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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군사옵션보다 모사드 식이 해법이다[김준범의 동서남북]
김준범 | 승인 2017.12.20 12:27

[논객닷컴=김준범] 며칠 전 미국의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에 대해 할 얘기가 없으면 날씨 얘기라도 하자며 조건 없는 대화를 제의하고 나섰다. 나중에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없던 얘기가 돼 버렸지만 그동안 다각적인 군사옵션 카드를 만지작거렸던 미국의 태도에 비춰보면 큰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북핵문제는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고 동북아 지역의 문제만도 아니다. 미·중·일·러시아의 문제만도 아니며, 이미 전 세계의 골칫거리로 등장한지 오래다.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이후 전임 오바마 대통령을 대북 유화론자로 북핵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이 문제를 강력한 군사옵션으로 반드시 해결해 내겠다고 장담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 강경대응을 주장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픽사베이

이를 입증하기라도 하듯 미국은 올해 내내 한반도 주변에 미 항공모함과 첨단 전략자산들을 전개하는 등 무력시위를 벌였다. 한반도 상공에 B1-B 폭격기를 잇달아 출격시키고, 정례 한미 군사훈련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를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핵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선제공격 기회도 놓치지 않을 것임을 여러 번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김정은의 핵도발이 예상을 뛰어넘자 과거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한 네이비 실(Navy SEAL)과 같은 특수부대 필요성이 대두됐다. 마침내 올 12월초 특수전사령부 예하에 1,000명 규모의 특수임무여단이 창설되었다. 유사시 북한의 전쟁지도부를 제거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참수작전 부대’인 셈이다. 합참은 그러나 ‘참수’라는 표현은 공식 용어가 아니라며 사용 자제를 당부했다.

특임여단은 미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 실에 준하는 개인화기, 즉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우두머리인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할 때 사용한 바로 그 소총으로 무장하게 된다. HK사의 HK416은 미군 특수 부대인 델타·데브그루 등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이 총은 복잡한 총기소제 없이도 500발 이상 연속사격이 가능해 특수작전에 최적화 된 장비로 알려졌다. 또 수중이나 갯벌 등에 숨어 있다가 나오면서 즉시 사격할 수 있다. 이를 지급하기 위해 1인당 400만원 씩 모두 52억원의 예산도 배정했다고 한다.

또 대원들에게는 양안식 야간 투시경과 15발까지 장전할 수 있고, 도트(Dot) 조준경이 장착된 K5(9mm) 권총도 지급된다고 한다. 국방부는 이번 국회에서 통과된 2018년도 예산안에 특임여단 능력보강 몫으로 3억4천만 원, 장비증강 및 전력 운영비로 65억 7천600만원을 편성했다. (헤럴드 경제, 2017.12.11.)

당초 2019년 창설을 목표로 했던 특임부대는 북핵 위기가 고조되면서 계획을 2년 앞당겼다고 한다. 특임여단은 킬 체인(Kill Chain)·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대량응징 보복(KMPR) 등 3축 체계 중 KMPR과 Kill Chain의 핵심전력으로 활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사마 빈 라덴 제거작전은 참수작전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미국은 1998년 8월 중앙정보국(CIA)에 특별 부서를 만들어 빈 라덴을 추적하기 시작했지만 2001년의 9.11 테러를 막지는 못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뒤인 2011년 5월2일에야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숨어 있던 빈 라덴을 사살할 수 있었다. 네이비 실의 개가였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이를 위해 무려 13년이라는 시간과 돈을 투자했다.

그 과정에서 미 CIA의 역할은 독보적인 것이었다. 수백 명의 요원들을 풀어 알카에다 대원과 그 협조자들을 통해 정보를 수집했다. 무인정찰기를 투입해 아프간과 파키스탄 일대를 샅샅이 뒤졌지만 수많은 실패를 겪어야 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잘 훈련된 특수부대 보다 빈 라덴의 24시간 동선을 훤히 꿰뚫어 볼 수 있는 정보수집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세계일보 2017.12.8., “박수찬의 군”)

사살작전의 1등 공신은 잘 훈련된 네이비 실 못지않게 빈 라덴을 10년 이상 추적한 CIA의 정보맨이었다는 사실은 이를 잘 입증해 준다. 아무리 잘 훈련된 특임여단을 북한에 침투시킨다 해도 우리의 목표 대상 인물에 관한 축적된 정보가 없다면 만사 헛일이다. 첨단 장비와 베테랑 요원들이라 해도 관련 정보가 부실하면 눈 뜬 장님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4일 한미 연합 공중훈련에 참가한 미군 F-22가 이륙하고 있다. ©공군

우리 정보당국은 김정은의 일거수일투족, 24시간 동선을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추적하며 통계적으로 분석해 봤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 과거 미 CIA가 빈 라덴의 동선을 치밀하게 지켜봤듯이 우리도 김정은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꿰뚫어 볼 수 있어야 작전에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다시 한 번 숙고해 보자. 김정은의 핵개발 의지를 꺾을 수 있는 방법은 정말 그런 군사옵션 말고는 없는 것일까?

최근 이스라엘의 한 변호사(니트사나 다샨 라이트너)가 제시한 방안은 매우 경청할 만하다. 뉴욕 타임즈 기고문에서 그는 북한과는 그 어떤 협상이나 제재(경제, 군사)도 통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단언한다. 따라서 그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이스라엘의 사례를 교훈삼아 김정은과 그 친위조직을 상대로 금융전쟁을 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기서 ‘이스라엘 사례’란 모사드 국장인 메이어 다간(Meir Dagan, 2002~2011. 2016년 사망)이 감행했던 방식을 말한다. 다간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비밀리에 하마스를 비롯한 테러단체들에 자금을 지원하는 구조를 차단하는 작전에 돌입했다. 하마스의 돈줄을 끊어야 자살폭탄 테러를 근절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2017.12.12. 오피니언, “북핵 풀려면 이스라엘처럼 하라”)

그는 북한에 대해서도 이런 작전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북핵을 군사옵션으로 해결하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김정은과 그 측근들의 자금을 공격하는 방안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김정은 비자금을 관리하는 39호실 등 금고지기와 산하 위장기업에 대해 미국이 앞장서서 전방위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이같은 대북 금융공격을 동북아 지역에만 한정시키지 말고 유럽과 남미까지 범위를 넓혀 김정은과 협조하는 전 세계 모든 금융기관을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유엔이 적용하고 있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과도 유사하지만 적용범위나 강도 면에서 훨씬 고단위, 고강도 전략이다.

니트사나 변호사는 다간 모사드 국장의 하마스 금융작전에 직접 참여한 바 있다. 그런 그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의 돈 줄을 끊는 전략을 적극 추천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김정은과 돈 거래를 계속했다가 자기 회사 문을 닫게 될지도 모른 상황에서 끝까지 저항할 금융인이나 기업가는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준범

 (주)대한공론 상임 고문

 전 국방부 국방홍보원 원장

 전 중앙일보 정치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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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범  balm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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