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조선일보 “비공개 북미 접촉에서 북핵 폐기 입장차 못 좁힌 듯”

[오피니언타임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미·북 정상회담을 취소했다. 백악관은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이런 내용을 담은 서한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급작스럽게 정상회담을 열지 않기로 결심한 배경이 무엇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우선 북한 측에서 핵전쟁을 시사하면서 펜스 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듯하다. 그러나 실제는 비공개로 이뤄지고 있는 미·북 접촉에서 북핵 폐기를 둘러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언론들은 “세기의 협상을 앞두고 기싸움이 있을 순 있지만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겐 통하지 않았고, 비핵화 국면에서 가장 큰 위기를 초래하고 말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미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맡은 우리 정부로서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면서도 “미국과 북한이 협상 여지를 남겨둔 만큼 대타협을 이뤄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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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무산 위기 몰린 북핵 협상 … 그래도 막판 ‘빅딜’ 포기 말아야

중앙일보는 “북한이 어제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버튼을 눌렀다. 지난 10년간 여섯 차례 핵실험을 감행해 전 세계의 우려를 집중시켰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지하 갱도는 무너져내렸고, 핵실험장은 흙더미 속에 파묻혀버렸다. 그런데 같은 날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소식이 전해진 지 몇 시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고 전했다.

중앙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슬프게도 당신의 가장 최근 성명에서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인 적대감을 토대로 나는 이번에 오래 계획된 회담을 갖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는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강경 발언 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세기의 협상을 앞두고 벌어진 기싸움이 비핵화 국면에서 가장 큰 위기를 초래하고 말았다”고 우려했다.

△조선일보: 트럼프 미·북회담 전격 취소, 비상한 안보 상황이다

조선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적으로는 북한의 적대적 태도를 문제 삼았지만 실제는 비공개적 미·북 접촉에서 북핵 폐기를 둘러싼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인 비핵화를 부분 수용할 의사를 비췄지만 북한이 과거 25년간 해온 대로 단계별로 대가를 챙기는 방식을 고집했을 경우 이 상태로 정상회담을 갖기는 곤란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은 “6월 12일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가 핵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던 온 국민의 기대는 일단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추후 협상 가능성을 열어 놓은 만큼 기회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김정은이 깨끗하게 핵을 버리고 남북 공영의 길로 나오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더 강력한 대북 제재와 미국의 군사 압박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겨레: 트럼프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와 북한 핵실험장 폐기

한겨레는 “북한은 말로는 미국 고위 인사들을 비난하면서도, 외신과 남한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24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했다.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의지를 과시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있는 행동’을 평가하지 않고 단지 과격한 말을 문제 삼아 정상회담을 취소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온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랫동안 적대 관계에 있던 북한과 미국이 약속한 정상회담을 열지 못한다면, 북한 핵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는 매우 불투명해지고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으로 조성된 평화 분위기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게 중요하다. 북-미 두 나라는 대화를 재개해서, 역지사지의 자세로 대타협을 이루어내기를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 북미 정상회담 취소 사태, 냉정하게 대처해야

서울신문은 “북·미 정상회담이 취소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것처럼 한반도의 정세 격변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미국의 대북 군사공격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북·미 중재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일은 한반도의 평화와 미래를 위해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비핵화 프로세스가 다시 가동되도록 지금까지 했던 것 이상의 중재를 해야 한다. 당장은 북·미가 강 대 강의 대결 자세를 보일 것이다. 모두가 이런 돌연한 사태에 냉정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한·미 공조는 물론이고 김 위원장과의 핫라인 대화를 통해서 긴박한 상황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신문 5월 25일 사설>

경향신문 = 북한은 풍계리 폭파했는데 미국은 회담을 취소하다니 / 피팅ㆍ코스프레 모델 성추행의 경우 / 개헌 시한은 없다, 국회 주도로 논의 계속해야

서울신문 = 북미 정상회담 취소 사태, 냉정하게 대처해야 / 정부, 미국 자동차 관세 검토 선제 대응하라 / 헌재, 낙태죄의 현실적 괴리 직시해야

세계일보 = 北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제2 영변 쇼'로 끝나선 안 돼 / 국가경쟁력 발목 잡는 최악 노동시장 두고만 볼 것인가 / 개헌 끝내 불발… 여야 대국민 약속은 지켜야

조선일보 = 트럼프 미ㆍ북회담 전격 취소, 비상한 안보 상황이다 / '분배' '공정' '정의' 내세운 정부가 불평등 더 키운 역설 / 탈출 태영호 전 공사에 드리워 오는 김정은 그림자

중앙일보 = 무산 위기 몰린 북핵 협상…그래도 막판 '빅딜' 포기 말아야 / 소득 주도 성장의 민낯 드러낸 최악의 소득분배 / 낙태죄 폐지, 사회적 논의 시작하자

한겨레 = 트럼프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와 북한 핵실험장 폐기 / 최악의 '소득 격차', 정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 '대통령 개헌안' 표결 무산, 정치권 모두의 패배다

한국일보 = 트럼프 북미 정상회담 전격 취소, 한반도 정세 돌변했다 / '대통령 개헌안' 폐기…국회 주도 개헌안 마련 서둘러야

매일경제 = "5년 뒤부터 인구감소 시작"…충격적이다 / 2년 가까이 시간 끌다 배터리 무역보복 찔끔 해제한 중국 / 대립적 노사관계가 국가경쟁력 발목 잡는다는 IMD보고서

한국경제 = 경제단체들은 기업을 온전히 대변하고 있는가 / 혁신 촉진하려면 허구의 과당경쟁 논리부터 깨야 / 부동산 담보 관행 완화할 '동산금융', 신산업으로 키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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