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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들의 ‘겐세이’와 찍어치기[논객 핫이슈]
권혁찬 | 승인 2018.03.06 15:16

[논객닷컴=권혁찬] 당구!  한번 빠지면 시간가는 줄 모르는 레포츠죠.

근래 당구장들 찾는 이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대낮에도 머리 희끗희끗한 초로(初老)의 신사들이 삼삼오오 당구를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나이 든 세대가 많이 모여드는 서울 종로와 을지로 일대 당구장들은 평일에도 붐빕니다. 당구열풍에 전문채널도 인기몰이 중입니다.젊은 시절 당구를 익혔던 세대들이 대거 은퇴, 큐를 다시 잡기 시작한 때문이죠.

당구엔 아직 일본식 용어가 많습니다. ‘노가다’판의 일본말처럼 생명력이 질깁니다. 다이(대) 다마(공) 오시(밀어치기) 히끼(끌어치기) 겐세이(견제) 갸꾸(역으로) 히네루(비틀기) 나미(얇게 치기) 등등.  

지난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의 질의 현장. 이은재 의원(자유한국당)의 ‘느닷없는 겐세이 발언’으로 회의장이 시끌벅적했습니다. 이 의원은 이날 김상곤 교육부총리에게 “살지도 않는 (강남)집을 왜 갖고 있냐?”며 집요하게 질문공세를 폈습니다.질의도중 유성엽 위원장이 질의자제를 당부하자 ‘겐세이’라는 표현을 쓰며 항의합니다.

“집 파시겠습니까? 안파시겠습니까?”(이 의원)

“강남의 주택을 부동산에 내놓은 지가 좀 됐습니다”(김 부총리)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매물이 없어서 부동산마다 난리입니다. 자꾸 거짓말을 하시면 얘기가 안됩니다~”(이 의원)

“그러면 저희 집 좀 팔아주십쇼,의원님!”(김 부총리)

“내가 부동산 업자입니까.어디서 해먹던 버릇입니까? 여기가 농담따먹는 장소입니까?”(이 의원)

유 위원장이 급히 진화에 나섭니다.

“(이 의원에게)질의를 순화시켜서 차분히 질의해주세요.질의가 과했습니다”(유 위원장)

“(유 위원장에게)왜 자꾸 깽판놓으시는 거예요? 차분하게 하는데 중간에서 지금 겐세이 놓으시는 것 아닙니까?”(이 의원)

“(유 위원장 당혹해하며)겐세이라는 말은 제가 청년시절 당구장을 다닐 때 말고는 처음 들어봤습니다. 방해한다는 의미인데 그게 일본어입니다.3·1절을 앞두고 공개석상에서 적절치 못한 발언입니다”(유 위원장)

누르면 영상으로 연결됩니다. ©유튜브 영상 캡처

티격태격하다 마무리됐지만 교육 상임위에서 나온 겐세이 발언에 온라인에서도 비판이 끓었습니다. 물론 자유한국당에선 ‘멋있었다’고 엄지척했고 격려성 발언도 이어졌습니다.

“국회의원으로서 한글사용을 권장하지는 못할 망정 옳지 않은 표현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아무리 맘이 급해도 ‘300 이하 찍어치기 금지’를 숙지하고 초선의원의 마음으로 돌아가 큐를 잡기 바란다”(최석 정의당 대변인)

‘맞세이’라 하지 않고 ‘찍어치기’란 우리말을 사용,이 의원을 간접질타했습니다.

‘300 이하 찍어치기 금지’란 당구장에 붙어있는 문구로 큐를 수직으로 ‘찍어치기’할 경우 당구대 천이 찢어질 수도 있어 당구장 주인들이 초심자에게 자제를 당부하는 글이죠.

이 의원 외에도 그간 겐세이라는 표현을 쓴 국회의원들이 제법 됩니다.

99년 전 3월 1일은 전 국민이 일제폭압에 항거해 일어난 날.  애국투사들은 감옥에서도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습니다. 

역사의식까지 얘기하진 않겠습니다. 의원님들! 가급적 우리말 쓰도록 노력하세요~

권혁찬  khc71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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