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물해방물결 제공

[논객 NGO=권혁찬]  퓨마 사살사건을 기화로 동물원 폐지여론이 비등합니다.

"사살 조치가 적절했느냐"는 지적에서부터 “이 기회에 동물원을 아예 없애달라”는 청원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18일 대전 오월드를 탈출했던 퓨마는 탈출 4시간 30여분만에 사살됐습니다. 퓨마는 마취총을 맞고도 마취가 되지 않아 '사살 방침'에 따라 조치됐습니다.

퓨마 사살 소식에 “아무리 주민의 안전이 우선이었다고 하지만 그게 과연 최선의 방법이었나. 마취총 한번으로 안 됐다면 한번 더 쏘고 생포할 수 있지 않았겠냐”  “아무런 잘못 없이 문이 열려 뛰쳐나간 퓨마가 사람을 해치지 않았는데도 사살 당했다”는 글 등이 잇따랐습니다.

"사살되기 까지 좁은 동물원 사육장에 갇혀 있었던데다 청소 뒤 사육장 문을 열어둔 직원의 실수로 비롯된 일"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는 네티즌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동물원을 폐지하거나 동물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동물해방물결은 이와 관련, 논평을 내고 “탈출, 소동, 인명 피해, 관리 부실 등 실수로 인한 일회성 사건처럼 보도되고 있지만 동물원이 존립하는 이상 인명을 ‘위협'한다는 야생동물의 탈출은 항상 예견된 것으로  앞으로도 일어날 것”이라며 “관리에 소홀했던 점, 동물원을 채 벗어나지 않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음에도 사살하기로 결정한 점 등의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일을 계기로 인간이 만든 동물원의 가치가 사회적으로 재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오월드를 운영하는 대전도시공사는 “안타깝게도 일몰이 돼 매뉴얼에 따라 시민안전을 위해 사살이 불가피했다. 포획하려 했는데 너무 위험했다. 외부 경계가 2m나 돼 넘어갈 수 있는 높이였다. 대전시 감사관실이 사고경위를 조사 중이며,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그에 따른 책임을 엄중하게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동물해방물결 논평 전문>

9월 18일 어제, 대전동물원에서 탈출한 퓨마 한 마리가 결국 사살됐다.

탈출 신고 후 경찰특공대와 119특수구조단 등 수색대가 포획에 나선 지 약 5시간 만이었다. “사람을 보기만 하면 도망가는 바람에 생포가 쉽지 않았다"면서도, 수색대와 동물원 측은 인명 피해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생포를 포기, 사살을 단행했다. 지난 11일, 칠갑산자연휴양림에서 전시되다 탈출한 일본원숭이 한 마리가 같은 상황과 이유로 사살된 지 불과 일주일 만이다.

탈출, 소동, 인명 피해, 관리 부실 등 실수로 인한 일회성 사건처럼 보도되고 있지만, 동물원이 존립하는 이상 인명을 ‘위협'한다는 야생동물의 탈출은 항상 예견된 것이며, 앞으로도 일어날 것이다. 관리에 소홀했던 점, 동물원을 채 벗어나지 않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음에도 사살하기로 결정한 점 등의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여론 역시 멸종위기종인 퓨마의 성급한 사살에 분노하고 있으며, 청와대 국민청원 등으로 동물원 폐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동물해방물결은 인간이 만든 ‘동물원'이라는 종차별적 제도에 희생되는 동물들을 생각한다. 탈출하지 않고 평생 갇혀 구경거리가 되든, 본능적으로 탈출을 감행하다 사살되든, 동물원으로 인한 모든 고통과 책임은 비인간 동물들이 짊어지고 있다. 현대에 난립한 수많은 동물 전시/체험 시설들은 앞다투어 ‘야생'과 ‘자연'에 대한 경험을 홍보하면서도, 진정 ‘야생 동물'이라면 아무리 생태적으로 최선을 다해 꾸몄다 한들 자연환경에서처럼 적응하며 살 수 없다는 명백한 사실을 묵인하고 있다.

특히 퓨마는 평원, 사막, 열대우림 등 다양한 환경에서 서식하며, 시속 80km까지 달릴 수 있다. 그 환경을 인공적으로 재현하는 것, 불가능에 가깝다.

그나마 육식 동물인 퓨마가 탈출했기에 이슈화될 수 있었던 만큼, 동물원의 가치가 사회적으로 재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야생동물을 철창에 가두고 관람하는 시설이 얼마나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인간-비인간 관계를 이끌어낼 수 있는가? 동물원은 ‘제6의 절멸’이라 불리는 현 지구의 생물다양성 보전에 진정 해결사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 애초에 수많은 육상 동물이 멸종위기에 봉착한 것도, 그들을 보고, 입고, 먹으려는 인간의 욕심이 아니었는가?

자유에 대한 갈망은 인간뿐 아니라 모든 동물의 본능이다. 그 어떤 야생동물도 폐쇄된 환경에서 정상일 수는 없다. 야생동물이 있어야 할 곳은 동물원이 아니라, 자연이다.

2018년 9월 19일 동물해방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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