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이종원의 프리즘 속 세상
‘학생이 된 선생님들’[이종원의 프리즘 속 세상]
이종원 | 승인 2018.08.13 10:33

[논객닷컴=이종원] 해마다 이맘때면 교과서 밖 ‘산교육’인 체험학습에 참가하기 위해 바쁜 교사들이 있다. 다음 학기의 수업준비와 교사의 자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실시하는 교육청의 직무연수 때문이다. 방학 중의 ‘교원 직무연수’가 새로운 교육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봉산탈춤 배우기’에 참가한 교사들이 강사의 시범에 맞춰 흥겨운 춤사위를 배우고 있다. ⓒ이종원

교원들의 문화유산교육 역량을 강화하고자 실시하는 연수과정인 한국문화재재단의 ‘봉산탈춤 배우기’의 현장. 교사들이 양반춤에 쓸 자신만의 탈을 만들기에 한창이다. 클레이를 다뤄본 경험이 별로 없어 솜씨가 서툴어도 분위기는 즐겁기만 하다. 직접 춤을 춰보는 시간. 강사의 시범을 따라 양손에 한삼을 끼고 처음엔 쭈뼛쭈뼛 따라하던 교사들이 시간이 지나자 제법 장단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며 탈춤을 추고 있었다.

‘한국의 다과상’을 수강하는 교사들이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장 으로부터 고구마강정의 요리 팁을 전달받고 있다. ⓒ이종원

한국전통음식연구소의 ‘한국의 다과상’ 프로그램은 매번 ‘조기마감’이다. 정원 40명의 조리실은 연일 이어지는 폭염만큼이나 배움의 열기로 뜨겁다. 오늘의 메뉴는 ‘고구마강정’이다. 교사들은 TV에서 낯익은 윤숙자 소장의 능숙한 손놀림을 스마트폰에 담기 바빴다. 시범이 끝나자 교사들은 배운 대로 채를 썬 고구마를 기름에 튀긴 후 달콤한 조청을 발라 펴준다. 먹음직스런 고구마강정이 만들어졌다. 관악구에서 온 한 교사는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보니 방학마다 수강을 하고 있다”며 자신이 만든 강정을 옆자리 ‘학생’에게 먹여주며 웃는다.

몸의 균형을 바로잡아 마음의 여유를 찾으려는 교사들 몸펴기생활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기본동작을 익히고 있다. ⓒ이종원

건강증진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은 교사들에게 유독 인기가 높다. ‘몸펴기생활운동’에 참가한 교사들은 몸의 균형을 바로잡아 마음의 여유를 찾으려는 이들이다. 기본운동은 하체풀기, 허리 펴기, 상체 펴기, 온몸 펴기로 구성되어 있다. 광명시의 한 초등교사는 “학기 중에 쌓였던 스트레스와 부정적인 마음이 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토속 악기인 ‘젬베’ 연주를 배우는 교사들이 악기를 두들기며 흥을 돕고 있다. ⓒ이종원

최근 ‘교사의 방학을 폐지하자’는 의견이 제기돼 국민청원 게시판까지 올라왔다. 일반 직장인에 비해 방학동안 휴식을 취하는 교사들의 ‘상대적 특혜’를 없애자는 말이다. 이에 현직 교사들은 “방학 때도 각종 행정 처리와 직무 연수가 끊이질 않는다”고 반박한다. 방학에도 교무실 당직 근무와 방과 후 교실 관리 등을 해야 하며 독서캠프와 영어캠프 등 자체적인 교육 프로그램의 안전 지도와 관리는 교사의 몫이라는 주장이다.

인텔코리아 CPC센터에서 3D 프린팅 실습 교육장에서 기기의 원리를 배우고 있는 교사들. ⓒ이종원

교사들의 방학이 ‘재충전을 위한 쉼과 추스름의 기회’이길 바란다. 교육은 ‘고뇌’고 ‘창작’이기 때문이다.

 이종원

 서울신문 전 사진부장

 현 서울신문 사진부 선임기자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종원  jongwon@seoul.co.kr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지나가다 2018-08-13 13:24:34

    제가 국민학교적 1960년대 얘깁니다.
    선생님은 원래부터 선생님으로 학생을 가르치는 줄 알았습니다.
    선생님도 학생출신이며 공부를 한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도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
    교과서 진도에 맞춰 예습으로 마스터하여 학생을 가르친다는 것입니다.
    물론 예전부터도 교사 전용 참고서들이 존재하였고,
    현재도 있을것입니다.
    예전엔 교사들은 보편적으로 저학년이면 계속 저학년 담임으로
    고학년 담임은 계속 고학년 담임이었습니다.
    시대가 다르고 차원은 달라도 여전히 교사들은 학생처럼 공부를 하는것입니다.   삭제

    여백
    매체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논객닷컴 | (03163)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12, 대일빌딩 1405호
    대표전화 : 070-7728-8569 | 팩스 : 02-722-65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종국
    제호: 논객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78 | 등록일 2011년 9월 27일 | 발행일: 2011년 10월 1일 | 발행ㆍ편집인 : 권혁찬
    Copyright © 2018 논객닷컴.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