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도 가열시 발암물질 발생가능성… 미·유럽 테프론 사용 금지에도 식약처 규제 ‘깜깜’

[오피니언타임스=박종국 기자] 폐암이 한국여성의 사망원인 1위로 올라서면서 주방환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주부들이 자주 사용하는 프랜이팬의 코팅재료인 테프론(PTFE, 열에강한 프라스틱)과 접착용매(불소수지 PFOA)에 대한 발암성 논란이 일고 있다.

열에 강하고 눌러 붙지 않는 프라이팬의 비밀은 테프론 코팅에 있다. 국내 대표 브랜드인 테팔(테팔계열사의 열화코팅제 PFHxA), 해피콜(듀폰사 테프론) 등 대부분의 제품이 테프론 계열의 코팅재료와 접착용해물질을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테프론코팅은 200도 이상의 열을 가하면 접착용매에서 과불화화합물(PFCS)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각종 연구를 통해 폐암 간암 뿐만 아니라 뇌분비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유럽과 미국에서는 테프론 코팅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미국은 테프론접착용매 사용을 2015년 금지시켰다. 반면 국내는 200도 이상 가열되지 않는 조건에서 프라이팬의 사용을 권고하고 있는 게 전부다.

또 테프론(Polytetrafluoroethylene)을 가열하면 독성가스인 PFIB 등이 만들어져 사람의 호흡 기관에 심각한 위험을 낳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이, 토끼, 알비노 쥐에 대한 실험에서 장기출혈, 뇌, 비장과 폐의 출혈, 신장장애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 업계 1위인 테팔은 ‘티타늄 코팅’, 해피콜은 ‘다이아몬드 코팅’을 강조하며 논란의 테프론과 접착용매(PFOA,PFHxA)등을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광고 했다. 실상은 달랐다. 식약처와 정부 연구기관의 성분확인결과 다수의 프라이팬이 ‘테프론코팅’을 쓰고 있었다.

업체의 주장처럼 티타늄과 다이아몬드가 들어 있지만 소량에 그쳤다. 테프론(PFFE)과 PFOA관련 소재를 쓰지 않는다는 테팔 측에 함유성분 확인을 요청했지만 회사영업비밀이라는 본사의 방침에 따라 응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프라이팬은 알류미늄판에 테프론과 접착용매인 과불화화하물(PFOA, PFHXA)을 첨가해 만든다.

문제는 이들 제품에 열을 가했을 때 PFOA PFHxA 등이 휘발하면서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온다는데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정부기관 연구원은 “국내 스테인레스, 세라믹 프라이팬을 제외한 모든 제품은 듀폰사의 테프론과 용해물질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5월 공정위는 프라이팬 일부업체의 부당광고 행위에 대해 경고조치를 내렸다. 불소수지로 내부 코팅을 하고도 다른 공법으로 코팅한 것처럼 광고했다는 이유였다. 200도 이상 가열되지 않는 조건에서만 사용하라는 권고는 하나마나한 조치라는 비판이 계속되는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

2013년 국립환경과학원이 표면의 코팅재를 조사한 결과 △테팔(PFHxA 0,0112) △다이아몬드 (PFDA 0,01123) △쿡웨이(PFOA 0,043) △알루미늄제(PFHxA 0,0081) △울트라라이트팬(PFHxA 0,0081) △리빙티타늄(PFHxA 0,00064) 프라이팬에서 관련 물질이 검출됐다. 프라이팬 10개당 4개꼴이었다.

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와 고영림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최근 국제학술지에 국내 산모 264명의 모유에 포함된 과플루오르 카르복실산(PFCAs), 즉 과불화화합물 17종의 농도를 분석한 논문을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산모 모유 검출율이 81.8%나 됐다. 전문가들은 “ 코팅제 프라이팬의 사용을 자제하고 불편하더라도 스테인레스 혹은 세라믹코팅이 된 제품을 사용할 것과 기존 프라이팬을 쓸 경우 2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음식을 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같은 사정을 잘 아는 식약처지만 아직 PFOA관련 기준과 규격설정을 하지 않고 있다. 식약처관계자는 “프라이팬은 음식과 함께 열을 가해 200도를 넘기 힘들고 시중제품을 가혹한 조건에서 실험한 결과에서도 인체에 무해한 수준의 PFOA가 검출돼 안전하다”며 과도한 염려는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이외의 열에 의해 발생하는 다른 유해가스에 대해서는 인체실험 등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분당서울대병원의 연구보고서(2003~2015년)에 따르면 여성사망원인 1위 폐암환자의 수술자 957명중 92.7%가 비흡연자였다.

비흡연자 여성의 폐암원인으로는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와 발암물질의 흡입때문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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