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청탁받고 비판 기사 재배치…조선 “언론과 똑같은 규제 받아야”

[오피니언타임스=박형재 기자]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청탁을 받고 뉴스 배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네이버는 2016년 10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아 연맹을 비판하는 기사를 잘 보이지 않게 의도적으로 재배치했다. 연맹의 팀장이 네이버의 K 이사에게 “비판 기사를 잘 보이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하자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이와 관련 네이버 한성숙 대표가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그동안 네이버의 뉴스 조작 의혹이 끊이지 않았지만 실제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는 뉴스와 미디어 검색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네이버가 뉴스 편집권을 이용해 여론을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지적은 최근 꾸준히 제기됐다.

언론들은 “포털은 이미 단순 기사와 정보 전달자가 아닌 편집과 배포라는 언론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실시간 검색어 조작 의혹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제3자에 의한 감시와 견제 등 투명성 확보 대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중앙일보: 충격적인 네이버 뉴스배치 조작, 공정성 대책 시급해

중앙일보는 “국내 최대 포털기업 네이버가 외부 청탁을 받고 뉴스 배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동안 국민적 불신이 팽배했던 뉴스 조작 의혹의 일부가 밝혀졌다는 점에서 그 파장과 충격이 간단치 않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감사 결과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처음으로 조작을 시인했다. 네이버 스스로 공정성과 신뢰성에 구멍이 뚫린 걸 인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네이버의 뉴스 배치 조작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아 이뤄졌다. 지난해 10월 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이 네이버 스포츠 담당 간부에게 ‘연맹 비판 기사를 잘 보이지 않게 재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청탁자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문자 메시지도 남겼다. 뉴스 배치 조작이 이번만이 아니었던 셈이다”라고 덧붙였다.

△경향신문: 뉴스 배치 조작·시장 독점 네이버, 이대로 둬야 하나

경향신문은 “네이버는 국내 뉴스·미디어 검색의 70% 이상을 장악한 미디어 공룡이다. 그동안 네이버는 언론사의 기사를 받아 재배치하기 때문에 언론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일로 네이버가 언론의 본질적 기능의 하나인 편집을 하고 나아가 의도적 기사 재배치 등 여론 조작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네이버가 뉴스 편집 조작을 신속히 시인하고 보완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이것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경향은 “섣부른 규제로 네이버를 위축시키는 것은 안된다. 그러나 네이버도 이제 언론사로서 합당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 온라인 분야는 사업 영역을 획정하기 어려워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네이버의 논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공룡이 된 포털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뉴스 조작 사실 처음 인정한 네이버

조선일보 역시 “미디어·검색 시장을 독점하는 네이버의 뉴스 영향력은 막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네이버는 언론 의무나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가장 영향력이 큰 사이트가 뉴스 배치 및 편집을 통해 여론 조작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얼마 전에는 네이버가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특정 후보와 정당에 유리하게 기사 배열을 했다는 분석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됐다. 네이버의 검색 순위가 불법적으로 조작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네이버는 언론이 아니라면 뉴스 장사를 그만두거나 언론과 똑같은 법적 규제를 받는 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신문 10월 23일 사설>

경향신문 = 아베 정권의 개헌선 확보가 일본ㆍ한국에 드리운 그림자 / 뉴스 배치 조작ㆍ시장 독점 네이버, 이대로 둬야 하나 / 불가피해지는 금리 인상, 가계부채 대책 세워야

서울신문 = 에너지 정책 '공론화위 含意' 제대로 반영해야 / 박근혜 출당, 보수 재건의 기점 삼아야 / 청탁받고 뉴스 배치 조작한 '공룡 포털' 네이버

세계일보 = 에너지 백년대계 수립 위한 '전문가 공론화' 필요하다 / "민주주의는 北 미사일보다 강하다"는 문 대통령 발언 / 뼈를 깎는 쇄신은커녕 서로 네 탓만 하는 한국당

조선일보 = 文 대통령 '그래도 脫원전' 누굴 위한 고집인가 / 뉴스 조작 사실 처음 인정한 네이버 / 자유한국당 또 이전투구 내분, 아직 덜 망했다

중앙일보 = 신고리 재개 청와대 입장 표명, 내용ㆍ형식 모두 실망스럽다 / 충격적인 네이버 뉴스배치 조작, 공정성 대책 시급해 / 벼랑에서 아베 정권 구해낸 북핵 위기

한겨레 = "원전 축소 말라"는 야당ㆍ보수언론의 공론조사 왜곡 / '박근혜 출당' 놓고 이전투구, 자유한국당의 꼴불견 / 반려동물 인구 1천만 시대, 제도ㆍ에티켓 점검해야

한국일보 = '원전 도그마' 탈피해 미래지향적 에너지정책 모색하길 / 뉴스배치 조작 드러난 네이버 언론으로서 공공성 자각해야 / 한국당, 쇄신 경쟁도 모자랄 판에 이전투구라니

매일경제 = 반려견 키울 자격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 탈원전 정책, 공론화위 설문 결과만으로 밀어붙일 사안 아니다 /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적폐청산 공방에 실종된 정책 국감

한국경제 = 흔들리는 日ㆍ獨 제조업 신화, 한국엔 기회다 / '속도 조절' 필요한 공약, '탈 원전' 말고도 많다 / 법인세 인상 앞서 외국 IT기업 조세회피부터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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