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악화에 체면 구겨… 2·3분기도 부진 시 ‘위태’

아모레퍼시픽 2인자 안세홍 사장이 실적 부진으로 시련을 겪고 있다. 사진은 안 사장ⓒ아모레퍼시픽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서경배 회장과 함께 아모레퍼시픽을 지휘하고 있는 안세홍 사장이 실적 부진으로 곤혹스럽다.   

올 1분기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동기보다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9%, 26% 줄어든 1조4316억원, 235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은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6.5%, 9.2% 오른 1조6592억원, 2637억원이었다. LG생활건강은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이라는 성과도 거뒀다.

언론들은 아모레퍼시픽 '주춤', LG생활건강 '기세등등' 식으로 기사를 쏟아 내고 있다. LG생활건강이 화장품업계 선두주자로 올라섰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서경배 회장의 지도력에 의문 부호를 붙이는 언론마저 있었다. 반면 13년째 LG생활건강을 이끄는 차석용 대표이사(부회장)는 언론의 찬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안세홍 사장에겐 부담스러운 상황이 조성된 셈이다. 더구나 지난해 10월 선임된 그는 전임 심상배 사장만큼 서경배 회장과 깊은 인연이 있지도 않다.

심상배 사장은 2006년 태평양 사업 부문 인적분할로 탄생한 아모레퍼시픽을 서경배 회장과 함께 발전시켰다. 그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아모레퍼시픽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2007년부턴 서 회장과 더불어 각자 대표이사도 맡았다. 

그런 심상배 사장조차도 사드 여파로 인한 실적 악화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퇴진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의미 부여를 경계했지만 재계 관계자들은 서경배 회장이 분위기 전환을 위해 초강수를 던진 것으로 받아들였다.

결국 안세홍 사장은 서경배 회장의 결단이 옳았다는 것을 빨리 증명해 입지를 다질 필요가 있다. 그런데 올해 시작이 좋지 않다. 만약 2, 3분기 가서도 흐름이 바뀌지 않으면 서 회장이 대안을 고민할 것이다. 대안 중엔 사장 교체 카드도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아직 여유를 잃지 않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 1분기 실적이 부진했다지만 내부에서 예상한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며 “올 2분기부터 턴어라운드를 해낼 건지 지난해처럼 어려움을 겪을 건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 말대로 2분기 이후 화장품 명가 아모레퍼시픽이 자존심을 회복할지 결정된다. 안세홍 사장이 시련의 계절을 이겨낼지도 판가름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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