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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수문장(守門將) 교대의식[이종원의 프리즘 속 세상]
이종원 | 승인 2018.04.24 09:05

[논객닷컴=이종원] 궁궐의 전통의례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조선왕조 법궁(法宮)인 경복궁의 수문장 교대의식은 왕실의 호위문화를 재현하고 계승하기 위한 것으로 고궁 나들이에 빼놓을 수 없는 행사가 되었다. 경복궁에서는 매일 하루 2번,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수문장 교대의식이 펼쳐지고 있다.

행사 시작 30분전. 장내에 수문장 교대의식 거행을 알리는 방송이 나오자 광화문 뒤편 광장에는 어느새 가드라인이 세워졌다. 품격 높은 궁중문화를 감상하기 위해 흥례문(興禮門)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들면서 교대의식은 시작됐다.

교대의식을 마치고 광화문 앞에 서 있는 수문장(守門將). 조선시대 수문장은 도성 및 궁문을 지키던 무관직(武官職)으로 수문장청(守門將廳)에 속하였다. ©이종원

“쿵 쿵 쿵” 엄고(嚴鼓)라는 큰 북이 세 번 울리며 초엄(初嚴)을 알리자 근엄한 표정의 수문군들이 입장을 한다. 초엄은 교대할 수문장들이 광화문에 당도했음을 알리면 숙직 요령장이 광화문 밖에서 대기를 하는 것이다. 중엄(中嚴)이 세 번 울리면 교대하는 병사들과 수문장들이 수문장패를 서로 확인한 다음 군례를 하는 절차를 행한다. 삼엄(三嚴)의 북소리가 울리면 수문장의 지휘 하에 광화문을 닫고 요령장이 입궁한 후 퇴장함으로 모든 행사가 끝나는 것이다.

수문장의 구령에 맞춰 각 궁문으로 이동을 하는 수문군들. ©이종원
©이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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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가운 봄볕 아래서 진행된 30분가량의 공연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낯선 풍경에 매료되어 자리를 떠날 줄 모르고 있었다. 경주에서 아이들과 함께 올라온 김한국씨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수문장 재현행사를 직접 볼 수 있어서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화려하고 품위 있는 전통 의식에 외국인 관광객들은 눈을 떼지 못한다. 일본인 관광객인 요시무라씨는 “전통의식에 걸맞은 엄청난 위엄이 느껴졌고 수문군의 복식과 무기, 각종 의장물이 무척 인상적 이었다”며 소감을 말했다.

교대의식은 엄고(嚴鼓)라는 큰 북이 세 번 울리며 초엄. 중엄. 삼엄의 순서로 진행된다. ©이종원

의식이 끝나자 관광객들은 수문군들과 사진 촬영을 하며 즐거워한다.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가만히 서 있어야 하는 출연자들에게도 긴장을 푸는 막간의 시간이다. 출연자들은 행사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강하다. 3년차 출연자 오진석씨는 “전통문화를 알리고, 관광산업에 이바지한다는 생각에 남다른 긍지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취타대는 행진하면서 용고를 울려서 수문군들의 발을 잘 맞춰주는 중요한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종원

조선시대 수문장(守門將)은 도성 및 궁문을 지키던 무관직(武官職)으로 수문장청(守門將廳)에 속하였다. 처음 수문장 제도가 확립된 시기는 조선 예종 1년 (1469년)으로 그 이전까지는 중앙군인 오위(五衛)의 호군(護軍)이 궁궐을 지키는 일을 담당하였다. 오늘날의 경복궁 수문장 교대의식은 2002년 5월경 월드컵 개최와 궁궐활용 문화컨텐츠 확대 기조가 맞물려, 한국문화재재단이 지금까지 주관하고 있다.

수문장교대의식을 기록하고 수문군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이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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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수문장교대의식의 총괄책임을 맡고 있는 한국문화재재단 활용진흥팀의 이태행씨는 “행사의 시대배경인 15세기 조선전기에 궁궐을 지키던 군인들의 복식과 무기, 각종 의장물을 그대로 재현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엄(中嚴)이 세 번 울리면 교대하는 수문장들이 서로를 확인한 다음 군례를 올린다. ©이종원

최고수준의 왕실문화를 재현하여 관광자원화 하는 일은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켜야할 주요 문화사업이다. 한국문화재재단은 28일부터 5월 6일까지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종묘에서 ‘궁중문화축전’을 진행한다.

광화문 안쪽에 재현해 놓은 수문장청(守門將廳)은 궁문을 지키던 무관직(武官職)들이 근무하던 곳이다. ©이종원

이치헌 한국문화재재단 홍보팀장은 “특히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을 맞아 준비한 이번 행사는 오랫동안 서울을 지켜 온 역사 속 고궁의 생생한 매력을 한껏 살린 색다른 프로그램들로 관람객을 맞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문장교대의식을 시작하기 전 출연자들이 분장을 하며 복장을 갖추는 모습. ©이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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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고 품격 있는 ‘경복궁 수문장 교대의식’은 조선 시대 궁성 호위문화를 알릴 수 있는 매력적인 관광자원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햇살이 풍요로운 봄날의 고궁, 싱그러운 자연과 더불어 선조들의 고고한 감성을 헤아리며 또 하나의 슬기를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이종원

 서울신문 전 사진부장

 현 서울신문 사진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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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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