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이백자 칼럼
유머의 본질[이백자칼럼]
김진명 | 승인 2017.09.28 15:17

[논객닷컴=김진명] 언제부터 73만명이란 거대한 인구가 새디스트적 성격을 갖게 됐을까.

늦은 밤, 어느 페이스북 페이지를 마주하고 잠이 달아나버렸다. 팔로워 73만명을 보유한 유머저장소라는 곳이다. 직접 팔로우하진 않지만 친구들의 좋아요나 댓글에 의해 본의 아니게 구독 중이었는데, ‘유머’를 앞세운 이 페이지는 어떤 특정인을 여성 그룹으로 치환해 비난하며 웃음을 유발하는 일이 잦았다. 평소에도 이런 글들을 보면 화가 났는데 이날은 더 심각했다.

아기를 안고 있는 한 아주머니가 버스에서 고성을 지르는 영상이 모자이크 처리도 없이 업로드 되어 있었다. 해당 영상에는 “역대급 개진상녀, 토할 것 같다”는 설명이 달렸다. 댓글에는 관리자가 직접 “(남성 성기가) 서지도 않을 것 같은데 애는 어떻게 낳았냐”고 비아냥댔다.

명백한 인신공격이었다. 누가 어떤 잘못을 했던 간에 이렇게 '매질'해서는 안 된다. 이런 식의 마녀사냥에 의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연예인들이 한둘이 아니다. 살인 무기와 같은 위험한 행동이다.

유머저장소라는 페이지 이름이 낯부끄럽다. ‘유머’라니. 언제부터 73만명의 인구가 새디스트가 된 것일까? 유머는 나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혀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나보다 강자에게, 힘으로는 덤비지 못할 정도의 거대한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 사용하는 방법이 풍자와 해학이고, 그것이 유머인 것이다.

약자를 괴롭히고 때리는 모습을 보고서 우리는 웃을 게 아니라 울어야한다. 해당 페이스북 페이지에 인신공격적인 게시글을 지워달라 요청하는 메세지를 보냈다. 이게 맞는 방법인지, 모르겠지만 행동하지 않고 지켜보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풍자와 해학, 유머가 잃어버린 본래 의미를 찾길 바란다.

김진명  myung0314@naver.com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매체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논객닷컴 |(03129) 서울시 종로구 김상옥로 24, 902호 | 대표전화 : 070-7728-8565 | 팩스 : 02-737-88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형재
제호: 논객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78 | 등록일 2011년 9월 27일 | 발행일: 2011년 10월 1일 | 발행ㆍ편집인 : 권혁찬
Copyright © 2017 논객닷컴.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