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과 이슈]

[오피니언타임스] 새 정부들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임명됐을 때 경제시민단체들이 반겼습니다.
‘김상조호’가 재벌개혁을 제대로 할 것이란 기대에서였죠.
그런데 요즘 공정거래위원회의 정책행보와 관련, “개혁이 실종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고 국정과제에도 포함된 전속고발권의 폐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속고발권 폐지를 망설이는 이유가 뭔가? 라며 목소리를 높였던 경실련. <관련기사 바로가기>

이번엔 “재벌이 스스로 바뀌길 기대하지 말고 공정위가 적극적인 재벌개혁에 나서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공정위가 ‘재벌에 끌려다니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다름 아닙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e브리핑

경실련은 “공정위가 지주회사의 편법적 사익편취와 지배력 확대 악용 여부 등을 점검하겠다고 했지만 지주회사의 자발적 협조를 통해 받은 자료로 제도의 악용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고, 심지어 법위반 혐의 포착으로 오인이 가능한 개별 거래정보는 요청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조건까지 덧붙였다”면서 “공정위에게서 제도개선의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지금의 지주회사는 총수일가가 최소한의 자본으로 그룹 전체를 장악하고 경영권 세습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수단일 뿐이다. 또한 지주회사를 만들기 위해 재벌 3,4세 기업에 일감을 몰아주는 문제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주회사 전환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된 각종 세제혜택도 여전하다. 김상조 위원장은 취임이후 줄곧 재벌개혁을 강조했지만 9개월간 보여준 것은 재벌총수와의 만남과, 재벌이 스스로 바뀌길 기다리겠다는 말 뿐이었다”

경실련은 “언제까지 기다리기만 해서 바뀔 재벌은 없다”며 “이제 기다리기를 멈추고 하루 빨리 본격적인 재벌개혁 정책을 시작하길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시민단체가 지적한 공정위의 ‘개혁실종’이 김상조 위원장의 철학부재 때문만일까?

관료화된 공정위 조직의 문제는 아닌가?

‘재벌개혁을 더 기다리지 말라’는 목소리에 김 위원장과 공정위 조직 전체가 귀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경실련 성명 전문>

공정위는 재벌이 스스로 바뀌길 기대하지 말고 적극적인 재벌개혁에 나서라!!

공정위는 지난 28일 지주회사 수익구조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를 통해 지주회사의 편법적 사익편취, 지배력 확대 악용 여부 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정위가 조사 배경에서 밝힌 것처럼 지주회사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와 지배력 확대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충분히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상황을 알면서도 공정위는 지주회사의 자발적 협조를 통해 받은 자료로 제도의 악용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심지어 법위반 혐의 포착으로 오인 가능한 개별 거래정보는 요청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조건까지 덧붙였다. 이처럼 지주회사가 제공해주는 자료만을 받아서 악용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공정위에게서 제도 개선의 진정성은 찾아볼 수 없다.

지주회사 제도는 이미 수차례 완화되면서 제도 도입의 본래 목적을 상실했다. 지금의 지주회사는 총수일가가 최소한의 자본으로 그룹전체를 장악하고, 경영권 세습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수단일 뿐이다. 또한 지주회사를 만들기 위해 재벌 3,4세 기업에 일감을 몰아주는 문제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주회사 전환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된 각종 세제혜택도 여전히 존재한다. 공정위가 새롭게 조사하지 않더라도 지주회사의 문제를 드러내는 자료는 차고 넘친다. 이미 이를 개선하기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다수 발의되어 있다.

공정위는 자료의 객관성조차 확신할 수 없는 수익구조 조사를 할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재벌개혁을 위한 각종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김상조 위원장은 취임이후, 줄곧 재벌개혁을 강조했지만 9개월 간 보여준 것은 재벌총수와의 만남과 재벌이 스스로 바뀌길 기다리겠다는 말 뿐이었다.

이번 조사에서도 자발적 협조를 기다린다는 태도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언제까지 기다리기만 해서 바뀔 재벌은 없다. 공정위는 묵묵히 기다리는 곳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감독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곳이다. 지주회사 제도 외에도 재벌개혁을 위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가득 쌓여 있다. 김상조 위원장는 이제 기다리기를 멈추고, 하루라도 빨리 본격적인 재벌개혁 정책을 시작하길 바란다.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