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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군 총장의 서울공관, 이젠 통폐합해야[김준범의 동서남북]
김준범 | 승인 2017.10.30 11:18

[논객닷컴=김준범] 이번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두 가지 사안은 일찌감치 제 때에 했어야 할 일을 오래 방치해 둔 결과 나타난 문제들이다. 하나는 서울에 있는 각 군 참모총장과 해병대 사령관의 공관에 관한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국방부 차관의 서열에 관한 문제 등이 그것이다. 가뜩이나 많은 개혁과제 위에 숟가락 하나 더 얹는 모양새가 된 셈이다.

문제의 핵심은 각 군 본부가 충남 계룡대로 이전한지 30년이 다 돼 가는데 왜 아직도 서울에 있는 공관을 정리하지 않고 이중으로 낭비하고 있느냐는 것이고, 또 하나는 국방부 차관은 국방장관 다음 제2인자 위치에 있어야 할 텐데 왜 각 군 대장보다 서열이 낮게 돼 있느냐는 것이다.

©김종대 의원실

육·해·공군과 해병대 사령부는 80년대 후반부터 본부를 계룡대로 이전한 이후에도 서울에 있는 공관을 그대로 유지해 오고 있다. 육참총장과 해병대 사령관은 서울 한남동에, 해·공군 총장은 동작구 대방동에 공관을 두고 있다.

3군 가운데 육군은 가장 형편이 풍족해서 한남동으로 공관을 옮긴 이후 얼마 전까지도 국방부 청사 안에 있던 원래 공관을 서울사무소로 사용했었다. 이에 비해 해군은 총장 공관을 여러 번 옮겨 다녀야 했다. 1950년대는 부산, 60년대는 서울 남산, 70년대는 한남동, 90년대부터 지금의 대방동으로 각각 이사를 다녔다.

그러다가 5공화국 때 시작된 ‘재경(在京)부대 교외이전 계획’(1988.4.15)에 따라 먼저 육군과 공군이 1989년 7월, 해군이 4년 후인 1993년 6월 계룡대로 본부를 각각 이전했다. 이때부터 육·해·공 3군이 한 곳에 정립(鼎立)하게 되었다.

그 다음 해인 1994년 4월에는 해병대도 현재의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으로 사령부를 옮겼다. 각 군 본부가 이전하면 공관도 따라서 이전하기 마련이다. 계룡대 경내에는 3군 참모총장과 그 가족들이 생활할 수 있는 널찍한 공관에는 관리병·운전병 등 규정된 병력들이 상시 배치돼 있다.

그런데 3군 본부가 계룡대로 이전한 이후 아직도 서울 공관을 이중으로 유지, 사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번 국감에서 정의당의 김종대 의원은 1년 중 60일 남짓 밖에 사용하지 않는 서울공관을 하나로 통폐합 또는 폐지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이들 공관이 차지하고 있는 대지와 연면적(건평)을 사병 1인당 생활실(옛날 내무반) 면적, 그리고 광화문 광장의 면적 등과 비교하고 1년간 사용 일수를 조사해 봤다. 서울에 있는 총장 공관의 평균 연면적은 251평(828㎡)으로 사병 1명의 생활실 면적인 약 2평 보다 무려 131배가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육참총장의 서울공관은 7,543 평 대지 위에 연면적 328평으로 사병의 171배 ▲해참총장 서울공관도 4,216평 대지 위에 연면적 268평 ▲공참총장 서울공관은 1,820평 대지 위에 연면적 222평 ▲해병대사령관 서울공관은 2,961평의 대지 위에 연면적 185평 등이다. 여기에는 평균 7개의 방과 6개의 욕실 및 화장실이 딸려 있어 대저택 수준이다.

연중 사용 빈도도 지극히 낮아 2012~2016년 말까지 각 군 총장들이 사용한 시간은 평균 67일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계룡대 공관처럼 필요한 병력은 다 배치돼 있다. 모 육참총장과 해병대 사령관은 자기 가족들을 서울 공관에 거주시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지휘관 한 명을 위해 이렇게 많은 방과 화장실이 왜 필요하냐?”고 지적했다.

