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1100조원 유동자금 돌아다니는데, 공급 대신 규제만 담긴 ‘반쪽 부동산 대책’

[오피니언타임스] 문재인 정부 들어 여덟 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세금폭탄과 다주택자에 대한 금융규제가 주요 골자다.

13일 정부 발표에 따르면, 현재 최대 2%인 종합부동산세율이 3.2%까지 오르고,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한 보유세 부담 상한도 다주택자는 최고 300%까지 늘렸다. 정부 메시지는 한마디로 “세금 내기 버거우면 팔아치우라”는 것이다.

그러나 징벌적 세금폭탄만으로는 집값을 잡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똘똘한 한 채’를 원하는 주택 실수요를 충족시키려면 사실상 택지가 바닥난 서울에서 재건축·재개발을 해야 하는데 이 같은 공급책은 빠졌다. 투자할 곳이 없어 부동산 시장으로 쏠리는 유동자금의 흐름을 바꿀 방안도 9·13 대책에는 보이지 않는다.

언론들은 “수요 억제 만으로 치솟는 부동산 값을 잡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픽사베이

△조선일보: '노무현式 대책' 반복, 집값 안정시킬 수 있나

조선일보는 “정부가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높이는 등의 부동산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에 18억원짜리 아파트 한 채를 가진 사람의 보유세는 100만원 안팎 오른다고 한다.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은 더 큰 폭으로 오른다”고 전했다.

이어 “‘집값과의 전쟁’을 선언하며 2005년 종부세를 도입했던 노무현 정부 때보다 보유세 부담이 더 무거워졌다. 은행서 주택 대출 받기도 더 어렵게 조였다. 쓸 수 있는 규제 카드는 다 꺼내 들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노무현 정부 때 사실상 실패했던 정책 수단들을 강도만 높이면서 그대로 반복한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당시 수십 차례에 걸친 부동산 규제에도 5년간 서울 집값은 56%나 올랐다. 제대로 된 아파트 공급 대책이 동반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매일경제: 종부세 폭탄, 똘똘한 공급대책 없인 반짝효과 그칠 것

매일경제는 “이번 대책 역시 그동안 내놓았던 수요 억제 대책 강도를 좀 더 높인 수준에 불과하다. 집값 안정 대책은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가 패키지로 발표돼야 시너지 효과가 나는 법인데 공급 대책은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수도권 공공택지 30곳 개발은 이미 발표된 내용이고, 지자체와 협의해 도심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것 역시 추상적이다”고 우려했다.

매경은 “징벌적 과세와 대출 규제로 수도권 부동산 시장 광풍이 어느 정도 진정될 수는 있다. 그러나 지금은 1100조원의 유동자금이 시장을 배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요만을 억누르는 대책은 반짝 효과에 그칠 공산이 크다. 수요 억제와 더불어 중장기적이고 똘똘한 공급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 그린벨트를 해제하거나 공급과잉 상태인 수도권 외곽에 신도시를 짓는 것보다는 개발이익을 철저히 환수하는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도심에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앙일보: 세금폭탄 내세운 반쪽 부동산 대책 성공할까

중앙일보는 “부동산 시장으로 봇물이 터지듯 하는 유동자금의 흐름을 바꿀 방안도 9·13 대책에는 보이지 않는다. 4차산업 등의 규제를 풀어 부동자금이 벤처처럼 생산적인 방면에 유입되도록 하는 조치가 시급하다. 좋은 곳에 집 하나 구해 살다가 난데없이 종부세 폭탄을 맞게 된 1주택자 등 선의의 피해자에 대한 구제책 역시 정부가 고민하고 다듬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은 이렇게 주택 수요·공급 조절뿐 아니라 돈줄 조정과 부작용 최소화까지 고려해야 하는 종합예술이다. 일부만 삐끗해도 집값 잡기에는 실패하고 애꿎은 피해자만 쏟아낼 수 있다. 하루빨리 재건축·재개발 같은 공급 확대책과 거래세 조정안을 내놓아야 한다. 반쪽짜리 세금폭탄만 내세웠다가 또다시 대책이 실패하면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한겨레: ‘9·13 집값 대책’, 일관성 있는 추진이 중요하다

한겨레는 “집값 문제를 ‘한 방의 대책’으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고된 후속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정부는 이날도 실거래가의 60~70% 수준인 공시가격 현실화 방침을 거듭 밝혔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은 제시하지 않았다. 공시가격 현실화는 종부세 세율 인상보다 파급력이 더 크다. 조세 저항을 우려해 머뭇거리고 있는 것 같은데 계속 미룰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값을 안정시키려면 정부의 일관된 정책 기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처음부터 제대로 된 종부세 개편안을 내놨다면, 박원순 서울시장의 섣부른 여의도·용산 통합 개발 계획 발언이 없었다면 주택 시장이 이렇게까지 요동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비싼 수업료를 톡톡히 치른 셈이다. 국민이 정부를 믿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요 신문 9월 14일 사설>

경향신문 = 부동산 안정대책, '미친 집값' 잡을 때까지 계속돼야 / 주목되는 시진핑의 '한반도 문제 당사국' 발언 / 사법농단 그늘 속 70주년, 법원이 정의 보루로 거듭나려면

서울신문 = 보유세 인상 피해 최소화하고 부동산 공급에 주력해야 / 오욕과 불신의 사법부 70주년 환골탈태만이 살길이다 / 비상상고 권고 형제복지원 사건, 이번엔 바로잡히길

세계일보 = 반시장 정책 전환 없는 세금폭탄은 더 큰 부작용 부를 것 / 법원 신뢰 세우려면 '코드 사법부' 오명부터 벗어야 / 대기업 총수 '평양 정상회담 동행' 압박은 안 된다

조선일보 = '노무현式 대책' 반복, 집값 안정시킬 수 있나 / 글로벌 기업 총수들이 북한에 사업하러 가겠나 / 외국 언론에 조롱당한 벌판 속 국민연금

중앙일보 = 세금폭탄 내세운 반쪽 부동산 대책 성공할까 / 사법부 70주년 … 끝이 보이지 않는 재판 불신 / 평양 회담에 대기업 총수 데려가는 건 부적절하다

한겨레 = '9ㆍ13 집값 대책', 일관성 있는 추진이 중요하다 / 부끄러운 '사법 70년', 행정처는 개혁추진 자격 없다 / 시대착오적인 행안부의 민간 구호단체 '장악' 시도

한국일보 = 고강도 9ㆍ13 집값 대책… 국회, 조속한 입법 조치로 호응해야 / 위기 맞은 사법부 70주년, 범국민적 사법개혁 기구 구성해야 / 여야 대립 속 여성의 이름으로 '미투' 법안 의결한 국회 여가위

매일경제 = 종부세 폭탄, 똘똘한 공급대책 없인 반짝효과 그칠 것 / 대기업 총수 방북 너무 성급한 것 아닌가 /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서둘러야

한국경제 = 대한민국은 '기꺼이 세금내고 싶은 나라'로 가고 있는가 / 고가주택 보유자를 '투기꾼' 낙인 찍는 정책은 안 된다 / 남북연락사무소, 이산가족 문제부터 해결해보라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