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타임스 청년칼럼공모전 가작]

[오피니언타임스=신영준]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맹자의 어머니는 자식의 교육을 위해 집을 세 번 옮겼다. 불과 5년 전 결혼한 누나만 해도 학군을 고려해 아파트를 얻었다. 하지만 최근 여태까지와는 다른 흐름이 포착된다. 자의든 타의든 1인가구가 증가하고 특히 젊은 층에서 집을 구하는 트렌드도 급격히 바뀌고 있다.

‘편세권(편의점이 가까운 곳)’, ‘스세권(스타벅스가 가까운 곳)’, ‘맥세권(맥도날드가 배달 가능한 곳)’을 칭한다. 이런 신조어들은 갑자기 튀어 나왔을까? 현재에서 조금씩 거슬러 올라가며 이러한 흐름을 이해해보자.

©픽사베이

작년 ‘YOLO(욜로)’라는 단어가 그야말로 히트였다. 미래를 위해 희생하기보다 지금 당장의 행복을 중요한 가치로 둔다는 말이다. 이 단어가 유행하면서 취업과 결혼에 목매던 이들은 학교, 회사를 뛰쳐나와 해외로 떠나고 맛 집을 찾아다니며 욜로 라이프를 즐겼다.

“명분이 없다 아닙니까?”, 이렇게 울부짖던 이들에게 ‘욜로’는 좋은 명분이 되어주었다. 과소비를 조장한다며 나쁘게 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청년들의 마음속 깊은 울분을 해소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꼭 나쁘게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어머니의 등짝 스매시는 필자가 어찌할 수 없는 본인들의 몫이다.

더 전으로, 왜 청년들은 울분을 해소해야 했을까? ‘N포 세대’ 이 말은 꽤나 오래된 말이다. 세기말 철지난 이야기 같지만 단어의 신선도가 떨어졌을 뿐 여전히 새로 생겨난 신조어들의 DNA속에 녹아들어 있다. 이 말의 뜻은 3포(연애, 결혼, 출산)와 5포(3포에 내 집, 인간관계 추가)를 넘어 꿈, 희망 그리고 모든 삶의 가치를 포기한 2030세대를 말한다.

‘모든 삶의 가치를 포기한’ 정말 끔찍한 단어다. 청년들은 스스로를 N포 세대라고 통칭하며 오래전부터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우리 지금 너무 아파요. 이맘때쯤 ‘아프니까 청춘이다’ 와 같은 책들이 인기몰이를 했던 것은 어쩌면 자신의 증상을 확진 받고 싶어서였을까?

다시 지금, N포 세대로 자란 청년들의 DNA에 항체가 생겨났다. 청년들은 더 이상 꿈과 희망, 삶의 가치를 포기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한다.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덴마크의 ‘휘게 라이프(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생활)’, ‘워라벨 (Work &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것)’, 스페인의 ‘커렌시아 (투우소가 잠시 쉬는 공간으로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안식처를 뜻함)’ 등의 셀 수 없이 많은 백신들이 생겨나 상처 입은 N포 세대를 치유중이다.

하지만 ‘비혼’, ‘비출산’, ‘횰로(혼자 사는 욜로족)’, ‘1코노미(1인 가구 맞춤형 상품)’라는 것을 보면 N포 세대를 완전히 치유하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청년들은 선택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포기가 아니라 행복해지기 위해 혼자를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올인빌(All In Vill)에 도달했다. 이제는 더 이상 집을 넓혀가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집안에 와인 바를 설치한다던지 빔 프로젝터와 스피커를 사서 극장을 만들기도 하며 홀로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인테리어에 집중한다. 그 결과 집안에서 거의 모든 욕망이 충족된다. 원룸, 오피스텔, 다세대주택이 인기를 끌고 평수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제는 셀프인테리어와 취미공간을 집안에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

이제 청년들은 아무것도 포기 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확실한 행복에 과감히 투자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혼자서도 잘 해낼 수 있다면 언젠가 연애를 결혼을 출산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올 것이다.

청년들이여 이제 와인 한잔과 함께 턴테이블이 돌아가고 스크린에서 영화가 상영되는 단 하나뿐인 당신의 올인빌(All In Vill)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초대해보자. 그리고 이렇게 외치자.

Welcome to All In V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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