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동영상 감상하기2]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이 가져다 준 최고의 혜택은 여러 분야에서 이루어진 수준 높은 연구 결과를 쉽게 그리고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에는 너무 많은 동영상들이 올라와 있기에 무엇이 좋은 동영상인지 구별하기 쉽지 않은 것이 문제입니다. 이들 가운데는 사악한 목적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것,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들을 선동하는 것 등이 많아 이른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셤의 법칙이 적용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그래서 이 시리즈에서는 수많은 동영상 가운데 우리 삶을 살아가는데 의미 있는 것들을 선별해 제공하고자 합니다. 선정 원칙은 각 분야에서 검증된 전문가들이 20분 안팎의 공개 강의를 통해 우리의 선택과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또한 영어 자막과 한글 자막 중에 선택해서 감상할 수 있는 동영상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영어 공부를 겸해 가급적 영어 자막으로 동영상을 감상하길 제안합니다.

[오피니언타임스=이영환] 이번 동영상의 연사는 크리스티아 프리랜드(Chrystia Freeland, 1968~)라는 캐나다 여성입니다. 프리랜드는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서 경력을 바탕으로 캐나다 하원의원이 되었습니다. 하원의원이 되자마자 트뤼도 정부에서 무역부장관을 역임했으며 현재 외무부장관으로 재직하고 있는 스마트한 여성입니다.

프리랜드는 《The Rise of the New Global Super-Rich》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현재 글로벌 차원에서 악화일로에 있는 불평등 문제에 대해 매우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부와 소득의 불평등이라는데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의견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 주류 경제이론을 신봉하는 학자들 가운데 불평등 문제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억지를 부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문제는 단지 학문적 차원에서 다룰 문제가 아님은 자명합니다.

최근 불평등 문제와 관련해 가장 주목을 받았던 사람으로는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와 미국 경제학자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를 들 수 있습니다. 시기적으로는 스티글리츠가 『불평등의 대가』라는 책을 먼저 출판해 불평등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지만 곧 이어서 출판된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이 더 주목을 받았고 이로 인해 불평등 문제는 글로벌 차원의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스티글리츠의 책은 주로 미국의 불평등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불평등 문제와 관련해서는 영국 경제학자 앤서니 앳킨슨(Anthony Atkinson)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는 평생 불평등 문제를 연구한 명실공히 불평등 문제의 최고 권위자입니다. 그의 연구에 대한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얼마 전 그의 책 『불평등을 넘어』가 출판되어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책은 여전히 일반대중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비록 몇 년 전의 동영상이지만 프리랜드가 불평등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한 이 강연은 앞에서 언급한 세 명의 전문가들이 강조하고자 했던 요점들을 잘 정리해서 전달해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평등 문제는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깊이 논의되어야 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전에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프리랜드는 특유의 또렷한 발음과 강연 기술을 바탕으로 어려운 과제를 잘 수행했다고 봅니다. 이 동영상을 보게 되면 불평등 문제가 왜 그렇게 심각한 문제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프리랜드는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부와 소득의 불평등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현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면서 강연을 시작합니다. 이를테면 미국 경제학자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에 의하면 2005년 당시 세계 최고 부자였던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재산 합계는 미국 국민 하위 40%인 1억 2000만 명의 재산과 맞먹었다면서  지금은 더 악화되었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프리랜드는 우리는 “끓는 물에 들어가 있는 개구리”처럼 물의 온도가 서서히 올라가기에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한 마디로 정신 차리고 불평등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최근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이 식어가는 듯 합니다.

프리랜드는 현재의 불평등을 초래한 원인으로 정치적 요인, 세계화, 기술혁신 등 몇 가지 요인들을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하나하나 어떤 부작용을 낳고 있는지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프리랜드는 오늘날 기술기업을 대표하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의 부상에 대해 우려합니다. 이들 기업을 창업한 사람들처럼 매우 빠르게, 매우 엄청난 부를 축적하게 된 사람들이 바로 슈퍼 리치입니다.

프리랜드는 이들이 이런 지위에 오르게 되면 자신들의 부의 축적을 가능하게 했던 능력주의(meritocracy)의 장점을 망각하고 정실 자본주의(crony capitalism)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합니다. 그리고 이로 인한 부작용은 중산층의 몰락이며 사회적 이동성의 급격한 감소라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결과는 경제성장과 번영의 공유는 양립하지 않는다는 사실로 압축된다면서 과거 산업혁명과 이로 인한 성과 및 부작용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뉴딜정책(New New Deal)”이라고 주장합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충분히 짐작하리라 믿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스마트한 정부입니다. 이 동영상은 영어 자막과 한글 자막 모두 지원합니다만 프리랜드의 영어는 정말 수준급이니 영어 자막을 통해 강연을 들으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것입니다.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