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의 어원설설]

‘꼬마~야 꽃신 신고~ 강가에나 나가 보렴~ /오늘 밤~엔 민들레~ 달빛 춤출텐데~ /너는 들리니~바람에 묻어 오는~/고향 빛 노래 소리~ 그건~ 아마도 불빛처럼~/예쁜 마음~일거야~’ 

산울림(김창완)이 부른 ‘꼬마야’란 노랫말입니다. 동심을 자극하는 가사와 솜사탕같은 곡으로 7080 가요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곡이죠.

‘꼬마’는 즐겨 쓰는 말이지만 생긴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게 통설입니다. ‘꼬맹이’‘꼬매’에서 ‘꼬마’로 변했다고 하죠. 일부 지방에선 지금도 꼬마를 ‘꼬매’라 부릅니다. 꼬맹이도 ‘꼬매+ㅇ+이’로 나눠볼 수 있으니 꼬매가 말뿌리라 할만합니다.

작은 아이를 지칭할 때 ‘쪼꼬만 애’ ‘쪼끄만 애’라고도 했습니다. ‘쪼꼬만’이나 ‘쪼끄만’은 ‘조그맣다’ ‘쪼그맣다’에서 온 말이죠. ‘쪼꼬만게~’ ‘쪼꼬맨게~’ ‘쪼꼬맹게~’ ‘쪼꼬맹이~’라고도 불렸습니다.

때문에 쪼꼬맹이에서 ‘쪼’가 탈락해(이유는 불확실하나 축음으로 추정) 꼬맹이, 꼬매>꼬마로 진화된 게 아닌가 합니다.

꼬마를 꼬마동이, 땅꼬마라고도 했습니다. ‘꼬마동이’의 동이가 어린 아이란 뜻이고 보면 ‘키작은 어린 애’란 뜻이죠. 땅꼬마 역시 ‘땅에 닿을 정도’로 작은 꼬마. 접두어 ‘땅’은 ‘땅딸이’(키가 매우 작고 몸집이 옆으로 딱 바라진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의 ‘땅’과 같다 하겠습니다.

쪼꼬매의 말뿌리가 될 ‘쪼꼬맣다’는?

‘조그맣다’ ‘조그마하다’에서 강한 발음으로 변화된 걸로 추정됩니다. 유사어로 ‘자그마하다’가 있죠. 역시 작다는 뜻으로 ‘잘다’ ‘조금’ ‘좀’ ‘쫌’ ‘쪼끔’으로도 진화됐으리라 봅니다.

제주도 특산물가운데 자리돔으로 담근 자리젓이란 게 있습니다. 자리돔은 아주 작은 돔과의 어류로 ‘자리’엔 작다는 뜻이 담겨있습니다.‘짜리몽땅하다’할 때의 ‘짜리’ 역시 ‘자리’가 되게 발음되면서 생긴 말이겠죠.

조막손(손가락이 없거나 오그라져 펴지 못하는 손)도 애초 ‘조그마한’ 손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합니다. ‘조막’ ‘조막만하다’ 등등의 표현도 파생됐음직합니다.

‘조막’이 ‘주먹’의 모음조화 현상에 강조의미가 들어간 것이란 설도 있습니다.

주먹은 동사 ‘쥐다’에서 온 것으로 보이죠. ‘쥠’이나 ‘줌’이나 ‘잼잼’이나 다 말뿌리가 ‘쥐다’로 추정됩니다.

‘잼잼’은 어린아이의 행동발달을 촉진시키기 위해 시켰던, ‘주먹을 쥐었다 폈다’하는 동작. ‘주먹쥐다’의 ‘쥠’이 쥠쥠>잼잼이란 반복동작어로 진화됐으리라 쉽게 추정됩니다.

주먹도 줌+억(명사형 어미)으로 분해가 가능하니 ‘쥠’은 ‘줌’으로도 갔습니다. 주머니 역시 줌+어니(접미어)로 볼 수 있죠. 주먹을 넣는 공간?

한줌의 ‘줌’은 ‘한주먹거리도 안된다’의 한주먹과도 통하죠.

일설은 꼬마의 어원이 고어 ‘고마’라고 얘기합니다. ‘고마’란 본래 첩, 젊은 아내란 뜻의 고어에서 ‘고마’의 ‘귀여운 이미지’가 진화돼 작고 귀여운 아이란 뜻의 꼬마로 진화됐다는 게 설의 근거입니다. 이러한 주장이 엉뚱하지는 않지만 여성을 지칭하는 명사가 중성명사로 바뀌는 과정이 생략돼 다소 아쉽죠.

쥐다>쥠, 줌, 주먹, 조막>조그맣다, 자그맣다>작은, 조금, 좀, 쪼끔, 작달막하다 등등이 ‘자그마하다’와 ‘쥐다’라는 말과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친족관계어’로 왕성하게 진화해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말이란 게 오랜 세월속에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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