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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과 최고임금[한성규의 하좀하]
한성규 | 승인 2018.08.14 10:01

[논객닷컴=한성규] 2019년 시급이 8350원으로 확정됐단다. 최저임금 때문에 사방팔방에서 죽겠다, 죽겠다 난리고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느니, 그 잘산다는 OECD 국가들 중에서도 최저임금이 4위로 높다느니 생난리다. 2019년이 되면 GNI대비 최저임금이 호주를 당당히 제치고 3위가 된단다. 마침 호주는 내가 살던 뉴질랜드 옆 나라라 뻔질나게 간 곳이었다. 우리나라가 호주보다 최저임금이 높아진다고? 믿을 수 없다. 더 심한 말을 하고 싶지만 공적인 글이라 참는다. 단순한 비교가 아니라 GNI대비라고? 이건희 같은 부자들과 한 달에 88만원도 못 버는 사람들 다 싸잡아서 평균 내버리는 GNI는 별 의미 없고 단순히 최저임금을 버는 사람들이 뭘 할 수 있는지 한 번 비교해 보자.

ⓒ픽사베이

지금 호주 최저임금은 18.93 호주달러다. 한국 돈으로 치면 1만5420원. 높다. 호주에서 이 돈으로 뭘 할 수 있냐고? 딱 1시간 일해서 친구 만나서 점심 사먹고 싼 커피 한잔마시고 오락까지 몇 판 때릴 수 있다. 즉, 한 시간 일한 임금 가지고 아침 먹고 나가서 하루 종일 놀 수 있다는 말이다.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 싼 곳만 찾아가서 아침, 점심, 저녁까지 다 해결 할 수도 있다. 그에 반해 올해 한국최저임금은 7530원. 웬만한 곳의 점심 값은 죄다 8000원 이상이라서 7530원짜리 점심 찾다가 친구랑 싸울 수도 있다.

최저 임금이 2017년 대비 2018년에는 16.4%, 2019년이 되면서 다시 10.9% 상승해서 빨라도 너무 빨리 오른단다. 이것도 내 생각을 간단히 말하면 다음과 같다. 아니, 16.4%, 10.9% 2년 연속으로 이렇게 빨리 올리는데도 아직 8350원밖에 안되나? 그리고 드는 생각. 이렇게 떠들어 대는 사람 중 최저 임금 받으면서 사는 사람 있나? 갖가지 자료를 지 편한 데로 인용하면서 글 장난 하는 녀석들은 모르긴 몰라도 최소한 시간당 2만원은 넘게 받을 것 같다. 아니 실제로 집중해서 일하는 시간당 시급으로 치면 최저임금의 10배는 넘게 받지 않을까? 어쨌든 이 최고 임금을 받는 사람들은 자기가 믿고 있는 것을 밀어붙이기 위해서 객관적 자료의 왜곡, 편향된 증거의 인용으로 무장하고 책에서 읽은 온갖 논리까지 동원해서 최저 임금 인상을 막으려는 것 같다. 도대체 왜 그러는데?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들의 월급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최고 임금을 받는 자신들이 싸게 즐기는 생활물가가 오를까봐?

나는 최저임금 논란을 통해 단순한 숫자나 통계 다툼보다는 사회구조적인 이야기가 좀 나왔으면 한다. 내가 정말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 최저임금 논쟁 뒤에 깔려있는 생산성 논쟁이다. 펜대를 들고 있는 보수 논객들은 기본적으로 최저임금인상에 동의는 한단다. 왜? 자신들이 우상시하는 선진국들의 최저임금은 확실히 한국보다 높으니까.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이니까 오르기는 해야 한단다. 하지만 편의점이나 카페 식당 등 생산성이 낮은 직종에서는 차별 최저임금 적용을 해야 한단다.

먼저 나는 생산성이 모든 임금의 기준이 되는데 반대한다. 이런 글을 쓰는 신문사 주필이상이나 대기자 타이틀을 달고 있는 기자들에게 묻겠다. 당신들 생산성 높나? 하루에 몇 자 쓰고 하루에 몇 시간 취재하는데? 당신들 평기자들보다 훨씬 많은 월급 받으면서 평기자들보다 생산성 높다고 확신할 수 있나? 영국에서 건너 온 생산성 관련 애널리스트들과 같이 일해 본 경험이 있다. 신문사에 생산성 척도 측정 들어가면 당신네들 큰일 난다. 생산성 척도 측정해서 인정사정 안 봐주고 구조조정 들어가면 급여 높고 적게 일하는 당신들 다 잘린다.

