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을 잊게 하는 죽령 산야초세상 계곡의 물

[오피니언타임스=동이]  ‘덥다~ 어떻게 이렇게 더울 수 있나...’

좀 주춤해졌지만 기록적 폭염이었입니다. 111년만의 무더위라고 하니, 올해 동이가 겪은 더위가 역대 최고기록이 될 지 모르겠습니다.  이젠 섭씨 40도쯤은 오르내려야 무더위라 할만 하게 됐습니다.

대체 지구의 기후변화가 얼마나 악화일로이기에 이렇게 더워지는 건가?

지구 평균온도가 대략 10년에 0.2도(℃)씩 높아진다고 하지만, 체감온도로는 점차 가팔라지는 게 분명합니다. 111년의 기록도 머지 않아 깨질 것입니다. 그런 탓에 어느 시점엔가 인류가 생존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기온이 치솟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역대 최악의 초열대야’ ‘보온밥통같은 살인더위’ 등등의 기사제목에서 보듯 상상 이상의 폭염은 이제 현실이 됐습니다. 일상의 날씨걱정이 지구적, 국가적 어젠다가 돼 바짝 다가온 느낌입니다.

그러나 국가도 세우지 못하는 폭염대책을 동이가 세울 수는 없는 노릇.  일단 재난(폭염)은 피하는 게 상책이란 생각 밖에 안들었습니다.

참다 참다 못해 산속으로 ‘도망’쳤습니다. 더 이상 '피서'라기 말은 적절치 않으며, 재난이 확실한 만큼 스스로 '피난'이라 정의해 버렸습니다.

“40도를 오르내리는, 숨이 턱턱 막히는 도심을 탈출하자! 먹을 것이야 그곳 어름의 마트에 가서 장봐도 될 테니까...”

“하룻만이라도 시원한 계곡에 발 좀 담그며 더위를 잊어보자”

절박한 소망을 간직한 채 도망쳤습니다. 한해 전 여름에도 묵었던 경험이 있어 그곳이라면 폭염을 피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죠.

다행히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그곳은 거짓말처럼 체감온도가 30도가 채 될까 말까.  낮에도 마파람이 불어대 그늘 속에 있으니 덥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솔~솔~ 불어오는 바람 결에 벌써 가을의 초입인가? 착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정말 그런 곳이?”

“네~ 있습니다”

삼삼오오 죽령 정상부근의 계곡에 모여든 인파들이 동이와 같이 ’온도내림’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흥미롭게 보였던 광경 하나.  죽령고개 정상을 지나다 보니 대낮인데도 피서차량들이 대로 변에 줄지어 서 있습니다. 해변도, 계곡도 아닌데...의아했죠.

지인의 설명을 듣고서야 아~하~ 했습니다. 산 정상의 온도가 산 아래보다 매우 낮아 피서객들이 산 정상을 많이 찾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뙈약볕아래 차들을 세워놓고는 나무그늘 속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부채질하는 피서인파가 정상 부근에 즐비했습니다.

계곡과 산 정상의 그늘이 그래도 ‘기후변화의 사각지대’로 남아 폭염 피난처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더군요.

졸~졸~ 흐르는 계곡 물은 냉기를 품고 있고 계곡 아래서 불어온 바람은 산바람이 되어 다시 휘돌아 내려옵니다.

해먹에서 바라보이는 죽령 산 기슭

지난해 묶어 놓았던 해먹에 잠시 누웠습니다. 깜빡~ 깨고 보니 저녁 무렵.

이슥해지자 계곡의 냉기가 온몸에 전해집니다. 새벽 녁엔 추워서 평상 위 모기장에서 잠자던 이들이 방으로 쫓겨 들어갔습니다. 창문을 꼭꼭 닫은 채 이불을 덮어야 했습니다.

산에서 만난 이들과 산야초 발효음식으로 더위를 잊은 채 2박 3일을 보냈습니다.  도심 회귀본능이 한껏 충만됐다면 과장일까... 그랬습니다.

보신밥상 차리기

출근해보니 지도자께서 “무더위는 재난, 냉방은 복지”라며 “7월분 전기요금부터 할인을 지시했다”는 소식입니다.  방향 잘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전기복지’가 보편화돼 서민들도 에어컨 ‘빵빵하게’ 틀고 지냈으면 합니다.

아울러 지구도 더 이상 뜨거워지지 않았으면~

소망해봅니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과 대응이 어느해보다 절실하게 느껴진 여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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