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외로움의 끝6

남자: 내 그림, 내 인생을 부정하라는 얘긴가

바람은 대답하지 않았다. 남자가 잠시 생각하다가 혼자 소리로 중얼거렸다.

남자: 그래. 다 내가 만든 심경이였지. 그러나 나는 그게 더 진짜라고 믿었다.
바람: 다시 묻지. 아직도 내가 바람으로 보이나
남자: 아니, 그대는 길이고 까마귀이고 황색이고 배고 말이고 이어도이고…
그 소녀였다. 그리고 끝까지 나를 따라와 준 나였을 것이다.

남자는 그러면서 바람을 바라보았다.
바람은 남자에게 조금 떨어진 곳의 모래를 일으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해주었다.

바람: 나는 실체의 나가 아니라 남자가 믿는 나이다. 남자가 믿는 한 나는 떠나지 않는다.

바람이 말했다.

바람: 자, 이제 남자의 길이 진짜 뭔지 보러 가볼까.
남자: 진짜 내 길이라고
바람: 특별한 외로움의 길.

자, 남자가 된 시간부터 거슬러 간다.

바람이 모래바람을 일으켜 주변을 차단했다.
그러자 모래바람 막에 상이 맺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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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바다, 젖은 하늘

바람: 여기부터 시작이었지.
땅끝 높은 곳에 스스로를 가둔 자의 외로움.  [오피니언타임스=변시지 화가, 황인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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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은 변시지 그림을 소유한 시지아트재단과 황인선 작가와 협의 후 게재하는 것입니다. 본문 안에 포함된 사진을 따로 퍼가거나 임의로 사용할 경우 저작권법에 저촉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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