1호선이 한가해 지는 시간에 출근해서 점심 여유 있게 먹고, 가끔은 반주도 걸치고, 설렁설렁 글 쓰고 슬그머니 퇴근하는 것 다 안다. 그런데도 당신들을 자를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당신네들은 이제껏 다양한 방면의 취재를 해왔기 때문에 내공이 쌓여서 같은 사회현상을 본다고 해도 참신한 시각과 여러 가지 함의를 끌어낼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시각과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발에 땀나게 돌아다니고 공장식으로 짜내고 짜내서 매일 몇 건의 기사를 써내는 평기자들 보다 기사의 질이 훨씬 높다. 칼럼을 써낼 수 있는 내공을 갖춘 당신들 덕분에 당신네들 신문을 보는 고정 독자들이 많을 거고 그 덕에 메이저 신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고 많은 독자들 덕분에 광고수입도 많을 것이다.

다시 편의점, 카페, 식당의 생산성 낮은 종업원의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분명히 한가해 보이는 이들은 공장에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노동자들이나 10분단위로 배달을 하는 배달원들, 화장실에서도 뛰어다니는 택배기사들 보다는 생산성이 낮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차별화된 서비스다. 앉아서 노는 것 같지만 알뜰살뜰한 서비스로 손님을 다시 끌어오게 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 수치로 측량되는 생산성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공이 찬 대기자님들처럼 손님들의 마음을 사는 능력을 가진 종업원들은 손님을 끌어온다. 다시 말해 당신들이 최저임금도 아깝다는 이 사람들도 당신들만큼 그 카페에, 그 식당 운영에 소중하다는 말이다.

생산성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마디 더 해야겠다. 한국은 생산수단 중 자본이나 설비 등을 더 이상 확장할 수 없으니 인간의 생산성을 더 높여야 한다는데, 내 생각으로는 한국 사람들 충분히 바쁘게 일 하고 있다. 두 사람, 아니 세 사람 몫 한사람이 하는 곳 많다. 식당에 가봐라, 카페나 공장, 은행창구에 가봐라. 일하는 사람들 정말 정신없이 움직인다. 개인의 생산성 결코 낮지 않다. 진짜 생산성이 낮은 사람들은 어느 조직에서나 윗자리를 꿰차고 아랫사람들을 괴롭히기나 하는 관리자들, 물병을 던지거나 땅콩을 던지거나 하는 게 일인 경영인들이다.

경영인들은 그렇게 아랫사람들을 쪼라고 최고임금을 받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창의적인 생각, 아무나 만들어 내지 못하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고안해 내라고 최고임금을 받는 것이다. 자기들 할 일은 안하고 아랫사람들 탓이나 하고 앉아서 아랫사람들 생산성이 낮아서 시간 당 8350원도 못 주겠다니. 도대체 당신들은 한 시간에 얼마씩 받아가며 힘없는 사람들을 괴롭히는지 한번 묻고 싶다. 도대체 너희 생산성은 얼마나 높길래 한 시간에 그렇게 많은 돈을 받는데. 도대체 누가 문제인지도 모르면서.

욕을 먹더라도 소상공인들에게도 한마디 하고 싶다. 최저임금 다 주고는 수지가 안 맞는다고 불평하는데 당신들은 경영자인가? 아니면 아직도 퇴직한 직장 과장, 부장 마인드에서 못 벗어나는 꼰대인가. 아무리 작은 사업체라도 당신은 최고경영자다. 한 기업이 한 사회에서 최저임금도 못 줄 정도로 경영상태가 어렵다면 최고경영자가 생산계획이나 신제품전략, 차별화 전략 등의 경제적 결정이나 전략적 결정을 잘못해도 한참 잘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냥 퇴직금 때려 박아서 자기 맘대로 골프 치거나 낚시 하다가 가게에 잠시 들려서 아랫사람이나 쪼면 다 된다고 생각했겠지. 최고경영자라는 사람이. 아직도 5년 내에 망하는 이유를 모르겠나?

나는 GNI로 측정되는 생산이라고는 전혀 하고 있지 않는 백수다. 그렇지만 이제까지 먹고 사는 것만 걱정했던 사회가 조금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담론이 이렇게 삐뚤어지게 나가는 것을 참을 수가 없어서 글을 생산해 내고 있다. 너무 열 받아서 최저임금 생각안하고 몇날 며칠을 공들여가며 이 글을 쓰고 있다.

