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정주의 좌충우돌]

[오피니언타임스=맹정주/ 블로그] 앞으로 3~4개월이 한반도의 운명이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미국은 3개월 후면 미 본토가 북 미사일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번 평창올림픽을 방문한 북의 대표단은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했다. 우리 특사단 방북 시 김정은은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회담을 원했고,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다. 4월에 남북 정상회담이, 5월엔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핵과 미사일을 발판 삼아 미국과 협상하려는 김정은을 국제사회는 주목하고 있다, 김정은은 왜 협상 테이블에 나오려는 것일까? 아마도 이제까지의 국제적 제재를 견디기 어려워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협상은 북한과의 마지막 협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협상이 어떻게 결말이 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다음 세가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북의 핵과 장거리탄도미사일(ICBM) 완전 폐기

김정은이 핵무기와 ICBM을 완전히 폐기하는 데 합의하고 실행하는 경우다. 김정은은 ‘군사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가 보장된다면’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김정은이 진심으로 핵과 ICBM을 포기할 생각이 있을까?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는 것은 김일성이래의 국가 목표다. 그럼에도 이를 포기하는 것은 핵을 가지고는 더 이상 생존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핵무기와 ICBM이 없는 북한은, 국민을 굶기고, 무참히 억압하는, 별 볼일 없는 독재국가다. 테러와 밀수, 해킹을 일삼는 불량국가다. 정상국가가 아니다. 경제 규모는 남한의 45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산천은 황폐화됐고, 공장은 녹슬었으며, 경제는 뇌물로 돌아가는 ‘뇌물경제’다. 사회의 시스템이 붕괴돼 가고 이대로 가다가는 평양이외의 지역에서는 노동당의 장악력도 점점 약해질지 모른다. 군인들도 영양실조에 걸려 전투 능력도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거기에 북한 국민들은 지난 70년 동안 사회주의적 사고방식에 젖어서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김정은이 결단을 내려 진심으로 나라를 살리려고 핵과 미사일을 폐기한다면 이는 해방이후 최대의 격변이 될 것이다. 한국은 미리 미국, 일본과 협의하여 협상안을 만들고 중국, 러시아 등과도 협의해야할 것이다.

북한은 핵과 ICBM을 폐기하는 댓가로 경제 보상을 요구할 것이다. 경제 보상은 북의 핵과 ICBM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이킬 수 없도록 파괴(CVID)가 된 후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 전까지는 강력한 대북제재가 지속돼야 한다. 최근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한 연구원은 북한이 어디에 핵무기를 숨겨놓았는 지 미국이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북의 핵무기와 ICBM 파괴를 일일이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북핵과 ICBM이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은 미국과 외교관계를 맺게 될 것이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어 김정은이 바라는 ‘정상국가’로 가는 첫 발을 떼게 될 것이다. 이것이 북한이 정상국가로 가는 유일한 길이다. 그런데, 과연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할까?

핵은 동결, ICBM만 폐기로 타결될 경우

김정은이 핵무기는 동결하고, ICBM만 폐기하겠다고 고집을 부려 협상이 지연될 경우다.

한국 정부의 전략도 ‘핵동결이 입구, 핵폐기가 출구’아니냐고 우길 것이다. 지루한 협상이 진행되고, 미국의 중간선거 이전에 성과에 목마른 트럼프 입장에서 막판에 이를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그러면 북은 ICBM은 없지만 핵보유국이 될 것이며 한국과 일본은 북의 핵 위협아래 살아가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는 물 건너가게 된다. 최악의 경우다. 이렇게 협상이 타결될 경우, 우리나라는 생존을 위해서, 자체 핵무장에 대한 중대 결정을 내려야 한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협상이 결렬되는 경우

이번 협상이 과거와 다른 것은 이제 미국은 북한에 속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트럼프는 지난 25년 동안 북한에 속아왔다며, 다시는 속지 않는다고 했다. 만일 협상이 결렬되거나 북이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때, 그래서 미국 본토가 북한 핵미사일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가게 되면 미국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에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지도 모른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어떠한 경우에도 한미동맹을 굳건히 유지하고, 자주국방을 할 능력이 생길 때까지 주한미군을 붙잡아야 한다. 최근 정부가 미국도 대화의 문턱을 낮추라는 등 미국보다 북한의 입장에 기우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는 것이나, 미 핵잠함의 부산 입항에 찬성하지 않은 것, 한미 군사훈련의 축소,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 주한미군 철수 시사 발언 등 한미동맹이 예전 같지 않은 인상을 보이는 것은 불길하다.

일본과의 관계도 개선하여 한·미·일 간 협력 관계를 더 긴밀히 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 태평양 전략’에도 적극 참여토록 정책을 바꿔가야 한다. 국민들도 나라 운명을 좌우할 협상에 첨예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맹정주

  전 경제기획원 정책조정국장

  전 국무총리실 경제행정조정관 

  전 강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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