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매경 “국민 인식과 동떨어진 진단” vs 한겨레 “시간 필요하지만, 과감한 추진력 보여야”

[오피니언타임스]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바꾸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2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추진에 더욱 체계적이고 과감하게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최근의 고용·가계소득 지표는 소득주도성장 포기가 아니라 오히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속도감있게 추진하라고 역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득주도성장은 기존 대기업 중심 경제가 저성장 고착화와 양극화 심화라는 ‘복합적 위기’를 불러온 만큼 저소득 가구의 소득 증대를 통해 소비와 내수를 늘려 기업 투자와 고용 확대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일시적으로 대기업에 의한 ‘낙수 효과’가 사라지면서 양극화 심화가 나타나고 있으나, 겨우 1년이 지난 시점에서 폐기를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를 두고 보수 성향 언론들은 “최악의 고용대란에도 올바로 가고 있다는 문재인 정부”라고 비판했고, 진보 성향 언론은 “좀 더 지켜보되 정부는 과감한 추진력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청와대

△중앙일보: 오기와 독선으론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되살리지 못한다

중앙일보는 “장하성 실장의 발언은 한마디로 기가 막힐 따름이다. 소득주도 성장은 이미 거대한 허구였음이 고용 참사와 양극화 쇼크의 구체적인 통계 숫자로 확인되고 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과 장 실장은 여전히 그 신기루를 삶의 길이요, 생명의 길이라 믿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두 사람이 악화된 고용·양극화 지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다면 무능이요, 앞으로 무작정 기다리면 호전된다고 우기는 것은 오기이자 독선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무엇을 믿고 미래를 낙관하는지부터 의문이다. 청와대의 장담과 달리 각종 지표들은 갈수록 한국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 예고하고 있다. 6월 설비투자는 18년 만에 4개월 연속 감소세였다.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17개월 만에 최저치였고 소비자심리지수는 15개월 만에 바닥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국 경기 선행지수도 4개월 연속 100 미만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고용절벽·소비절벽·투자절벽이 눈앞에 다가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매일경제: 소득주도성장 올바른 길 간다면 국민은 왜 체감 못할까

매일경제는 “지난 2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 중 소득 하위 20% 계층의 벌이는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전년 동기 대비 9%나 줄었고, 그 다음 20% 계층의 실질소득 역시 3.6% 감소했다. 소득 주도 성장의 가장 큰 수혜자가 돼야 할 계층의 살림은 되레 최악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체감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 큰 폭으로 떨어졌다. 현재 생활 형편과 수입·지출 전망이 모두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매경은 “청와대의 경제 인식은 실상과 큰 괴리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소득 주도 성장은 수십 년 만에 경제정책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므로 제대로 효과를 내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 주장은 숫자와 사실로 증명돼야 한다. 실상과 괴리되고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정책을 언제까지 믿어 달라고만 할 것인가”라고 우려했다.

△조선일보: '소득 주도 성장' 모두 아니라는데 청와대만 맞는다고 우길 건가

조선일보는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길은 잘못 들어선 것이라고 모두 걱정하는데 대통령은 바로 가고 있다고 하고 참모들은 더 가면 길이 나올 거라고 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소득층 지갑을 두껍게 하겠다는 정책이 정반대 결과를 냈는데도 그대로 밀고 가겠다고 고집하는 것이다. 여태까지는 결과가 나쁘지만 앞으로는 왜 좋아질지 구체적인 설명도 내놓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한겨레: ‘소득주도성장 기조’ 재확인, 성과로 국민 믿음 얻어야

한겨레는 “최근의 고용과 소득분배 지표 악화 책임을 모두 소득주도성장에만 돌리는 것은 과장됐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 신성장 산업의 발굴·육성 지연,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성 변화 등 구조적 요인이 장기간 누적된 결과로 보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득주도성장으로 마치 경제가 곧 파탄 날 것처럼 주장하는 것도 지나치다. 최근 경제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부정적 측면과 긍정적 측면이 혼재돼 있다. 다만 정책은 결국 성과로 평가받는다. 정책 방향이 옳더라도 현실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실패한 정책이 되고 만다.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세 바퀴가 조화롭게 굴러갈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요 신문 8월 27일 사설>

경향신문 = '폼페이오 방북' 하루 만에 번복한 트럼프 외교의 불안정성 / 이해찬 민주당 새 대표 "야당과 최고수준 협치" 기대한다 / 장하성의 '경제 악화' 해명, 정책 더 가다듬어야

서울신문 = 이해찬 민주당 신임 대표에게 거는 기대와 과제 / 폼페이오 방북 취소, 문 대통령 역할 더 막중해졌다 / 상용 근로자 늘었다고 '올바른 경제정책'인가

세계일보 = 고용대란에도 "경제정책 올바로 가고 있다"는 文정부 / 폼페이오 방북 전격 취소는 북ㆍ중에 보내는 엄중 경고 / 여의도ㆍ용산 개발 보류… 오락가락 정책으론 집값 못 잡아

조선일보 = 北 비핵화 무성의로 폼페이오 방북 취소, 기회의 문 걷어차나 / "최고 수준 협치하겠다"는 이 대표 다짐, 진짜 속내여야 / '소득 주도 성장' 모두 아니라는데 청와대만 맞는다고 우길 건가

중앙일보 = 오기와 독선으론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되살리지 못한다 / 김정은의 무성의한 비핵화가 부른 폼페이오 방북 취소 / 47일 만에 밑천 드러난 박원순의 부동산 정치

한겨레 = '소득주도성장 기조' 재확인, 성과로 국민 믿음 얻어야 / 북-미, 시간 끌지 말고 '협상 테이블' 다시 앉아야 / 이해찬의 민주당, 야당과 '협치' 이끄는 집권당 되길

한국일보 = 신성장동력 육성, 산업경쟁력 제고로 경제정책 균형 잡아야 / 돌아온 이해찬 민주당 대표, '완력'보다 '정치력' 발휘하라 / 폼페이오 방북 취소, 비핵화협상 템포 이완 바람직하지 않다

매일경제 = 소득주도성장 올바른 길 간다면 국민은 왜 체감 못할까 / 협력이익공유제의 허구, 애플에도 똑같이 요구할 수 있나 / 폼페이오 방북 취소, 진실의 순간에 선 북한 비핵화

한국경제 = 시대 변화 못 따라가는 통계, 대대적 정비 시급하다 / 이해찬號 민주당, 경청ㆍ수렴의 정치 기대한다 / 방송통신 정책 실패가 넷플릭스ㆍ유튜브 공습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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