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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의요정6_네마조네스의 출현[‘한국인의 좋은 습관’ 캠페인]
써니 | 승인 2018.04.18 11:42
‘노트의 요정’ 주요 캐릭터들. (위부터 시계방향) 노트의 요정 노타모레, 책의 요정 부키, 망각의 요정 유모리몬, 사이베르에 사는 요정 네마조네스. 위 캐릭터는 7321디자인 김한 대표 아티스트가 이야기 시작인 신목의 주검에서 착안하여 북구 신화의 주신(主神)인 오딘의 상상 동물 등을 현대적으로 변형 창작한 것이다. ©김한

6. 네마조네스의 출현

기술은 훨씬 빠르게 사람의 생각을 앞질러갔다. 이제 손가락으로 클릭만 하는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고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책을 사이베르 안에서 찾아 읽고 사이베르가 대신 판단해주었다. 페르푸메의 향을 그리워하는 것조차 어떤 이들은 고리타분하다며 비웃었다.

요정의 세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신성한 나무를 기억하는 노타모레와 부키는 사이베르가 보여주는 가공된 세상을, 생각할 시간이 없이 너무 빠르게 변하여 품격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연륜이 있는 요정들은 위대한 기억 나무의 말을 되뇌었다. “세상은 늘 균형이 중요하다. 편리한 것에 익숙해지면 어렵게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했던 순간은 잊게 된다. 기억은 때로 아픈 짐이다. 그러나 그 짐을 거부하면 언젠가는 기억하는 힘도 사라진다. 기억을 잃어보지 않은 존재들은 언젠가 그 고통을 알게 될 거다. 그러니 항상 북유럽 지혜의 한 단어, 라곰(Lagom)이 필요하다.”

노타모레와 부키 등은 뒤늦게 젊은 요정들에게 북유럽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어느 한 편으로 치우치지 않는 라곰 철학을 잊지 말라고 훈계했다. 하지만 젊은 요정들은 생각이 달랐다. 점점 사이베르의 세상을 찬양하며 그리로 옮겨갔다. 사이베르로 떠난 요정들은 스스로를 ‘넷의 여전사, 네마조네스’라고 했다. 어느 샌가 옅은 회색빛 피부와 검은 머리카락으로 물을 들였다. 그들의 눈동자는 숫자 0과 1이 교차되며 깜박이는데, 빛의 속도로 움직이면서 사이베르 밖으로 잘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아름다웠던 날개는 점점 퇴화되었다. 이미지만 있는 세상에서는 날갯짓이 필요하지 않았다. 노타모레와 부키는 노트의 페이지와 책장이 넘어갈 때마다 날아서 옮겨 다녀야 했고, 고서점이 가득한 거리나 도서관을 옮겨 다니려면 날개가 꼭 필요했다.

나이든 요정들의 조언을 부정하였던 네마조네스지만 다행인 것은 그들도 기록과 기억의 소중함은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네마조네스들은 오히려 편리와 속도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위대한 기억의 나무가 말했던 라곰 철학이 실현 가능한 세상을 만들 수 있으리라 믿었다. 과거부터 라곰 철학이 온전히 가능했던 세상은 없었으니까 말이다. 네마조네스 요정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 물론 기록하고 기억해야지. 그런데 사이베르에서 노트 기능을 사용하면 되잖아? 그럼 속도와 정확성을 다 얻을 수가 있다고. 상상력? 당연히 되지. 기술로 안 되는 게 어디 있어?”

“ 참. 그런데 거기서도 페르푸메는 나올까?”
“ 그거 없으면 어때. 속도와 편리가 더 중요하지. ㅋㅋㅋㅋ. 페르푸메는 낡았어.”

김한 7321 디자인 대표의 ‘노트의 요정’ 캐릭터 노트 ©김한

<노트의요정 시리즈 전체보기>   김한, 7321디자인, 황인선 , 논객닷컴 

써니  news34567@nonga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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