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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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심규진] 한 권의 책은 한 사람의 인생이다. 하나의 문장 안에 그 사람의 세계관이 펼쳐지고 현상에 대한 감정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래서 글은 지울 수 없는 내면의 기록이며 항상 숨 쉬고 있는 일상의 발로(發露)다. 최근 한 권의 책을 출간했는데 다양한 감정이 뒤섞인 채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출간 전에는 분명 기대로 가득 찼었는데 이제는 두려움 반, 부끄러움이 반이다. 솔직하게 써내려간 문장 중에 오류는 없는지, 내가 휘갈긴 문장으로 인해 혹 상처받을 사람들은 없을지,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보통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나 분야에서 뜻을 이룬 사람들이 책을 출간하기 마련인데 오히려 나는 빚에 쪼들리는 신분으로 책을 덜컥 냈다. 그래서 오히려 가까운 지인들은 읽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누군가만 슬며시 보았으면 하는 소심한 마음이 교차한다. 아직은 내 인생이 부끄럽기 때문에 책마저 당당히 고개를 내밀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 쓰는 일은 멈추지 않으려 한다. 하루를 이겨낸 숨 가쁜 인내를 문장으로 표출하지 않으면, 그 마저도 하지 않으면 인생이 고장 날 것 같기 때문이다.

상처 받고 싶지 않은 내일을 꿈꾸며 오늘도 문장을 보듬어본다.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나를 위한 의미 있는 몸부림이다. 당신의 인생 또한 하나의 문장으로 표현해보면 어떨까. 그 문장에는 어떤 단어들이 숨어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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