서울 한남동 공관 단지에는 △외교부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육참총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해병대 사령관 공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외교·안보 관련 부처의 공관이 한 곳에 모여 있는데 통일부 장관은 아예 공관이 없다. 만약 이곳에 통일부 장관 공관이 생긴다면 외교·안보·통일 관계 장관들이 언제든지 머리를 맞대고 현안을 논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이곳 해병대 사령관 공관을 통일부 장관 공관으로 전용하는 방안이 제기된 적도 있었지만 해병대 예비역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는 바람에 없던 일이 돼 버렸다고 한다.

©국방부

이번 국감에서 제기된 또 하나는 국방부 차관의 서열에 관한 문제다. 군예식령(軍禮式令)에 따르면 우리나라 군 서열은 국방부장관→합참의장→육·해·공군 참모총장→대장→국방차관 순으로 돼 있다. 서열상 차관이 대장들 보다 아래인 것이다.

현재 우리 군에는 대장이 8명이다. 함참의장과 3군 참모총장, 육군 1,2,3 야전군 사령관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이다. 국방차관의 서열이 8명의 대장 다음이니 아홉 번째가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민주국가에서 국방차관은 국방부 장관 다음 서열이다.

미국·일본은 물론 프랑스·독일 같이 문민통치(civilian control)의 전통이 확립돼 있는 유럽 국가에서도 국방차관은 합참의장·각 군 참모총장 등 대장보다 위에 있다. 따라서 국방장관 유고시에는 서열 2위인 차관이 장관의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우리도 장관 유고시에는 차관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돼 있지만 합참의장과의 관계가 애매모호하게 돼 있는 게 사실이다.

이번 국감에서 무소속의 이정현 의원(순천)은 “장관 부재시 합참의장이 자신 보다 서열이 낮은 국방차관을 보좌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며 국방부의 해석을 요구했다. 이에 국방부는 국군조직법과 정부조직법을 근거로 “국방부 장관이 부재중일 때 합참의장이 차관을 보좌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장관은 합참의장을 지휘·감독하며, 장관 부재시 차관이 장관의 직무를 대행하므로 합참의장의 보좌는 타당하다고 해석한 것이다. 이처럼 국방부의 해석이 옳다고 하더라도 차관의 서열이 대장에 앞서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차관이 장관의 직무를 대행할 수 있다는 것과 차관의 서열이 대장 보다 앞으로 가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서열을 바꾸기 위해서는 전두환 5공 때 만들어진 현행 공무원 직급체계를 개정해야 한다.

이에 따르면 참모총장과 합참의장(대장) 등은 행정부의 장관·서울시장·검찰총장·대법관·국회의원 등과 동일 직급으로 분류돼 있다. 군단장(중장)은 행정부 차관보·검사장·지방법원장 등과 동급이다.

또 사단장(소장)은 행정부 각 실장·도의 부지사나 광역시 부시장·치안정감·차장검사·부장판사 등과 동급이고, 지방의 군수와 부장판사들은 대대장(중령)급으로 분류된다. 군부의 위세가 등등하던 5공 시절 너무 비대칭적으로 만들어진 공무원 직급체계 역시 늦었지만 개정돼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각 군 총장의 서울공관 문제에 대해 윤광웅 전 국방부 장관(75)은 “각 군 본부를 계룡대로 이전할 때 함께 정리됐어야 했는데, 당시 군사 우위의 사회 분위기에서 서울 공관을 합리적으로 처리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시하고, “이제라도 합리적으로 재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군은 90년대 초 문민정부 출범이후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있던 부지 등을 과감하게 해제해 왔다. 군이 과도하게 점유하고 있는 부지나 시설은 공공 자산의 효율적 배분 원칙에 따라 마땅히 해당 지자체에 돌려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각 지자체는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효율적인 활용방안을 찾을 것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김준범

 (주)대한공론 상임 고문

 전 국방부 국방홍보원 원장

 전 중앙일보 정치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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