다음과 같은 나라에서 지금과 같은 최저임금, 생산성 논쟁이 나온다면 나는 조용히 찌그러져서 GNI에 보탬이 되는 일이나 할 것이다. 월급 2배를 받는 부장이 자기 월급의 반을 받는 대리보다 2배 바쁜 사무실로 가득 찬 나라. 가끔씩 가게에 들러서 계산대에서 현금이나 빼가는 가게주인이 시급 8350원을 받는 종업원보다 3배 열심히 일하는 가게가 대다수인 나라. 나는 이런 당연한 일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나라에서 지금과 같은 논쟁이 벌어진다면 잠자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은 아니지 않나.   

한성규

현 뉴질랜드 국세청 Community Compliance Officer 휴직 후 세계여행 중. 전 뉴질랜드 국세청 Training Analyst 근무. 2012년 대한민국 디지털 작가상 수상 후 작가가 된 줄 착각했으나 작가로서의 수입이 없어 어리둥절하고 있음. 글 쓰는 삶을 위해서 계속 노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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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규  katana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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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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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감귤 2019-08-05 23:37:37

    피곤한 인간관계.....정이라고 불리우는..그 끈적한..의미를 악용하는 사람들...상하관계..무수히 많은 무례한 사람들...이런것들 하나하나가 헬조선을 만들어가고 있다.   삭제

    • 제주감귤 2019-08-05 23:35:14

      자신의 권리를 침해받으면 누구는 저항한다. 조금이라도 침해받았다고 생각하면 권리행사 한다. 이건 멋있는거다. 모든사람이 이렇게 행동하면 좋겠지만 권리행사에 대한 정보도 지식도 없는 사람들이 참 많다. 또 겁 많은 사람들 많다. 그리고 바보같이 자신을 고용해준 고용주에게 고마움을 느껴 고용주에게 반하는 행동 못하는 노비정신 투철한 사람도 있다. 대한민국 전체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 잘못됐다. 노동조합이 각지에서 궐기해서 무수히 투쟁해야 한다. 늘 투쟁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이런 행동 비현실적이다. 먹고 살기 바쁘다.   삭제

      • 제주감귤 2019-08-05 23:28:13

        대한민국이 헬조선인 이유는 여기 있다. 별게 없다... 야식배달되고 금방오고 인터넷 배송은 오늘 주문하면 다음날 오고 와이파이는 전국 곳곳에 잘 깔려있고 주위에 놀꺼 많고 공짜로 목공예 배울수 있고 등등 이런건 부차적인거다.
        통장에 돈 없으면 백수도 못한다. 어쩔수 없이 일해야 한다. 공부해서 꽤나 괜찮은 직장 들어가면 다행인데 못들어가면 고되고 고된 업무에 몸상하고 마음상한다. 야근한다고 야근 수당 안주는 회사가 수두룩 하다. 일 크게 벌리고 싶지 않은 담대하지못한 노동자는 그것이 자신의 권리인데도 한숨 푹 쉬며 새벽에 퇴근한다   삭제

        • 지나가다 2018-08-15 09:26:46

          한 예로 대한민국의 농산물 가격만큼 미친것도 없다.
          계절과 날씨 기후에따라 시세가 들쑥날쑥 하는것은 농산물 특성상
          어느정도 감안을 한다쳐도 너무 심하다.
          폭염이나 장마가 며칠 지속되면 멀쩡하던 무 배추 시세가 고공 칼춤을 춘다.
          그 뿐인가 4계절마다 갈수록 기후변동이 미친년 널뛰듯하니
          가지각종 농산물들이 수시로 칠락팔락 하니 도시서민들은
          물가에 울고 형편없는 최저임금에 두번 운다.
          한시간 일해서 뉴질랜드 처럼 하루를 즐기는 이야기는 그냥
          멀고 먼 나라 얘기일 뿐입니다.
          시급이 낮지만 올리면 너도 죽고 나도 죽는 희안한 시장원리.   삭제

          • 지나가다 2018-08-15 08:59:22

            논란은 끝이없다.
            제 아무리 해박한 경제통 세기의 장사꾼 미국트럼프가
            대통령을 한다 해도
            대한민국의 최저임금 문제를 잠재울 재간이 없을 것이다.
            어떤 정책도 고질적 거품 물가의 장벽에 걸려 죽을 쑨다.
            서민경제 살리겠다고 시급을 무작정 올리면 서민이 살아나나?
            최저임금이 높아지면 소상공인이 죽고
            서민은 더더우기 쌍코피 터지고 죽는 수 밖에 없다.
            편의점 주인이 알바점원과 50:50으로 나눠갖는 것도 불공평하다.
            내가 편의점을 한다해도 뿔따구 나겠다.
            화폐개혁을 하든 당장 농산물부터 고질적 거품을 빼든
            물가를 때려잡아야 된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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