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의 전원일기]

“짜맞춤가구를 그렇게 가성비 높게 만들 수 있냐”고 주위에서 묻습니다.

답은 ‘가능하다’입니다. 다만, 자재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단순비교는 어렵습니다. 같은 재질의 목재도 옹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큰 차이가 나니까요.

동이팀은 편백 옹이목을 택했습니다. 저렴한 것도 이유지만 옹이없는 목재가 다소 밋밋할 것같아서였죠. 옹이목은 무늬가 살아나는 게 장점이죠.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제작 후 나무가 마르면서 옹이가 빠질 수 있습니다. 동이팀이 구매한 자재에서도 한 두곳 작은 옹이가 빠져나갔습니다. 빠진 것 자체야 크게 문제될 정도는 아니지만 빠진 구멍부위가 날카로와져 추가로 손질해줘야 합니다.

완성된 편백나무 가구 한쌍 ©동이

시간이 걸렸지만 편백가구 과제는 일단 마쳤습니다. 뚝딱뚝딱 망치질해가며 만들었으면 벌써 끝났을 일이지만 명색이 ‘못질하지 않는 짜맞춤가구’여서 더뎠습니다. 목질이 약한 편백이어서 조심조심 작업하느라, 주말을 이용해 그것도 쌍(雙)으로 만드느라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굳이 두개를 만든 이유는 붙여서 쇼파나 간이 침대로, 경우에 따라선 아이 돌봄용으로 쓰기 위해서였죠. 이동성과 편의성을 좀 갖춰보자며 잔꾀를 냈습니다.

암숫놈 작업이 끝나면 일단 고정시키기 전에 제대로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동이

공정상 전후, 좌우, 상하 부위별로 짜맞춰가며 가구를 완성하는 게 나을 것 같아 등받이부터 맞췄습니다. 물론 ‘교과서대로’가 아니고 독자방식입니다. 등받이 암숫놈 맞춤, 바닥과 다리 암숫놈 맞춤 식으로... 해보니 짜맞춤은 암수가 정확하게 맞는지 일단 맞춰본 뒤 이상이 없어야 합니다. 각재와 각재가 만나는 면이 수평과 직각이 되게 하는 일도 무엇보다 중요하고... 모양새 얼추 갖췄다고 고정시켜버리면 나중에 각이 안맞아 이리저리 일그러질 수 있다는 점 유념사항입니다.

특히 초기 설계가 잘못돼 구멍이라도 하나 잘못 파면 다시 자재를 사야 하고 짜맞춤 특성상 연쇄적으로 고쳐야 하는 ' 비상상황'이 발생합니다. 정확성이 생명이죠. 동이팀도 처음 도전한 과제인지라 홈 다시파기와 되메우기 등 소소한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위부터 반시계방향) 본드작업, 고정쇠로 고정시킨 모습, 바닥판 본드활착을 돕기 위해 맷돌을 눌러놓음 ©동이

암수작업에 하자가 없다고 판단됐을 때 결합부위의 각재면에 본드칠을 해줍니다. 암수를 맞춰 사진처럼 고정장치를 활용해 평형상태를 유지시키죠. 이번엔 소목공 것을 빌렸습니다. 하루 정도 지나 풀었습니다. 오래 두면 고정장치의 강한 힘때문에 오히려 변형이 갈 수도 있다고 해서... 등받이와 다리를 각각 고정시키고 나머지 부위는 함께 고정시켰습니다.

모서리 부분은 그라인더로 둥글게 갈아줬습니다. 실내가구여서 각진 모서리에 부딪히면 어른도 다칠 수 있어서죠. 작업중 목재 표면에 붙은 접착제나 얼룩, 연필표시 등은 고운 ‘사포’와 지우개를 활용하면 깨끗이 지워지더군요.

모처럼 재테크한 느낌입니다. 뜻맞는 사람끼리 의기투합해 만들었다는 것이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직접 해보니 자재값보다 품과 시간 등 간접비가 많이 들어갑니다. 짜맞춤가구가 ‘비싸야 할 이유’가 있는 겁니다.

편백나무 가구가 향이 좋아 선호되긴 하지만 한가지 유념할 게 있습니다. 나무가 약한 편이어서 잘못 다루면 결이 쉽게 일어나고 빡빡하게 결합시킬 경우 쪼개질 수 있다는 점. 조심히 다뤄야 하고 암수가 잘 결합되게 덜 빡빡하게 만드는 게 요령입니다.

작업공간이 청결하지 않으면 작업중 이물질이 나무에 튀기 쉽다는 점도 고려사항이죠. 특히 기계와 예리한 공구를 다루는 만큼 무엇보다 안전! 중요합니다. 동이도 끌작업하다 엄지손톱 부위를 다쳤습니다.

이제 다음 도전과제를 구상 중입니다. [오피니언타임스=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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