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한국 배제…진정성 의심돼

[오피니언타임스] 북한이 약속을 어겼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남측 언론인을 초청하겠다는 당초 발언과 달리 미·영·중·러 4개국 기자들만 원산에 입국시켰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는 것은 한반도 해빙기류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북한의 의도는 분명하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을 압박해 몸값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언론들은 “북한이 계속 이런 식이라면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한다 해도 국제사회가 그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면서 “북측의 섣부른 시비나 벼랑끝 전술은 그들의 신뢰만 갉아먹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20일 평양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있다. ©노동신문

△중앙일보: 남측 취재진 방북 불허 … 북한에 당당히 대처하라

중앙일보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우리 측 기자단 명단 접수를 끝내 거부했다. 23~25일로 예정된 이번 행사에 우리 측 취재진이 참여하게 된 건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 북측의 초청에 따른 것이다. 북한 외무성도 지난 14일 공보를 통해 미국·영국·중국·러시아 기자단과 함께 우리 기자단을 공식 초청했다. 그래놓고 아무런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기자단의 방북을 돌연 불허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이 상식에 반하는 행동을 해 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고 존엄 차원에서 약속한 기자단 초청을 행사 전날 손바닥 뒤집듯 무산시킨 건 유감스럽다. 북한은 행사가 개시되는 23일 중에라도 우리 기자단의 입북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 북한의 남측 취재 거부, 판문점선언 훼손 행위다

경향신문은 “북한은 올 들어 남북관계에서 과거와 달리 신의·성실에 기초한 태도로 임했고, 그 때문에 남측 여론의 호평을 받았다.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에 남측 여론은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짧은 기간이지만 남북 간에 상당한 신뢰관계가 조성됐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약속 위반은 여론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약속 파기는 남북관계에서 상당기간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진전을 반기지 않는 세력들이 기회있을 때마다 이를 끄집어내면서 남남갈등을 유발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남측 여론의 지지가 약화될 경우 남북관계가 삐걱거려 왔음은 북한 당국도 익히 경험한 사실이다. 향후 남북관계에서 이런 약속 위반이 재발돼선 안된다”고 우려했다.

△한국일보: 남측 언론인 방북 무산···상거래도 이렇게는 안 한다

한국일보는 “북한의 최근 태도 변화에 미국도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보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회담 무산 등을 언급한 북한의 속셈과 중국의 대북 제재 이완 움직임에 강한 의문과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진정성을 의심하면서 참모들에게 ‘(북미) 회담의 위험을 계속 안고가야 하느냐’고 다그쳤다는 보도도 나왔다”고 전했다.

한국은 “물론 핵실험장 폐기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북한이 중국을 배경으로 한국과 미국을 비난하는 상황은 여전히 우려스럽다. 정부는 북한이 매번 연례 훈련, 또는 민주주의 체제의 속성에 기인한 사안을 시비 걸며 대화중단을 위협하는 태도를 용인해선 안 된다. 북측은 남측 언론인 초청 약속부터 지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주요 신문 5월 23일 사설>

경향신문 = 북한의 남측 취재 거부, 판문점선언 훼손 행위다 / 현대차는 시장의 신뢰받는 지배구조 갖춰야 / 지방선거 무관심, 피해자는 지역주민이다

서울신문 = 북ㆍ미 역지사지로 6ㆍ12 정상회담 꼭 성공시켜야 / 특권 내려놓겠다더니 '방탄 국회' 연 진상 여야 / 엘리엇 탓 말고, 대기업 투명경영으로 극복하라

세계일보 = 南 언론 왕따시킨 北 행태, 4ㆍ27 판문점선언 위반이다 / 드루킹 특검 앞두고 검경 부실수사 경쟁하나 / 대기업 손발 묶고 투기자본엔 멍석 깔아주는 정부

조선일보 = 최근 北 몽니, 시진핑이 제재 구멍 열어준 탓 아닌가 / 김정은 제 약속 뒤엎는 데 걸린 시간은 단 3주일 / 이번엔 민노총 판 깨기 농성, 점점 더 꼬여가는 '최저임금'

중앙일보 = 남측 취재진 방북 불허…북한에 당당히 대처하라 / 전방위로 도진 '공짜' 복지 공약, 유권자가 심판해야 / '꼼수' 의심 부른 국무회의 드루킹 특검법 처리 연기

한겨레 = 난기류 빠진 남북관계, 상황 악화 막을 해법 찾아야 / 살아있는 권력 파헤칠 '드루킹 특검'의 막중한 과제 / 체포안 부결 성난 민심, 정치권 이젠 답 내놓을 때

한국일보 = 남측 언론인 방북 무산…상거래도 이렇게는 안 한다 /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유보, 기업 경영에 '쓴 약' 돼야 / 지방선거 틈타 거세지는 재건축조합의 규제 완화 요구

매일경제 = 정부 칭찬받고도 엘리엇 공격에 무산된 현대차 지배구조 개선 / 북한의 한국 기자단 풍계리 핵실험장 취재 거부 유감스럽다 / 강원랜드 수사단 마찰계기, 검사 이의제기 절차 명확히 해야

한국경제 = 정부發 '기업 지배구조 개선' 압박, 멈출 때 됐다 / 北에 '풍계리 농락' 당한 대한민국, '통큰 처분'기다릴 건가 / 中企ㆍ소상공인 절규 뭉개는 민노총, 믿는 구석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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