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한 LG 3세대 총수

[오피니언타임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했습니다.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LG가(家) 3세대 총수’인 고인은 1995년부터 그룹 회장을 맡아왔습니다. 일등주의와 초우량 LG, 기술혁신,정도경영, 인화를 경영이념으로 LG그룹을 글로벌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평가입니다.

구 회장의 타계로 경영권은 외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로 넘어가 4세 경영체제를 맞게 됐습니다. 재계는 LG그룹이 2003년 일찌감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계열사별 책임경영 체제가 안착된 만큼 경영권이나 리더십 공백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인은 1년간 투병하면서도 연명치료를 하지 않았으며, 장례도 비공개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치르기를 원했다는 후문입니다.

언론들은 “대기업 갑질파문 속에 어느 때보다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기업가가 아쉬운 시대에 그가 떠난 빈자리가 더욱 크다”며 ‘정도 경영’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선도한 그의 별세에 일제히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

#중앙일보(사설/‘인화의 경영자’ 구본무 LG 회장의 빈자리)는 “그룹 이름을 글로벌 감각에 맞게 ‘LG’로 바꾸고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고 지주회사 체제로 바꾼 것도 구 회장이었다. 보수·안정적인 조직 문화를 바꾸기 위해 ‘1등’ ‘초우량 기업’ ‘승부 근성’을 강조하며 변화를 주도했다. 그룹의 주력사업이 된 디스플레이·2차전지·통신사업에 대한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도 그의 업적”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대기업 오너였지만 격식을 차리지 않는 소탈한 성품의 경영자. 주말에 장례식장을 비서 없이 혼자 조문해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고, 공식 행사나 출장을 갈 때도 수행원 한 명만 단출하게 대동하곤 했다. 자녀의 혼례는 ‘작은 결혼식’으로 치렀다. 육군 현역으로 군대에 가고, 그룹 계열사 과장으로 입사해 실무부터 익히기 시작한 것도 그 시절 다른 재벌 후계자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LG그룹은 형제간 재산 다툼이나 정경 유착 스캔들에 거의 연루되지 않았다. 창업동지였던 GS그룹과도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LG만큼 ‘오너 리스크’가 적은 기업은 드물다”

#서울신문(사설/구 회장 떠난 LG, '정도(正道) 승계' 모범 보이길)도 “구 회장은 한국 사회에서 흔치 않은 인간적 면모의 기업가로 기억된다. LG그룹이 사회적 물의를 빚지 않는 재벌 기업으로 인식되는 것도 고인의 인품과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고인이 이사장을 맡았던 LG복지재단은 사회 정의를 위해 희생한 이들에게 의인상을 수여하는 등 사회 공헌에 앞장섰다. 지난해 철원 총기 사고로 순직한 병사의 부모에게 구 회장은 사재로 1억원의 위로금을 전달했다. 궁지에 몰렸을 때 우리 재벌들은 시선 돌리기 카드로 선행 이벤트를 자주 구사했다. 온갖 갑질 행태에다 구차한 탈법 의혹으로 망가진 대한항공이 오버랩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대물림 경영이 토착화된 우리 현실에서 구차한 상속 분쟁이나 경영권 분쟁이 없었던 것도 고인의 역할을 되짚어 보게 한다.”

#매일경제 (사설/LG그룹 경영권안정 통한 재도약을 기대한다)는 “취임 당시 매출 30조원대였던 그룹을 지난해 160조원대의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냈다. 2003년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해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배구조를 투명화한 것도 그의 혁신적인 결정으로 꼽힌다”고 밝혔습니다.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 통신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만들어낸 것 역시 구 회장의 뛰어난 안목과 단기 성과에 집착하지 않는 뚝심 있는 투자 덕이었다. 구 회장은 2015년 LG의인상을 제정해 갈수록 각박해지는 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 구 회장은 사람 중심의 경영, `인화(人和)`를 최고의 가치로 강조했고, 재벌 총수 같지 않은 소탈한 모습으로 `이웃집 아저씨`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LG가(家)는 장자의 승계가 시작되면 선대의 형제는 모두 경영에서 물러난다는 원칙을 지켜오고 있다. LG호의 새 선장이 인재를 아끼고 연구개발(R&D)과 혁신을 강조했던 고인의 리더십과 `LG 웨이(Way)`를 계승한다면 더 큰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 (사설/‘정도 경영’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선도한 구본무 회장)는 “그의 진가는 경영성과 못지않게 ‘정도 경영’과 ‘사회적 책임의 실천’에서 볼 수 있다. 그는 그룹을 이끌면서도 이렇다 할 스캔들에 휘말린 적이 거의 없었다"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취임 초부터 LG공정문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공정한 거래문화를 정착시키려 노력했다. LG그룹에선 1999년 LIG그룹을 시작으로 2003년 LS그룹, 2005년 GS그룹이 떨어져 나갔지만 잡음이나 분쟁도 없었다. 특히 구씨와 허씨의 57년간 동업관계를 청산한 GS그룹의 분리는 재계에서 ‘아름다운 이별’로 불리며 한국 경제사에 성공한 동업스토리로 남게 됐다. LG는 에너지 건설 유통 보험 등 핵심 사업을 떼주고도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그룹으로서의 기반과 체질을 탄탄하게 다졌다. 국내 처음으로 환경공익재단을 설립하고 문화 교육 등에도 적지 않은 후원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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