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오피니언타임스=김도훈] 가정의달을 앞두고 어버이날 부모님께 효도할 수 있도록 5월 8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이 추진되다가 아쉽게 무산됐다.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로 ‘검토 착수’ 소식만으로 온라인에서 찬반 논쟁이 뜨거웠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서 어버이날 공휴일 찬반 논쟁이 확산되자, 정부는 결국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며 일단락했다. 검토 시일이 촉박하고, 여러 반대로 인해 당장 실시하는 데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공휴일 지정은 최소 내년 이후로 미뤄졌으니, 이 문제는 시간을 두고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아이러니한 건, 공휴일을 맞아 효도하라는 것처럼 들릴 수 있는 취지다.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어쩐지 앞뒤가 안 맞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일까? 몇몇 사람들은 지금 한국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로 효도를 꼽고 있는데, 어버이날이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자 크게 부정적인 의사를 표현했다. 그들이 말하는 대로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은 무너져가는 인륜을 세우는 긍정적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무너져가는 인륜의 탑이 원래 상태로 돌아올 것처럼 생각하는 건 문제가 있다.

오죽하면 공휴일 지정 논의까지 나왔을까 싶다. 만일 어버이날이 공휴일로 지정된다면 아마도 과거보다는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금도 각종 국경일과 공휴일, 그날의 취지에 맞게 행동하는 사람이 흔치 않은데, 어버이날이 공휴일이 됐다고 부모님을 꼭 찾아뵙게 될까?

공휴일은 그날에 무엇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게 아니라 그냥 쉬는 날이다. 쉼으로써 그날의 의미를 돌이켜보고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이다. 다만 이런 이야기가 나온 근본적 계기는 성찰해봐야 한다. 어버이날이 갖는 의의와 가치를 다시 생각하고, 적어도 이날만이라도 효도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면 좋겠다. 지금이라도 부모님께 안부 묻고 직접 만나러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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