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남북 정상회담도 좋지만, 실천 없는 비핵화 발언은 의미없어

[오피니언타임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오는 18일부터 2박3일간 평양에서 열린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북측과 남북한 관계 발전,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정착 문제를 폭넓게 협의했다”며 4가지 남북한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이 특사단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내 비핵화 실현’이라는 시간표를 제시했다는 점이다. 김정은이 비핵화 시점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북한은 미국과 관계 개선 의지를 강조하며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문제는 진정성과 실천 여부다. 냉정하게 보면 북한은 ‘선 종전선언-후 핵 리스트 제출’의 기존 입장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언론들은 “실천 없는 비핵화 의지 표명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북한의 행동을 촉구하는 한편, “남북 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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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대북 특사 절반의 성공 … 3차 정상회담에 운명 달렸다

중앙일보는 “북한 비핵화의 교착상태를 뚫고 남북 협력에 새로운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대북 2차 특사단이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 이번 방북에서 가장 큰 성과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 재확인이다. 남북은 또 오는 18∼20일 평양에서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 실장의 브리핑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대북 특사단과 만난 자리에서 ‘비핵화 의지는 분명하다’며 ‘비핵화 결정에 대한 나의 판단이 옳은 판단이었다고 느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북한은 ‘선 종전선언-후 핵 리스트 제출’의 기존 입장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번 특사단을 통해 북한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게 확인되기를 바랐던 국민들로선 당초 기대수준에 못 미치는 성과에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 金 “핵 없는 땅 만들자”… 실천 않으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

세계일보 역시 “북·미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재차 표명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북한이 핵을 폐기하겠다는 건 그동안 지겹게 들어온 얘기다. 김 위원장은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정상회담에서도 ‘완전한 비핵화’를 철석같이 약속했지만 이후 아무런 진척이 없다. 그의 조부와 부친도 수없이 비핵화를 거론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가 ‘선대의 유업’이라고 해놓고도 여전히 말뿐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은 핵실험장 폐기로 진정성을 말하지만, 이는 국제기구 전문가의 검증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의 전면적 폐기라는 문제의 본질과는 무관한 ‘쇼’에 불과하다. 더욱이 북한이 아직도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눈속임을 북에선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조치’라고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한국경제: 김정은, '비핵화 의지' 말 아닌 실천 조치로 보여야

한국경제는 “관건은 북한의 진정성과 실천 여부다. 우리 정부는 김정은의 언급에 ‘의미가 있고 만족한다’는 반응이지만, 그렇게만 받아들일 수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더 이상 쓸 수 없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미군 유해 송환 등으로 생색을 내며 미국에 경제제재 해제와 종전선언의 반대급부를 요구해왔다. 이런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비핵화 조치에 나서지 않겠다는 기존의 태도에서 바뀐 게 없다”고 지적했다.

한경은 “이래선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실현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한반도 문제의 근본 해법을 찾으려면, 끊임없이 한반도 위기의 원인 제공을 해 온 김정은이 ‘결자해지(結者解之)’에 나서야 한다.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을 잇달아 자행해 한반도를 ‘세계의 화약고’로 떠오르게 한 주범(主犯)이다. 동족상잔의 전쟁을 일으킨 전범(戰犯)이기도 하다. 북한이 스스로 도발 원인을 제거하는 ‘북한 비핵화’에 당장 나서야 하는 이유다”라고 주장했다.

△경향신문: “트럼프 임기 내 비핵화” 공약한 김정은, 미국이 응답해야

경향신문은 “이제 공은 미국으로 넘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언급한 것을 거론하며 ‘김 위원장에 감사한다. 우리는 잘해낼 것’이라고 화답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김 위원장이 ‘종전선언이 주한미군 철수 및 한·미동맹 약화와 무관하다’고 직접 밝히며 미국 일각의 의심 해소에 나선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비핵화 협상을 조속히 재개하길 바란다. 연기했던 폼페이오 방북부터 재개하는 것이 순서다”라고 말했다. 

<주요 신문 9월 7일 사설>

경향신문 = "트럼프 임기 내 비핵화" 공약한 김정은, 미국이 응답해야 / 야권의 판문점선언 비준동의 추진을 환영한다 / 20년 구형받은 이명박, 법의 엄정한 심판만 남았다

서울신문 =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성과 내야 / 20년 구형받은 MB, 이제라도 진정으로 속죄해야 / 포용국가 패러다임에 거는 기대와 우려

세계일보 = 金 "핵 없는 땅 만들자"…실천 않으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 /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간판 내건 청와대 / 부동산 잡기 전에 '중구난방' 메시지 혼선 바로잡길

조선일보 = 김정은 "비핵화" 말만 전하는 대북 특사단 / '소득 주도' 안 통하자 '포용국가' 그 돈 누가 낼 건가 / 120년 前 동학혁명 유족 신청, 이상한 행태 끝이 없다

중앙일보 = 대북 특사 절반의 성공…3차 정상회담에 운명 달렸다 / 당ㆍ정ㆍ청은 중구난방, 정책은 갈팡질팡 / 나라 바깥에서 위기 먹구름이 몰려온다

한겨레 = '트럼프 첫 임기 내 비핵화' 김정은 발언 주목한다 / 20년 구형에도 반성 않는 MB, 법의 심판만 남았다 / 부적절한 장하성 실장의 '강남 발언'

한국일보 = 남북ㆍ한미 정상회담 통한 비핵화 중재 임무 더 막중해졌다 / 이명박 20년 구형, '사익 추구'에 대한 법의 심판만 남았다 / 다주택 임대업 세제 혜택, 집값 상승 억제 차원에서도 접근을

매일경제 = 北, 비핵화 의지 있다면 국제사회가 납득할 행동 보여줘야 / 사공 많은 부동산 정책 시장 혼란 더 키운다 / 김동연 부총리 "기업가정신 북돋는게 혁신성장의 요체"

한국경제 = 김정은, '비핵화 의지' 말 아닌 실천 조치로 보여야 / '책임 안 지는 구조' 깨는 게 최저임금위 개편 핵심돼야 / 인도네시아까지 번진 위기, 20년 전 데자뷔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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