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의 전원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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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동이] 황토펜션 해볼까하고 한동안 땅 보러 다녔습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 여기다! 할만한 곳을 찾지 못했지만...

헛걸음도 많이 하고 헛품도 많이 팔았습니다.

“이왕이면 괜찮은 땅을 좀 싸게 사보자~”는 일념(?)아래 온라인경매 강좌도 들어봤습니다. 실습 삼아 경매물건 찾아 산골오지까지 여기저기 다녀봤습니다.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토지경매의 경우 만만치 않다!’입니다.

경매토지는 대개 채권저당이 잡힌 상태에서 나온 매물이어서 아마추어 눈으로 봐도 상품성이 떨어집니다. 당사자들 역시 팔다팔다 못팔아 불가피하게 경매까지 간 것이니 보는 순간 딱 판단이 섭니다.

아파트나 상가 경매물건과 달리 농어촌이나 산간오지의 경매토지는 ‘경매에 나올만한 이유가 있다’는 표현이 적절합니다. 맹지(도로에 접해있지 않은 토지)가 많고 이러저런 규제 때문에 개발이 쉽지 않은 땅들이 많습니다.

가령 문화재 근처에 있는 부동산은 다른 제한이 없어도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별도로 받아야 개발이 가능합니다. 개발제한구역, 상수원관리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등도 개발이 규제되는 곳이죠. 개발이 매우 어렵거나 녹록치 않은 토지라고 보면 됩니다. 경매물건도 그런 지역의 물건들이 많은 편입니다. 따라서 “토지의 경우 프로경지에 오르지 않는 한 경매물건은 피하는 게 좋다!” 발품으로 얻은 팁입니다.

전문가들이 늘 얘기하듯 토지는 등기부등본 외에 토지이용계획확인서, 토지대장, 지적도를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가치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토지이용규제정보서비스를 활용하면 공시지가와 지역지구 등 지정여부, 지적도와 행위제한 내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죠.

땅 보는 계절은 봄, 가을보다는 겨울이나 여름이 낫습니다. 태풍이나 눈비로 생활에 불편이 예상되는 곳은 봄 가을철엔 그 불편과 피해정도를 예상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죠.

여름휴가 때 산골별장에 놀러가 즐겁게 보냈던 곳을 한겨울에 다시 간 일이 있습니다. 녹음이 우거지고 시냇물이 졸~졸~졸~ 흐르던 비경은 간 데 없고 시베리아 날씨에 눈길은 빙판이 돼 SUV차량이 빙그르르~ 돌더군요. 여름철엔 알 수 없는 위험요인이죠.

취락이 발달하거나 큰 도로는 눈이 오면 지자체에서 염화칼슘을 뿌려주거나 제설작업을 해주지만 외진 곳은 본인이 직접 치워야 합니다. 제설도 한 두번이지 한겨울 내내 눈발이라도 날리면 속된 말로 ‘장난' 아닙니다. 더욱이 진입로가 길다면? ‘낭만의 대상’이던 눈이 어느 순간 ‘원망의 대상’으로 바뀝니다. 경사도나 진입로의 여건 역시 토지물색때 눈여겨봐야 할 대목입니다.

눈 뿐만 아니라 호우시 피해여부도 잘 살펴봐야죠. 역시 봄 가을엔 제대로 알기 어렵고 한여름 겪다보면 그 땅이 피해예상 토지인지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가늠이 잘 안될 땐 계곡이나 시냇가의 (물에 잠겼던)흔적이 간접지표가 됩니다.

기습폭우가 쏟아지던 날 평창 산골의 땅을 보러갔다가 급격히 불어난 계곡물 때문에 오도가도 못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여긴 아니다!’라는 판단이 바로 서더군요. 산골오지가 전망은 좋지만 오고 가는 중간중간 계곡때문에 한여름엔 폭포수가 될 수 있습니다. 땅의 경사도나 방향 역시 녹음이 우거진 여름보다 겨울철에 더 잘 보입니다. 겨울철 바람이 세차게 부는 바람골도 피해야 할 곳이죠.

중개업자의 말만 믿거나 온라인에 올라온 사진만 보고 거래하는 일은 절대 금물입니다. 지인 한분은 20년 전 “뭐가 들어온다”는 기획부동산 말에 넘어가 가보지도 않고 덜컥 토지매매계약을 했다가 애물단지가 된 그 땅 때문에 지금도 맘고생 심하게 하고 있습니다. 엉뚱한 사람이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텃밭농사까지 짓고 있어 명도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죠. 주위에 그런 사례들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현장에 가서 확인하고 땅을 사도 속는 세상이라는 점, ‘밑줄 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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