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민주당 압승에 언론들 “여당이 잘해서라기 보다 야당이 못해서...”

[오피니언타임스] 이변은 없었다. 13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했다. 개표결과 더불어민주당은 전체 광역자치단체 17곳 중 14곳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대구·경북만 차지했을 뿐, 보수 야당의 텃밭으로 인식돼온 부산 경남 울산까지 모두 내주고 말았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다른 야당도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12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경북 김천을 제외한 11곳을 여당이 싹쓸이했다.

선거사상 유례 없는 결과가 나온 건 선거 직전까지 이어진 북미 정상회담 이슈 덕이 크다. 여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한국당 지도부의 무능과 사사건건 발목잡기가 국민의 외면을 받았다는 분석이 많다.

언론들은 “압승한 민주당은 ‘6·13 민심’에 자만하지 말고,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대안세력이 될 수 있도록 쇄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픽사베이

△중앙일보: 문 정부에 힘 실어주고 보수야당엔 개혁 요구했다

중앙일보는 “이변은 없었고 민의는 분명했다. 어제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제7회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표심은 문재인 정부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보수 정당들에 보다 철저한 반성과 개혁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대신 이합집산과 내홍만 일삼았던 보수 정치권이 민심의 철퇴를 맞은 건 당연한 결과였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참패한 야당에 대한 국민 메시지는 분명하다. 지금의 모습은 국정 농단으로 국격(國格)을 떨어뜨린 집단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는 판정인 것이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여배우 스캔들, 다소 실망스러운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승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만 봐도 보수 야당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상처가 얼마나 컸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이를 치유하려면 여태껏 누려왔던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는 게 먼저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 여야, 6ㆍ13 민심 제대로 읽고 겸허히 받들어야

한국일보는 “여당은 압승 배경을 놓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국민적 열망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했다. 지방선거는 기본적으로 정부 여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한데도 한국당의 국정농단 책임이 이어지며 야당 평가 기류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한국당 지도부의 무능과 사사건건 발목잡기가 국민의 외면을 받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당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폄하하는 등 극우적 태도로 일관한 것이 합리적 보수층의 이탈을 초래했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당은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만에 맞은 첫 시험대를 무사히 통과함으로써 개혁과제를 더욱 힘있게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그렇다고 절대 자만해선 안 된다. 이번 승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와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이 겹친 것일 뿐, 여당이 잘해서 주어진 게 아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1년간 국정을 주도한 여당으로서 제 역할과 책임을 다했는지 되돌아보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신문: 압승한 민주당, ‘6·13 민심’ 자만하지 말라

서울신문 역시 “여당은 ‘국민의 승리’라고 압승을 자축하지만, 자만하지 말길 바란다. 여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문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지지와 한반도 해빙에 편승했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첫 1년이 적폐청산 시기였다면, 이제 당청은 야당과 반대 세력을 적극 포용하는 ‘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문 대통령과 여당은 개각과 청와대 개편 등 인적 쇄신으로 국정 운영에 새바람을 불어넣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조선일보: 입법·행정·사법에 지방 권력까지 쥔 文 정권, 獨善 경계해야

조선일보는 “선거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전 정권에 대한 끝없는 검찰 수사로 지난 정부에 대한 국민 분노가 계속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에 더해 지리멸렬한 데다 분열까지 된 야당도 여당 대승의 일등 공신이 됐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대안다운 대안도, 새로운 인물 한 사람도 보여주지 못했다. 정부 실정에 비판적인 유권자들이 기권을 택할 지경이었다. 이런 야당으론 정권이 폭주하더라도 막을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조선은 “이제 대한민국 입법·행정·사법·지방 등의 모든 권력이 한쪽으로 쏠렸다. 2020년 총선까지 거의 2년 동안 국민으로부터 심판받을 일도 없다. 이런 조건에서 정권의 오만과 독주가 일어난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그런 독선에 빠져들지 않는지 스스로 경계하고 자제하는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여야 한다. 크게 가진 권력일수록 큰 책임이 따른다”고 주장했다.

<주요 신문 6월 14일 사설>

경향신문 = 보수야당의 참패,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 진보교육감 또 압승, 교육혁신ㆍ공공성 강화 계속돼야 / 과도한 북ㆍ미 정상회담 비판론을 경계한다

서울신문 = 압승한 민주당, '6ㆍ13 민심' 자만하지 말라 / 북, 한ㆍ미 훈련 중단 상응하는 비핵화 조치로 답하라 / '주 52시간 근무' 현실 인식 안이한 고용부 장관

세계일보 = 보수 몰락은 '반성 없는' 야당에 대한 유권자의 심판 / 결국 한ㆍ미동맹 벌어지고 北은 미ㆍ중과 더 가까워졌다 / 코드 인사가 부른 경총 초유의 송영중 인사 참사

조선일보 = 트럼프ㆍ문재인ㆍ김정은 체제 속 한국 안보는 어디로 가나 / 입법ㆍ행정ㆍ사법에 지방 권력까지 쥔 文 정권, 獨善 경계해야

중앙일보 = 문 정부에 힘 실어주고 보수야당엔 개혁 요구했다 / 북ㆍ미 정상회담 이후 더 불안해진 한반도 안보 / 진보 교육감 독주 시대…급진적 교육 실험은 안 된다

한겨레 = 민심은 '평화' 택했다 / '비핵화 진전' 위한 한-미 연합훈련 중단, 바람직하다

한국일보 = 여야, 6ㆍ13 민심 제대로 읽고 겸허히 받들어야 / 김정은, 말 아닌 행동으로 "중대한 변화" 보여줘야 한다

매일경제 = 지방선거에 실린 무서운 민심 여야 잘 받들어라 / 트럼프의 한미훈련 중단 발언, 동맹의 균열을 우려한다

한국경제 = 압승한 여당과 참패한 보수 야당이 읽어야 할 민심 / 남북대화 국면 살려나가되, '안보 쇼크' 대비책 나와야 / 국제신용평가사까지 부작용 경고한 통신시장 정부 개입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