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의사진]

[오피니언타임스=동이] 주말 혼사에 갔다가 지인부부들과 함께 커피숍에 들렀습니다. 앉고 보니 탁자 위에 50원짜리와 10원짜리 동전이 하나씩 놓여 있습니다.

©동이

동전의 정체를 놓고 잠시 얘기가 오갔습니다.
“앉았던 손님이 깜빡하고 두고 간 것같다”
“아냐~ 동전이라 들고 다니기 귀찮아서 그냥 놓고 간 걸 거야~”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사유는 분명치 않았지만 커피숍에서 10원짜리나 50원짜리 동전을 주고받을 일이 없으니 누군가 동전을 놓고 갔음이 분명하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이 동전 두 닢을 어찌해야 하나?” “10원짜리나 50원짜리가 아니고 지폐였다면?” “현금입출금기에서 주인잃은 스마트폰이나 신용카드를 만나면 어떻게 하나?” 등등으로 얘기가 진전됐습니다.

“주워서 돌려주어야죠... 잃어버린 사람 생각해서...”
“요새는 신용카드든 지갑이든 스마트폰이든 줍지 않는 게 좋다고 하더라구~ 돌려주려면 경찰서가서 신고해야지. 신고하면 습득경위 묻고 분실물 처리할 때까지 여간 번잡스럽지 않대요~ 그러니 차라리 그대로 두는 게 낫다고 하더라구~”

“돌려주겠다고 줍는 순간 도둑으로 몰리는 수도 있대요. 어떤 이가 지갑을 주워 신고했다가 나중에 잃어버린 사람이 나타나 그 지갑에 들어있던 돈이 없어졌다고 해서 낭패를 본 일이 있다고 들었어요~”
“신용카드도 마찬가지래요. 주워서 신고해봤자 복잡하기 이를 데 없고... 요샌 봐도 못본 척하고 지나간다고들 해요~”
“요즘 카드 잃어버린 사람들도 카드 안찾아요. 분실신고 내고 새로 발급받는 게 훨씬 편하고 빠르니까요~”

그러고 보니 습득한 물건을 찾아주는 일도 쉽지 않은 세상이 됐습니다. 돌려주는 일이 번거롭고 복잡한데다 자칫 도둑으로까지 몰릴 수 있다는데 누가 선뜻 나서겠습니까?

©동이

그날 동전 두닢은 사진처럼 쟁반에 담아 프런트에 반납했습니다. 커피숍에선 그걸 어떻게 처리했을지 모르겠지만서도.

10원짜리나 50원짜리나 돈 취급 못받는 세상입니다. 특히 10원짜리는 마트나 공과금 외엔 용처가 거의 없습니다.며칠 전 지하철 역에서 한 노인은 “배고프다~저녁 사먹게 천원만 주라~”며 행인에게 손을 내밀고 있더군요. 구걸단위도 천원시대가 된 겁니다.

거창한 화폐개혁을 논하기 전에 10원단위 거래만이라도 사사오입하거나 절사하는 정책을 펴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언제까지 돈 취급도 못받는 10원짜리 동전을 계속 발행하고 유통시킬 건지... 이즈음 통화당국이 고민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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