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대형 렌터카업체 인수합병 작업은 무분별한 문어발식 사업확장의 전형으로 시장정의에 반하며 독과점화로 중소 영세렌터카 사업자들의 몰락과 청년실업을 심화시킬 것이 자명하다. 당국에서 제동을 걸어줄 것을 전국 1000여 렌터카 사업자 및 4만여 종사자들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간곡히 호소한다.”

전국 렌터카 사업자와 종사자 일동이 “현대차 그룹의 렌터카사업 진출을 저지해달라”며 일간지에 낸 호소문입니다.

이들은 “캐피탈사와 자동차 제조사를 보유한 현대차그룹이 렌터카시장에 진출하면 전국 96%의 중소사업자가 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며 “렌터카사업의 건전한 발전과 동반성장을 위해 현대차그룹의 렌터카 사업진출은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기아자동차까지 소유한 시장점유율 80%인 독과점기업으로 이미 현대캐피탈을 통해 저렴한 금리와 할인된 차량가격으로 렌트시장을 잠식하고 있으며, 영세 렌터카업체들은 사업에 필요한 자동차 구매와 자금조달의 대부분을 현대차와 현대캐피달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거대자본이 또 다시 계열사를 통해 렌터카시장에 본격 진출하면 땅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으로 시장봉쇄에 의한 렌터카시장의 독점화를 심화시켜 가격인상 및 소비자 피해, 영세업체 도산, 청년실업 급증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호소문에 렌터카업계 ‘위기의 실상’이 담겨있습니다.

증권가에는 오래 전부터 현대차그룹이 AJ렌터카를 인수할 거라는 설이 나돌았습니다. 이와 관련, AJ네크웍스는 최근 매각설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AJ네트웍스는 AJ렌터카의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당사 지분매각 등을 포함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인수가능성을 뒷받침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는 게 입장입니다.

AJ렌터카를 인수할 회사로는 현대차 계열의 현대글로비스, 현대캐피탈 등이 거론됩니다. 특히 글로비스는 정의선 부회장이 많은 지분을 가진 계열사로, AJ렌터카를 인수해 몸집을 키운 뒤 지분가치를 높여 현대모비스와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는 설까지 돕니다.

렌터카업계 주장이  사실이라면 현대차그룹의 렌터카 사업진출 움직임은 중소기업 사정 봐주지 않고 돈벌겠다는 ‘공격적 자본주의’ 성향을 보여줍니다. 대한민국 재벌들 생성초기에 콩나물에서 두부까지 만들어 팔던 유전자가 살아있는 모습입니다.

현대차는 캠핑카 제작판매에도 나섰다가 중소 캠핑카 제작업체들의 반발로 한정 판매한 적이 있습니다.

공정거래정책과 중소기업 지원시책의 영향으로 대기업의 중소기업 영역침해사례가 많이 잦아들긴 했지만 현대차그룹의 렌터카 사업진출 동향에서 보듯 회색지대는 상존합니다. 공정감시의 눈이 소홀하거나 법적경계가 희미한 곳에서... 상생(相生)의 기업문화가 절실한 까닭입니다. [오피니언타임스=권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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