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진의 청춘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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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회사는 도박을 한다. 사업아이템을 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일반적으로 회사는 자기소개서와 몇 번의 면접을 통해 마치 그 사람을 다 아는 것처럼 채용한다. 반평생을 함께 산 부부도 서로를 잘 모른다고 하는데 어찌 몇 번의 만남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일단 함께 일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수밖에.

회사는 초기에 직원을 신뢰하는 마음으로 바라본다. 조엘 피터슨(Joel Peterson)은 신뢰라는 개념 자체가 어차피 낙관주의에 뿌리를 둔 전폭적인 믿음이라고 정의했다. 전폭적인 믿음 아래 직원은 자신의 일을 수행해나간다. 그러다 어느 날, 회사에서는 작업물의 완성도를 보고 직원은 회사의 처신이나 미래를 보고 서로 실망하게 된다. 신뢰는 심리적으로 손상되기 쉽기에 금세 불신의 탑이 쌓여간다. 이런 사이클(cycle)이 반복되며 입·퇴사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현장이 회사이다.

한 회사를 오랫동안 근속하고 있는 사람은 신뢰 수준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수준 판별은 신뢰를 만들어낸 내적 요소를 살펴보면 된다. 강요, 공포, 보상, 의무감, 사랑 중 그 무엇이 기저에 깔려있는지 본인은 잘 알고 있다. 대개 회사는 보상 수준에서 신뢰가 작동하는데, 회사를 사랑하는 직원들이 많아지면 신뢰가 두터워진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랑은 가족 단위에서 생길 수 있는 감정이기에 회사에서 경험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많은 회사들이 직원들을 모집할 때 ‘가족을 모십니다’라고 광고했는지도 모른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회사는 Trust Capitalist Group을 지향하고 있다. 그래서 ‘신뢰’라는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어떻게 하면 구조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한병철 교수는 신뢰란 이름에 대한 믿음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우리 회사에서는 개인마다의 특성을 배려하여 한 사람의 인성(character), 역량(competence)을 적극 지지하며 그에 맞는 권한(authority)을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뢰의 힘(가나출판사, 2017)이라는 책에 따르면 이 세 가지 요소가 갖춰지면 신뢰는 자연스럽게 반사적으로 일어난다고 한다. 이 세 가지 요소가 결합하여 진정 신뢰가 발현되는 순간은 바로 이름을 믿는 순간이 아닐까.

회사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떠올려보자. 당신은 그 이름을 믿고 있는가.

 심규진

 한양대학교 교육공학 박사과정

 청년창업가 /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컨설턴트

 오피니언타임스 청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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