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철저한 진상 규명, ‘침묵의 카르텔’ 깨야

[오피니언타임스] 통영지청 소속 서지현 검사가 선배 검찰 간부로부터 성추행 당했고, 사과 요구에 따른 인사 보복까지 겪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서 검사는 검찰 내부통신망에 고발 글을 올리고 방송에 출연해 이 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크고 작은 성범죄가 도처에서 일어나지만, 현직 여검사가 피해자로 수년째 속앓이를 해 왔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적이다.

특히 검찰은 ‘정의 구현’을 임무로 하는 권력기관인데다 ‘엘리트’라 불리는 전문직 여성 역시 성범죄 피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성차별적 구조를 한꺼번에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한겨레는 “성추행 사건에 대해 지금이라도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이번 사건이 사회 곳곳에 만연한 성차별과 성범죄에 대한 침묵의 카르텔을 깨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지현 검사가 1월 2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자신이 겪은 검찰 내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하고 있다. ©JTBC ‘뉴스룸’

△조선일보: 검찰 내부에서 강간까지 있었다니

조선일보는 “창원지검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가 2010년 한 상가(喪家)에서 안태근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으로부터 성추행당했다고 폭로했다. 그 때문에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른 여검사가 문제 삼자 당시 최교일(현 자유한국당 의원) 법무부 검찰국장이 이를 무마하려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전했다. 조선은 “외국에선 작년 10월부터 사회 각 분야 여성들이 성폭력 가해자를 고발하는 ‘미투(MeToo)’ 캠페인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몇몇 기업에서 비슷한 시도가 익명으로 있었지만 실명(實名)으로 나선 것은 서 검사가 처음이다. 여성가족부의 2015년 조사 결과를 보면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7844명) 가운데 78.4%가 그냥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다. 우리 주변에서 서 검사 사건 같은 일들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신문: 성폭력 경종 울린 서지현 검사의 ‘#미투’

서울신문은 “정의 구현이 존재 이유인 검찰에서 다른 것도 아니고 성범죄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의혹에 국민의 좌절감은 심각하다. 정치 권력에 줏대 없이 휘둘리는 검찰의 초라한 위상과는 차원이 또 다른 문제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철저한 진상 조사와 그에 따른 응분의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모두 검찰을 떠난 전직 인사들이라 실효적 조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서 검사가 아픈 고백을 왜 이제서야 할 수밖에 없었는지, 왜 이제라도 해야만 했는지를 백번 새겨 볼 문제다. 성범죄의 가해자가 피해자를 상대로 인사권을 남용했다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검찰은 철저한 진상 규명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 검찰, 비열한 성범죄 ‘침묵의 카르텔’ 깨야

한겨레는 “법무부와 대검찰청 소속 공무원의 성비위 징계 건수는 2012년 이후 5년간 34건이라고 한다. 그러나 수직적 조직문화 속에선 통계에 잡히지 않은 또 다른 성범죄가 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실제 인터뷰에서 서 검사는 검사 간 성폭행 사건도 덮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게시판에 쓴 글은 옮기기도 어려운, 수준 이하의 성차별·성희롱 발언이 술자리는 물론 일터에서도 일상적이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해자인 안태근 전 국장은 물론, 바로 옆에 있었다던 이귀남 당시 장관을 비롯해 동석했던 검사들은 지금이라도 진실을 밝혀야 한다. 성범죄에 대한 침묵은 ‘조직 보위’가 아니라 ‘범죄 카르텔’이다. 나아가 이번 사건이 사회 곳곳에 만연한 성차별과 성범죄에 대한 침묵의 카르텔을 깨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주요 신문 1월 31일 사설>

경향신문 = 검찰의 낡은 조직 문화가 낳은 성추행과 집단 침묵 / 북한의 금강산 합동 공연 취소, 신뢰를 깨는 일이다 / 재벌 총수 주머니만 불리는 상표권 수수료

서울신문 = 평화올림픽에 찬물 끼얹은 北 합의 파기 / 성폭력 경종 울린 서지현 검사의 '#미투' / 세금 공짜로 받으라고 거리로 나온 공무원들

세계일보 = 이번엔 금강산 행사 일방 취소…이것이 北 실체다 / 급기야 공무원이 홍보 전단까지 뿌리는 최저임금 현실 / 여검사가 성추행당해도 하소연할 곳이 없으니

조선일보 = 이런 北을 평창을 통해 바꾸려면 / 검찰 내부에서 강간까지 있었다니 / 靑 정책 워크숍, 최저임금 '불통' '오기'부터 반성했어야

중앙일보 = 언제까지 북한의 한밤 취소 통보에 휘둘려야 하나 / 검사 성추행 의혹, 대충 덮으려 해선 안 된다 / 우려스러운 방통위의 가짜뉴스 대응법

한겨레 = 금강산 공연 취소, 북한의 '상호존중' 정신 아쉽다 / 검찰, 비열한 성범죄 '침묵의 카르텔' 깨야 / '18살 선거권' 동의한 한국당, 입법 미룰 이유 없다

한국일보 = 北의 금강산 문화행사 일방 취소, 환상 깨는 계기 삼길 / 현직 여검사의 '미투' 특정 사회 국한된 일 아니다 / 증시 시총 2000조원 돌파에 축배 들기 어려운 이유

매일경제 = 금강산 공연 돌연 취소, 북한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 대통령 질타 5일만에 나온 청년일자리대책, 졸속은 곤란하다 / 오늘 2년만에 마주앉는 노사정, 어느쪽도 판 깨려 해선 안된다

한국경제 = '대기업 콤플렉스' 못 벗어나면 경제정책 계속 꼬인다 / "10년 '반값 등록금'이 대학 경쟁력 추락시키고 있다" / 민간이 주도하는 '스마트시티'도 길 열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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