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미국의 42대 대통령을 지낸 빌 클린턴이 ‘지금까지 내가 만나본 기업가들 중 가장 흥미로운 사람’이라고 표현했던 탐스(Toms, Tomorrow’s Shoes)의 설립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Blake Mycoskie).

그를 수식하는 ‘CSG’가 무슨 뜻인지 몰라 의아했던 기억이 있다. CEO(최고경영자), CFO(최고재무책임자), CMO(최고마케팅책임자), COO(최고운영책임자)는 들어봤어도 CSG는 처음 접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CDO(최고다양성책임자·Chief Diversity Officer)라는 직책까지 생겨났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다. 한데 CSG의 뜻은 도무지 유추가 잘 되지 않았다.

CEO보다 더 멋진 수식어를 찾아내려 노력해본 적이 있는가? ©픽사베이

뜻을 보고 무릎을 쳤다. CSG는 최고신발기부자(Chief Shoe Giver)를 의미한 것이었다. 신발을 한 켤레 팔면, 한 켤레를 기부하는 탐스의 기업 특성과 절묘하게 조응되는 수식어였다. 그 어떤 화려한 직책보다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동시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지 않는가?

퍼스널 브랜딩에 관심이 있다면, 자신을 수식할 수 있는 매혹적인 언어를 발굴해야 한다.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유영만 교수는 ‘지식생태학자’로 불린다. 교육공학 전공 교수와 지식생태학자를 비교했을 때, 후자가 더 희소성이 있고 강연과 기고 등 운신의 폭도 더 넓다. 발언할 수 있는 주제도 더욱 광범하다. 무엇보다 다른 교수들과 차별화된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고미숙 감이당 연구원은 또 어떠한가? 그녀는 대한민국 고전평론가 1호다. 적극적으로 ‘창직(創職: Job Creation)’에 나선 것이다. 포털에서 ‘고전평론가’를 검색해보면, ‘고미숙’의 이름만 나온다. 창직을 통한 퍼스널 브랜딩의 위력이다.

웹툰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웹툰 작가의 면면을 꿰뚫고 있고, 다양한 웹툰의 서사구조에 관심을 갖는 그에게 ‘웹툰 평론가’가 될 것을 권해보았다. 돌아온 대답은 그런 직업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었다. 당연히 무턱대고 아무 이름이나 갖다 붙여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어떤 네이밍에 부끄럽지 않은 결과물을 낼 열정과 노력이 있다면, 그 수식은 자신의 가치를 더욱 올려줄 것이다.

퍼스널 브랜딩을 꿈꾸는 사람이 많다.
당신을 수식하는 표현은 무엇인가?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