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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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신명관] 시간이 지날수록 누군가를 만난다는 게 힘이 든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끼는 중이다. 시간이 남아서 보고 싶은 사람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내가 누군가를 보고 싶으면 여유 없는 시간 중에서 또 시간을 쪼개 보러 가야한다는 것을 말이다. 하루마다 해치워야 하는 일정들이 있고, 그 모든 것들을 마치려면 해가 저물어야 한다. 다 끝내지 못한 채로 누군가를 만나면 일이 쌓이고, 정신차리면 그것들은 해치우지 못할 정도로 커져서 앞길을 막아버리는 것만 같은 요즘이다.

간단히 내 자기관리 시간만 집어넣으려 해도 두 시간을 순식간에 잡아먹을 수 있단 것을 알았다. 사회에 내던져지고 나서 깨달은 첫 번째는 ‘경제적 여유’와 ‘시간적 여유’가 쉬이 양립할 수 없음을, 스스로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조절해야 함을 아는 것이었다. 요즘들어 이렇다 할 일이 없는데 바쁘다.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피곤하다. 나는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지만 갈 길이 멀다. 어른이 되는 과정인건지, 그저 내가 서툰 사람인건지. 이 상실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가 열심히 하는 것과, 찾아오는 결과가 절대적인 연관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요즘 들어서 내가 하는 자잘한 노력들이 아무런 보상도 없이 끝나버리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질 때가 있다. ‘자각’과 ‘공포’도 별개인 듯싶다.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돈을 바라는, 돈 많은 백수를 바라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겠지.

빨리 이 성가신 예민함들이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로 무뎌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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