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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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송채연] 엄마는 식물을 참 좋아한다. 꽃은 금방 죽어버려서 싫고 화초가 좋단다.

어릴 땐 이해할 수 없었다. 푸르죽죽하니 멋없는 것들이 집을 온통 차지한 채 있는걸 보자니 답답했다. 엄마는 즐거움도 주지 않는 저것들을 위해 분갈이를 하고, 햇살이 예쁘게 스며드는 날에는 그 무거운 것을 기어코 창가에 옮겨두고 흙에 물을 채웠다.

어느 날 내 손바닥을 채 넘지 않던 것들이 꽤 큰 화분을 차지할 수 있을 만큼 훌쩍 커 버린 것을 보니 엄마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의 손길 아래에서 커간 것은 나와 내 동생뿐이 아니었다. 푸르죽죽한 저것들도 하나하나 그녀의 자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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