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성과 없으면 중재자 노릇도 힘들어…마지막이란 각오로 협상해야

[오피니언타임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평양에서 2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했다. 올 들어 세 번째 만남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지고 있고 져야 할 무게를 절감하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김정은은 “조·미(북·미) 상봉의 역사적 만남은 문 대통령 덕이다. 이로 인해 주변 지역 정세가 안정되고 조·미 사이에도 더 진전된 결과가 예상된다”고 했다. 회담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전체적인 회담 분위기는 좋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가 직접 공항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영접하고 의장대 사열과 카퍼레이드에 사상 첫 예포 발사까지 준비하는 등 신경쓴 흔적이 역력하다.

언론들은 “북한의 파격적인 모습에서 남북관계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면서도 “세계의 눈은 정상회담의 실질적 내용에 쏠려 있다. 구체적인 비핵화 성과가 없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남북정상회담 홈페이지

△한겨레: 평양의 뜨거운 환대, ‘평화’ 결실로 이어지길

한겨레는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역사적인 정상회담 여정에 돌입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세번째여서 그만큼 관계가 가까워졌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할 일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이라는 중대 사안을 놓고 만난 만큼,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전 세계가 보이는 관심도 각별하다”고 전했다.

이어 “북쪽이 준비한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환영행사는 과거 두차례 남쪽 대통령의 방북 때보다 훨씬 더 성대하고 파격적이었다. 북한이 이번 정상회담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짐작하게 한다. 김 위원장 부부는 평양 순안공항에 나와 문 대통령 부부를 직접 맞았다. 두 정상은 만나자마자 두 팔을 벌려 뜨겁게 포옹하고 손을 맞잡았다. 문 대통령이 평양 시민들과 직접 악수를 하고, 허리를 굽혀 깍듯하게 인사를 하는 모습에 일부 시민들은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려 손뼉을 치면서 크게 환영했다. 남북이 한층 더 가까워졌음을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환대 속 평양 정상회담, 비핵화의 기회이자 시험대

중앙일보는 “2박3일의 일정 동안 곳곳에서 이런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될 게 틀림없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일행은 이번에 왜 평양에 왔는지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북한의 비핵화 노력은 이렇다 할 결과 없이 계속 지지부진하다. ‘핵·미사일 리스트 제출과 같은 가시적 조치부터 하라’는 미국 측 요구에도 북한은 줄곧 선(先) 종전선언만을 고집해 북·미 간 협상이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런 교착상태를 풀기 위한 북측의 성의 있는 조치를 끌어내는 게 이번 회담의 가장 큰 목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중앙은 “만약 문 대통령이 구체적인 성과 없이 원론적인 비핵화 방침만 재확인한다면 ‘뭐 하러 갔느냐’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지난번 판문점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에도 계속된 북한의 매력 공세에 빠져 할 일을 못 했다는 소리를 들을지 모른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부는 미국 측 신뢰를 잃게 돼 중재자의 역할도 못 한 채 발이 묶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조선일보: 김정은 '핵 신고' 결단을

조선일보는 “이번 정상회담은 과거처럼 이벤트의 흥행성으로 평가받을 수 없다. 핵 없는 한반도를 만드는 데 기여하느냐 여부가 기준일 뿐이다. 중단된 미·북 비핵화 협상을 재개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미국은 그 조건으로 북한이 보유한 핵 능력에 대한 신고가 필요하다고 일찌감치 못을 박아 놓았다. 북한이 핵무기와 핵시설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고백하고 국제사회가 그 진위를 검증하는 것이 비핵화의 첫 발자국이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그런 이치를 김정은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여러 우려를 무릅쓰고 국내 대기업 총수들을 평양까지 함께 가자고 재촉한 것도 북한 주민들에게 밝은 미래를 선사하고 한반도의 새로운 경제 지도를 그리고 싶다는 비전 때문일 것이다. 문 대통령이 평양으로 떠나기 몇 시간 전까지도 미국의 폼페이오 국무장관, 헤일리 유엔 대사는 ‘북한의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이룰 때까지 대북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제한된 여건 아래서 문 대통령의 선택지는 정해져 있다. 김정은에게 핵 신고라는 결단을 촉구하고 받아내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제: 남북경협 위한 전제조건과 원칙 분명히 해야

한국경제는 “평양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 여부와 함께 관심을 끄는 건 경제협력이다. 대통령 특별방문단에 대기업 총수 등 기업인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지금보다 진전된 남북경협 방안이 마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경협 확대가 비핵화 문제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북한이 얼마나 변화를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경은 “무엇보다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유지되고 있는 엄연한 현실을 직시한다면 비핵화 조치 없는 남북경협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국제사회가 용납하기도 어렵거니와 방북 기업인들 역시 그런 상황에서 투자계획을 내놨다간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지 모른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경협을 원한다면 비핵화가 그 전제조건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주요 신문 9월 19일 사설>

경향신문 = 남북관계 발전, 비핵화 진전 기대케 한 남북정상회담 첫날 / 은산분리 완화, 재벌 사금고화 원천봉쇄 장치 마련돼야 / 가계동향조사 개편, 통계 신뢰도 높이는 계기 되길

서울신문 = 평양의 남북정상, 항구적ㆍ불가역적 평화시대 열어야 / '50년 집권론' 외치는 이해찬 대표의 오만 / 청장 교체해 입맛 따라 통계 바꾼다는 의혹 어쩔건가

세계일보 = 세 번째 평양 정상회담…北 '완전한 비핵화'로 화답하라 / "NLL 자체가 비정상적"이라는 최재성의 '비정상' / 또 총성 울린 무역전쟁, 경제 체질 강화로 대처해야

조선일보 = 김정은 '핵 신고' 결단을 / 결국 터지는 美ㆍ中 무역 전쟁, 정부 '설마…' 하고 있는가 / 국가 통계를 달면 삼키고 쓰면 뱉나

중앙일보 = 환대 속 평양 정상회담, 비핵화의 기회이자 시험대 / 미ㆍ중 2차 무역전쟁…정부 정책에 위기의식 안 보인다 / 흠결 많은 유은혜 장관 후보자 스스로 거취 결정해야

한겨레 = 평양의 뜨거운 환대, '평화' 결실로 이어지길 / '그린벨트 해제' 통한 주택 공급, 득보다 실이 크다

한국일보 = 9ㆍ19 평양 합의, 비핵화 중재의 실질적 성과 담아야 / 법원 비협조가 초래한 사법농단 檢 수사팀 확대와 장기화 / 근본 문제 방치한 채 땜질 처방 그친 가계소득 통계 개편

매일경제 = 세번째 마주앉은 文-金, 비핵화 이젠 실천이다 / 갈 데까지 가는 美ㆍ中 무역전쟁, 불확실성 커지는 한국 경제

한국경제 = 남북경협 위한 전제조건과 원칙 분명히 해야 / 기업들 호소와 반대로 가는 최저임금 개악은 안 된다 / 커지는 글로벌 경제 경고음, 한국은 대비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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