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화재감지 센서 없고, 18분간 육안으로 확인 못해…총체적 안전미비 드러나

[오피니언타임스] 경기도 고양시 대한송유관공사 저유소에서 지난 7일 발생한 폭발 사고는 20대 스리랑카인이 날려 보낸 소형 열기구인 ‘풍등’ 때문이라고 경찰이 9일 밝혔다.

인근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피의자가 날린 풍등이 300m 날아가 저유소 휘발유 탱크 옆 잔디밭에 떨어지면서 화재가 일어나 저유소 폭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런 추론을 뒷받침하는 CCTV 영상도 공개했다. 외국인 노동자가 장난 삼아 날린 풍등 하나로 이런 큰 사고가 났다니 황당하다.

경찰 조사 결과 공사 측은 사고 당시 기름 탱크 옆 잔디에 불이 났는데도 폭발이 일어나기까지 18분 동안 화재 발생 사실조차 몰랐다고 한다. 또 43억원의 재산피해를 낸 이번 사고 현장의 기름 탱크 외벽에는 화재 감지 센서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들은 “풍등의 불씨 하나에 뚫릴 정도로 국가기간시설의 화재 안전 관리가 허술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서울신문: 총체적 안전미비 드러낸 고양 저유소 화재

서울신문은 “경기 고양경찰서는 저유소 탱크 인근 공사장에서 풍등을 날린 20대 외국인 건설 노동자에게 중과실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이 공개한 CCTV를 보면 이 노동자가 오전 10시 32분쯤 날린 풍등은 저유소 쪽으로 300m를 날아간 뒤 추락했고 4분 뒤 저유소 탱크 인근 잔디에서 연기가 났다. 이어 18분이 지나 폭발이 일어났다. 풍등에서 촉발된 불씨가 유증기 환기구를 통해 내부로 들어가 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고 전했다.

이어 “풍등의 불씨 하나에 뚫릴 정도로 국가기간시설의 화재 안전 관리가 허술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잔디에서 연기가 난 18분 동안 대한송유관공사가 화재를 감지하지 못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탱크 외부에 화재 감지센서가 없었고, 관제실 CCTV나 순찰을 통해서도 확인하지 못했다. 유증기가 항상 발생하는 화재 취약 시설인 만큼 어느 곳보다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함에도 유증기 회수 장치가 없고, 잔디를 깔아 놓은 것도 납득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 저유소 탱크 위 잔디가 18분간 타도록 몰랐다니

경향신문은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의문은 남는다. 이번 사고가 평소 예상하지 못한 여러 가능성이 잇따라 겹쳐야 발생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송유관공사 경인지사가 저유 탱크 내부에 불이 옮겨 붙기 전 최초 18분간의 화재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휘발유 탱크 외부에 화재 감지센서조차 없었기 때문이라는 경찰의 설명은 더욱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구나 사고 당시 관제실에는 직원 여럿이 근무 중이었는데 폭발 전까지 화재가 난 것도 몰랐다고 한다. 육안으로 확인할 기회마저 놓친 것이다. 저유소 곳곳에 설치된 46대의 CCTV는 무용지물이었다. 그 18분 동안 관제소에서 잔디가 타고 있는 것을 파악했더라면 폭발은 막을 수 있었다는 가정이 충분히 성립된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인재가 겹쳐 있는지 여부를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풍등 하나에 어이없이 뚫린 송유관공사 안전 시스템

중앙일보는 “43억원의 재산피해를 낸 이번 사고 현장의 기름 탱크 외벽에는 화재 감지 센서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적으로 이런 저유소는 모두 8곳(고양·판교·대전·천안·대구·광주광역시·전주·원주)이나 된다고 한다. 송유관공사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화재 및 안전사고 예방 대책을 철저하게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일경제: 풍등 하나에 폭발한 저유소 안전관리 어이없다

매일경제는 “송유관공사가 관리하는 저유소는 전국 8곳에 이른다. 국가안보나 국민 생활에 대단히 중요한 시설이지만 저장 용량을 기준으로 1곳만 국가중요시설로 지정돼 있다. 고양저유소 등 7곳은 국가중요시설에서 제외돼 있고 안전점검 기준도 그만큼 낮다. 이번 폭발 사고를 계기로 저유소의 시설 기준이 적절한지 일제 점검하고 국가중요시설 지정 기준도 낮춰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요 신문 10월 10일 사설>

경향신문 = 악화일로 한국 경제 전망, 펀더멘털 강화해야 / 저유소 탱크 위 잔디가 18분간 타도록 몰랐다니 / 명품 구입ㆍ벤츠 수리 등 줄줄 새는 '청년농부' 지원금

서울신문 = 정쟁ㆍ구태에서 벗어난 생산적 민생국감 기대한다 / 고령층 복지 사각지대 해소할 맞춤형 서비스 제공해야 / 총체적 안전미비 드러낸 고양 저유소 화재

세계일보 = "베네수엘라 되지 말자"는 브라질 민심, 한국은 어떤가 / 美 의회 '방위비분담금 입법화', 치밀한 대비책 있나 / 국가 중요시설에 불이 났어도 18분간 몰랐다니

조선일보 = 국보법 불편 느낄 국민 아무도 없는데 왜 이리 서두나 / 출력 낮춰 北 주민은 못 듣게 한 KBS 대북 방송 / 국가보훈처, 한 사람에 대한 보복 말고 하는 일 뭐 있나

중앙일보 = 한국 경제에 저성장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 한글의 두 모습 … 방탄소년단은 세계화, 안방에선 황폐화 / 풍등 하나에 어이없이 뚫린 송유관공사 안전 시스템

한겨레 = '풍등'보다 허술한 안전관리가 큰불 불렀다 / '김대중-오부치 선언' 20돌, 새 한일관계 구축 계기로 / 야당, 장관 불러 현안 듣는 걸 주저할 이유 없다

한국일보 = 오늘부터 700여 기관 국정감사… 갑질ㆍ민원 추태 없어야 / '乙의 눈물' 줄이려면 가맹거래법 개정안 조속 처리를 / '남북한 언어통일'만큼이나 관심 가져야 할 한글 파괴 현상

매일경제 = 격변과 대혼돈의 시대 새 해법 모색할 세계지식포럼 / 지식ㆍ혁신이 성장 촉진한다는 노벨경제학상 폴 로머의 메시지 / 풍등 하나에 폭발한 저유소 안전관리 어이없다

한국경제 = 중국發 금융위기 가능성, 제대로 대비하고 있나 / 탈(脫)원전과 온실가스 감축 충돌, 누가 책임질 건가 / 가짜뉴스 단속, '표현의 자유' 억압하는 방편 돼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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