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외로움의 끝4

남자는 어떤 땅의 끝에 다다랐다.
웅대한 황과 묵의 선경!
그 궁극의 풍토는 동양에서 세계 그 자체로 간주하는 ‘산(山)’이란 한자 모양 같기도 하고,
억센 두 팔로 팔짱을 낀 거인 수문장 같기도 한 자세로 남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남자에게는 그 풍경이 생명의 비경을 감춘 현빈(玄牝) 지경으로 보였다.
현은 동양에서는 깊고 어둡다는 뜻이고 빈은 암컷, 골짜기를 뜻한다.
암컷과 골짜기는 생명이 시작하는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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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풀어 설명하면,
길이 이어진 언덕은 생명을 잉태한 여자의 둥그런 배 같고
위에 초가집은 배꼽 위치에 있다.
남자가 걸어 온 외로움의 길 끝에 있었으나 그들은 높은 곳에 있었다.
길은 그곳 환한 배꼽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화가, 황인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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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은 변시지 그림을 소유한 시지아트재단과 황인선 작가와 협의 후 게재하는 것입니다. 본문 안에 포함된 사진을 따로 퍼가거나 임의로 사용할 경우 저작권법에 저촉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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