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에 보람상조 본사 앞 시위 계획도

보람상조가 조성할 예정인 고양 덕은동 장례식장에 대해 서울 상암동 주민들이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사진은 상암동 주민들의 주장을 담은 유인물ⓒ배문주 서부지역발전연합회 간사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보람상조가 지으려던 경기 고양시 덕양구 덕은동 장례식장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상암동 주민들은 보람상조와 건축허가를 내준 고양시청에 항의하며 촛불집회 등을 하고 있다. 이들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보람상조 본사 앞에서 시위할 계획도 짜고 있다.

상암동 주민들이 덕은동 장례식장을 반대하는 이유는 주거지와 너무 가까워서다. 장례식장은 덕은동 271-1번지 외 4필지 부지 2504㎡에 연면적 9561㎡ 지하2층 지상4층 빈소 15개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상암동 1752에 있는 월드컵파크 9단지 바로 옆이다. 9단지 주변엔 다른 단지와 교육시설들이 밀집해 있다.

처음 덕은동 부지에 장례식장을 계획한 회사는 보람상조가 아니라 장사시설 전문회사 메모리얼 소싸이어티다. 이 회사 홈페이지를 보면 건축허가 때문에 당국과 실랑이를 한 부분이 나온다.

메모리얼 소싸이어티는 2015년 5월 건축허가를 고양시에 신청했다. 고양시는 상·하수도 기반시설 인정 여부 문제로 허가를 미뤘다.

절차가 늦어지자 메모리얼 소싸이어티는 국토교통부에 질의했다. 국토부는 관련 법에 의해 덕은동 땅에 장례식장을 짓는 건 당국 허가가 필요하지 않다고 유권해석했다. 2016년 1월 메모리얼 소싸이어티는 고양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다.

고양시 관계자는 “상암동 주민들이 반대하는 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건축허가는 어쩔 도리가 없다”고 했다.

그는 “법이 설명회나 공청회를 강제하고 있는 사안도 아니다”며 “메모리얼 소싸이어티도 법에 정해져 있지 않은 건 시키지 말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메모리얼 소싸이어티는 2016년 3월 덕은동 부지를 보람상조에 팔았다. 허가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자력으로 장례식장을 만들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보람상조도 이곳에 장례식장을 짓겠다고 했다. 덕은동 주민들과 간담회도 수차례 가졌다.

그러자 상암동 주민들이 격분했다. 상암동 주민들은 어떤 상황인지 전혀 몰랐다고 했다. 코앞에 장례식장을 마주하게 된 상암동 주민들은 반대 투쟁에 나섰다.

배문주 서부지역발전연합회 간사, 조용일 월드컵파크 9단지 입주자모임 회장, 정원배 상암동 공동주택연합회장 등 상암동 주민 모임 관계자들은 “보람상조가 장례식장 건립을 철회할 때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상암동 주민들은 지역구를 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연계해 보람상조에 맞서고 있다. 손 의원은 지난달 페이스북에 “보람상조 비리 제보를 받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보람상조와 메모리얼 소싸이어티의 관계 △장례식장 이름이 ‘상암 메모리얼 호텔’이었던 이유 △기획부동산 의혹 등을 제기하며 공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보람상조도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려 대응했다. 보람상조는 “정당하게 메모리얼 소싸이어티로부터 땅을 샀고 어떤 이해관계도 없다. 장례식장 건립에 불법은 전혀 없다. 상암 메모리얼 호텔은 가칭이었다. 납골당 분양 등을 꾀하는 기획부동산을 위해 장례식장을 세우려 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보람상조는 자신들이 소통을 바라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보람상조 관계자는 “손 의원 측과 몇 차례 접촉했다. 상암동 주민들도 만나길 바란다”며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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