 다양한 주류를 팔아 매출 부진 리스크를 더는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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