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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행복해지려면[도영인의 정화수(井華水)]
도영인 | 승인 2018.10.01 09:36

[논객닷컴=도영인] 분주한 추석명절을 보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일터나 집에서 반복되는 일상생활 패턴을 벗어나 한국문화에서 최고로 여겨지는 명절휴일을 지내고 난 후 사람들은 얼마나 더 행복해졌을까? 대략 인구의 28%에 달하는 사람들이 독거가구를 이룬다고 하는데, 명절 때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혼자 지낸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아마도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명절만큼은 혼자 보내지 않고 가족과 친지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명절휴가 동안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한 관계를 재발견하고 사랑에너지를 넉넉하게 재충전하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유독 의사소통이 어렵거나 그다지 가깝게 느껴지지 않는 부모, 형제, 친척들과 마주해야 했던 사람들에게는 명절이 오히려 고역이 될 수도 있다. 오죽하면 명절휴일제도를 폐지하자고 청와대에 탄원하는 사람들까지 있겠는가? 슬프고도 씁쓸한 일이다.

ⓒ픽사베이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는데 도움이 되는 것과 방해가 되는 것은 무엇인지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리버사이드 캠퍼스에 소재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손자 류보머스키교수에 의하면 사람이 느끼는 행복감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50%가 유전자적 요소, 10%가 환경, 그리고 나머지 40%가 자신의 생각이라고 한다. 이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어떤 사람들에게는 타고날 때부터 유전적으로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이 더 풍부히 주어졌고 어떤 사람들은 유전학적으로 불행하기 쉬운 요소를 더 많이 갖고 태어난다는 이야기가 된다.

다른 한편, 유전자결정론을 도전하는 최첨단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인간은 하등생물과 거의 똑같은 수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 이 과학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을 하등동물과 구별시키는 것은 유전자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즉 인간을 지배하는 영향력은 유전자 속에 프로그램 되어있지 않고 인간의 마음에서 나온다고 볼 수도 있겠다.

심리신경면역학이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는 긍정적인 인식과 건강증진간의 인과관계 등을 연구하는 최첨단 과학이다. 널리 알려져 있는 플라시보(placebo)의 치유적인 효과와는 반대로 노시보(nocebo) 효과는 부정적인 생각이 몸의 불편한 상태를 초래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 약물복용상태와는 관계없이 사람의 생각에 따라 치유가 되거나 오히려 아프게 되는 현상들이 종종 보고되어 오고 있는데 여러 가지 실증적 연구결과들은 인간의 신체작용이 개인의 생각과 인식상태에 의해 얼마나 쉽게 반응하는가를 보여준다.

새로운 유전학적 지식과 정보를 수용하지 않고 류보머스키교수와 같은 주류과학자들의 전통적인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는 경우에도, 적어도 40%에 달하는 행복감은 자신의 노력에 달려있다는 연구결과를 주목해야 한다. 이미 결정지어져 있다고 보는 유전적 요소가 유별나게 나쁘지 않은 일반적인 경우에 개인이 스스로 생각과 행동, 생활습관들을 조절함으로써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다면, 행복감을 더 많이 경험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흔히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행복감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류보머스키교수의 연구결과는 돈의 액수와 행복이 비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억원 가진 사람이 20억원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는 등 적어도 남보다 못하지는 않아야 된다는 허황된 행복의 기준은 사람들의 의식을 병들게 하고 무한경쟁의 늪으로 빠져들게 할 뿐이다. 설사 유전적으로 완벽한 여건을 갖고 있는 사람이더라도 마음먹기에 따라 스스로 불행을 느낄 가능성이 40%나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행복의 요소로서 의식세계를 자기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바꾼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감을 증진시킬 수 있다. 자기중심적인 생각보다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심, 동물과 식물, 자연환경에 대한 애정과 돌보는 마음은 우리의 일상에서 매우 실용적인,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아침에 밝게 떠오르는 태양을 당연히 여기거나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에 비해 태양 빛의 황홀함을 즐기는 마음의 여유를 가진 사람은 남보다 행복할 수밖에 없다. 작은 일에 기뻐하고 감사하는 마음은 행복감 증진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무엇보다도 삶의 목적이 뚜렷하고 되도록 타인중심적인 행동을 하며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큰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현재생활에 충실하면서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가지고 영적 공동체나 그룹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행복감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혼자 느끼는 감정을 친구나 가족 등 친하게 지내는 사람과 나누지 못하고 사는 경우라면 솔직한 대화를 통해 인간관계를 잘 가꾸고 사는 사람에 비해 삶에 대한 불만족이 쌓이게 마련이다. 이런 경우에 자신이 갖고 있는 훌륭한 강점이나 미덕마저 일상생활에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게 될 수 있다.

자신의 신체건강을 잘 돌보는 일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전자파가 몸에 나쁘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지나치게 스마트폰에 매이거나, 게임 중독 상태에 빠져 불충분한 수면으로 만성피로상태를 지속하는 등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눈에 띤다.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고 잠을 푹 자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우리 사회에 그만큼 행복한 사람들이 적다는 얘기가 된다. 몸과 마음의 건강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일의 일과에 떠밀리다보면 몸이 필요로 하는 건강한 식사습관과 최소한의 운동은 뒷전으로 밀리기 마련이다.

개인의 게으름이나 사회구조 내지 환경적인 원인 때문에 자신을 돌보는 일에 소홀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보이기는 더욱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시간에 쪼들리고 대인관계에서 위로나 격려가 되는 심리적 지원을 얻기보다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하면서 평소에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끼리 지친 몸과 마음을 갖고 명절휴가에 만나서 서로의 행복감을 높여주기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된다. 과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피로사회에서 벗어나 충분히 휴식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남을 배려하고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조금만 더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그려본다.

정말로 행복했던 지난 추석명절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고 일 년 내내 다음 추석에 다시 만날 반가운 얼굴들을 가슴에 안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 된다면 한국사회가 그만큼 일등 선진국에 가까워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도영인

한 영성코칭연구소장
영성과 보건복지학회 고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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