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구의 문틈 금융경제]

[오피니언타임스=김선구] 세계 여러 나라를 경제적으로 비교하는 통계 중 흔히 오해를 부르는 것은 일 년 동안의 경제활동을 측정하는 숫자(플로우)와 오랜 기간에 축적된 경제적 자산과 부채(스톡)를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는데서 기인한다.

우리나라처럼 후발선진국은 최근의 경제성과가 선발선진국에 비해 좋지만 쌓여있는 부는 상대적으로 적다. 이런 문제는 국가적으로 사회안전망에서 서유럽국가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게 하고 개인적으로는 은퇴 후 준비가 부족한 상황을 불러온다.

©픽사베이

2017년 여름에 발표된 OECD 2016년 노동 관련 통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OECD 통계는 2015년 말 기준으로 35개 회원국을 망라하고 있다.

35개 OECD회원국 중 우리나라는 일본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위정자들은 이 비교를 자랑할지 모르나 이는 실업률통계가 갖고 있는 한계와 나라별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업률 통계를 작성하는데 있어 실업이란 최근 일정 기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나 일자리를 못 얻는 경우로 정의된다.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여 포기한 사람들은 경제활동인구에서 아예 제외되고 실업자 수에서도 빠지다보니 실업률 통계만 별도로 보다가는 오해하기 쉽다.

실업상황을 깊이 있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실업률에 더해 경제활동인구 비율, 65세 이상 노인 경제활동 참여 비율과 경제활동참여자중 자영업자 비율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게 좋다.

35개 OECD 회원국 중 자영업자 비율이 우리(25.9%)보다 높은 나라는 그리스, 터키 멕시코뿐이고 유로지역평균은 15.6%이다.

자영업자 비율이 높아지는 주된 이유는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서인데 자영업에 내몰리는 숫자가 늘어날수록 적정한 수익을 내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또한 복지가 갖추어질수록 65세 이상 노인이 경제활동을 하는 비율은 낮아지기 마련이나 노후준비가 부족한 우리나라는 31.3%의 노인층이 경제활동에 나서고 있어 프랑스의 2.7%, 독일의 6.1%를 비롯하여 10% 초중반대인 서구는 물론 이웃나라인 일본의 22.1%와 비교해도 크게 높은 수준이다.

또한 실업률과 함께 읽어야할 통계인 경제활동참여비율에 있어 우리나라는 68.3%로 스위스나 스웨덴의 80%대나 서구 여러 나라의 70%대 그리고 일본의 75.9%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는 실업자로 통계에는 잡히지 않으나 실제는 취직을 원하는 많은 실업자들이 일자리가 부족하여 구직을 포기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업통계는 철저하고 정확해야하는데 OECD 통계에서 유독 우리나라만 1개월 미만 실업자통계가 잡히지 않고 1년 이상 실업자 수는 불과 3600명이라 우리나라 통계의 신뢰성을 의심케 한다.

실질적인 실업자가 실업자로 통계에 잡힐 때 정부의 관련 대책이 좀 더 능동적으로 바뀌리라는 기대는 지극히 상식적이다.

 김선구

 전 캐나다 로열은행 서울부대표

 전 주한외국은행단 한국인대표 8인 위원회의장

 전 BNP파리바카디프생명보험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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