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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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서은송]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열심히 먹는다는 게 그만 입 속에 빵꾸를 어여삐 피워냈다. 스무살 초반부터 주름에 열심히 신경쓰고 나름 치아미백을 생각해볼 정도로 건강관리에 관심 있었는데 입 속에서 난리가 날줄은 몰랐다. 그 덕에 웃지도 못하고 밥도 먹지를 못하겠다. 고작 입속에 빵꾸가 두 개가 났을 뿐인데.

빵꾸 두 개에 문득 나는 너무 겉치레에 신경써왔던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 머릿결에 좋은 에센스는 꼼꼼히 찾아 장바구니에 넣으면서, 뭐가 그리 급하다고 밥을 꼭꼭 씹어먹지 못하고 입 안에 송곳니를 박아버렸을까.

그러면서 또 하나 생각이 떠오르는 것은 나는 밥을 먹기 위해 살아가는가, 살기 위해 밥을 먹는가. 밥 먹는 행위가 내게 있어 얼마나 무의미해졌으면, 윗니와 아랫니가 맞붙는 그 짧은 순간에도 나는 한눈을 팔고 있었다는 것. 흔히들 생각하는 동물이 사람이라 하지만, 나는 종종 그 생각들이 사람을 잡아먹을까 두려워 밤을 새어 본적도 있다. 효과가 좋지만 그만큼 고통스럽다는 알보칠을 바르기가 너무 싫어 일주일간 나는 내 미소와 미각을 잠시 잃어버려 두기로 했다.

고작 빵꾸 두 개에 도통 어떤 일에도 집중을 할 수가 없다. 문득, 내게 있었던 고작 빵꾸 두 개는 무엇이었던가 생각해본다. 누군가에게는 연인과의 이별이었을 수도, 누군가에게는 직장상사의 잔소리였을지도 모르겠다. 또 어쩌면 책의 교훈이었을 수도... 그러면서 문득 나의 모난 말이 누군가에게 빵꾸 두 개를 심어 본적은 없는가 스스로 되돌아본다. 한편으로는 이 글이 당신에게 설익은 잇병이 되어보기를 조심스레 바래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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