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기수의 중국이야기]

[오피니언타임스=함기수] 집안일이 술술 잘 풀리고 맺힌 곳 없이 만사형통일 때는 내가 잘나서 인줄 안다. 바깥으로 흥청망청 돌다가 가세가 기울고 첩이 눈 흘기고 떠나봐야 비로소 어진 아내가 생각난다.

나라도 태평성대일 때는 상대적으로 인재들의 가치가 눈에 띄지 않는다. 나라가 어려움에 처하고 안팎으로 혼란한 상황일 때 훌륭한 인재들이 절실히 필요하게 된다.

바야흐로 나라가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언제 우리가 한 번이라도 걱정 없었던 적이 있었냐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문제들이 나라 안팎에 산적해 있다. 가히 국가의 명운이 좌우될지도 모르는 문제들이다. 이러한 난제들을 극복하고 나라의 기틀을 반석위에 올려놓을 유능한 인재들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나라가 어려움에 처하면 훌륭한 인재들이 절실히 필요하게 된다. ©오피니언타임스DB

위 문후(魏文侯)는 전국시대 위나라의 개국군주이다. 정치와 군사 등의 개혁을 단행하였으며, 특히 각 분야에 인재를 고루 등용하여 나라의 기반을 튼튼히 했다. 이회(李悝)·오기(吳起)·악양(樂羊)·서문 표(西門 豹) 등 수많은 인재를 등용하였고, 그리하여 위나라를 전국시대 최초의 패권국가로 만들었다.

그는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이 탁월했다. 특채된 인재에게 쏟아지기 마련인 중상모략을 귓가로 흘려듣고 인재를 끝까지 믿어 주었다. 그리하여 그로 하여금 잠재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전국에서 구름처럼 몰려든 인재들의 도움을 받아 문후는 위나라의 황금기를 이끌 수 있었다.

‘집안이 가난하면 어진 아내를 생각하게 되고(家貧思良妻), 나라가 혼란하면 훌륭한 재상을 생각하게 된다(國亂思良相)’ 어려운 시기에는 유능하고 어진 인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사기(史記) 위세가(魏世家)에 나오는 말로, 이극(李克)이 위 문후(文侯)에게 인재 발탁의 중요성을 조언한 것이었다.

그러나 말이 쉽지 코드를 배제하고 사심없이 인재를 널리 등용한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끝까지 그들의 능력을 믿어주어 적재적소에서 나라를 위해 헌신케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하여 전국시대 말기 진나라 재상 여불위는 자신이 지은 ‘여씨춘추(呂氏春秋’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인간의 종류는 같지만 지능은 모두 다르고, 똑똑하고 못나고의 차이도 뚜렷하다. 모두가 교묘한 자기변명의 말로 스스로를 방어한다. 이것이 바로 못난 군주가 혼란스러워지는 까닭이다.’

모름지기 성군(聖君)에게 현신(賢臣)이 따름은 동서고금의 진리이다. 어리석은 신하들이 모여 현명한 임금을 만들 수 없고 어리석은 임금이 현명한 신하를 알아볼 리 없다. 훌륭한 인재를 얻기 위해서는 인재를 알아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그 눈은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사소한 의리와 정략에 치우치지 않는 맑고 투명함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문후는 나라를 안정적으로 다스리기 위해서는 인재의 발탁이 최우선임을 알았다. 그는 인재를 알아보는 혜안을 얻기 위해서 스스로 많은 노력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많은 현인들을 스승으로 모셔서 배움을 청하였다. 그리하여 사마천은 ‘사기(史記)’에서 그를 “학문을 좋아하는 군주”라고 칭찬하였다. 그는 공자의 제자인 자하(子夏)에게도 친히 가르침을 청하여 스승으로 모셨다. 그리고 자하에게 예악과 경전 등에 대해 가르침을 받았다. 자하는 문후로 하여금 백성을 사랑하며 어진 정치를 하는 참다운 군주의 도를 펼치게 하였다. 현명한 신하를 가까이 하고, 간신배를 멀리하게 했다.

역사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내일의 길을 가르쳐 주는 참다운 이정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하 편협한 인사나 발탁된 사람에 대한 구설수가 끊이지 않음은 우리가 역사를 돌보지 않기 때문이다.

 함기수

 글로벌 디렉션 대표

 경영학 박사

 전 SK네트웍스 홍보팀장·중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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