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법정에서도 사죄 대신 혐의 부인…언론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오피니언타임스] 뇌물수수와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법정에 출석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9주년이자, 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처음 법정에 선 날이어서 관심이 더 쏠렸다.

이 전 대통령은 진술을 통해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다스는 ‘형님 회사’라며 30년간 소유권 다툼도 없었는데 왜 국가가 개입하냐고 말했다. “(재임 중) 개별 기업과 단독으로 만난 일이 한 번도 없다”며 이건희 삼성 회장 사면의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충격이고 모욕’이라고 했다.

언론들은 “이미 대부분 국민이 ‘다스는 엠비 것’이라는 친지·측근들의 진술 내용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니 안타까울 뿐”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명박 페이스북

△경향신문: 법정에서도 사죄 대신 궤변으로 일관한 이명박

경향신문은 “뇌물수수·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처음 법정에 섰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얼굴에선 회한의 빛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장문의 입장문을 읽어내려갔으나 부인과 변명뿐이었다. 주권자를 배신한 데 대한, 진심 어린 사죄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은 ‘오늘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검찰의 무리한 증거의 신빙성을 재판부가 검토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의 소송 비용 대납과 관련해서는 ‘사면을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공소 사실은 충격이고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다스 비자금 조성·횡령에 대해서도 ‘형님과 처남이 회사를 만들었고, 30여년간 회사의 성장 과정에서 소유나 경영을 둘러싼 어떤 다툼도 없었는데, 국가가 개입한 게 온당하냐’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설명했다.

△한겨레: 첫 법정에서도 ‘손바닥으로 하늘 가려보겠다’는 MB

한겨레는 “이미 대부분 국민이 ‘다스는 엠비 것’이라는 친지·측근들의 진술 내용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구속 직후부터 검찰의 옥중 조사도 거부한 입장에서, ‘재판도 거부하자는 주장이 많았으나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사법의 공정성을 국제사회에 보여달라’고 재판부에 ‘훈계’한 것도 황당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그는 이번에 기소된 뇌물수수·횡령 등 혐의 이외에도 국정원과 군·경찰을 동원한 댓글공작과 정치공작 등 숱한 국정농단 혐의를 받고 있다. 블랙리스트를 이용한 문화·언론·예술계 탄압도 그의 임기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첫 재판을 보면 그에게서 20년간 국민을 속여온 데 대한 진정한 사과를 기대하기란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 법정에서도 사죄 않고 혐의 전면 부인한 MB

한국일보 역시 “이 전 대통령은 ‘다스는 형님 회사’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1987년 설립자금이 이 전 대통령에게서 나왔고, 회사 운영상황을 정기적으로 보고받는 등 다스가 그의 소유라는 사실이 물증과 다스 경영진 진술을 통해 드러났는데도 부정하는 모습이 딱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 전 대통령은 검찰수사 초기부터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여론의 동정을 이끌어내려 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영장심사도 거부하고 구속된 후 검찰의 추가조사에도 응하지 않았다. 국민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도 시원찮을 판에 이젠 변명과 측근 탓만 하고 있다. 사법부가 법의 엄중함을 보여주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주요 신문 5월 24일 사설>

경향신문 = 남ㆍ북ㆍ미는 불신 털고 북ㆍ미 회담 성공에 매진을 / 법정에서도 사죄 대신 궤변으로 일관한 이명박 / 모나자이트 불안, 객관적 조사와 대책이 필요하다

서울신문 = 북, '체제안전 보장' 믿고 북ㆍ미 대화 테이블 앉아야 / 청와대, 개헌안 철회하는 게 옳다 / 국회가 최저임금법 개정안 매듭지어라

세계일보 = 북ㆍ미 중재 필요하지만 北 갑질에 끌려다녀선 안 된다 / 노무현 서거일 법정에 선 MB…참담한 역사 언제 끝나나 / 최저임금 산입범위, 국회가 오늘 책임지고 결단해야

조선일보 = 美ㆍ北 회담 열려야 하고 '단기간 내 北核 폐기' 지켜져야 한다 / 한ㆍ미 합동군사훈련 이번이 마지막 되나 / 규제 갑질 '홍종학 법' 피해만 양산하고 없던 일로

중앙일보 = 덜컹거리는 북핵 가도…정확한 한ㆍ미 소통이 해법이다 / 소수의 귀족노조에 휘둘리는 최저임금 진통 / 검찰이 대서소처럼 고발장까지 대필해 주나

한겨레 = 트럼프의 '유연한 일괄타결' 해법을 주목한다 / 첫 법정에서도 '손바닥으로 하늘 가려보겠다'는 MB / 6년 만의 '낙태죄' 공개변론, 변화를 기대한다

한국일보 =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중재 역할 더 엄중해졌다 / 법정에서도 사죄 않고 혐의 전면 부인한 MB /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 국회 절충안으로 타협해야

매일경제 = 미북정상회담 성공은 北 진정성과 中 협력에 달렸다 / 면세점 허가제, 등록제로 왜 못 바꾸나 / 노동계 출신 여당 원내대표도 비판한 민노총의 비타협

한국경제 = 내수 발목 잡는 세제, 소비 친화적으로 바꿀 때 됐다 / '초록은 동색' 일깨워주는 北ㆍ中 야합 징후들 / 직속 연구원 출범시킨 국회, 싱크탱크 없어 일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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